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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야 멀리 간다 | 세아상역] 최빈국 아이티의 미래 일꾼 기른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2014년 ‘세아학교’ 열어… 우수 졸업생은 현지법인에서 채용 계획

▎세아상역은 아이티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키워내는 세아학교를 운영 중이다. / 사진:세아상역 제공
글로벌 의류 수출기업 세아상역㈜은 대지진으로 폐허가 됐던 북중미 최빈국 아이티의 재건사업을 미국 국무부, 아이티 정부, 미주 개발은행(IDB)과 함께 2011년부터 준비했다.

미국 정부는 아이티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현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봉제공장의 진출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의류 수출기업 세아상역에게 동행을 청했고, 세아 역시 이에 응하면서 현지 사회공헌 활동이 시작됐다. 세아상역은 곧바로 아이티 북부 카라콜 지방에 전력·항만·도로·주택 등 인프라를 포함한 생산법인을 꾸리는 동시에 아이티 아이들에게 무상교육을 지원하는 ‘세아학교(S&H School)’를 설립했다.

세아학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국가의 미래는 교육’이라는 철학 하에 2014년 개교했다. 아이티의 교육 수준은 한국 광복 직후와 비슷했다. 대학진학률은1%였고, 설령 대학을 졸업해도 곧 선진국으로 건너가는 ‘두뇌유출 현상(Brain Drain)’에 시달렸다. 초등학교 진학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탈무드의 격언처럼 세아는 아이티의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는 교육이라고 결론 내렸다.

유치원, 초등 과정부터 시작한 세아학교는 뉴욕 브롱스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장 멀빌을 초대 교장으로 초빙해 수준급의 정식 교사를 채용하는 데 역량을 모았다. 세아학교에 들어온 학생 200여 명 대부분은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실력 있는 교사들이 합류해 영어·프랑스어 등 외국어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커리큘럼을 갖추면서 아이들의 역량도 성장하기 시작했다. 세아학교는 성장기 아동을 위해서 영양을 갖춘 급식도 무상으로 운영하는 파격적인 정책도 시행했다. 세아학교는 아이티 현지 학교 교사들의 연수 코스로 선정되는 등 이제는 아이티를 대표하는 교육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유치원과 초등 과정을 합쳐 총 5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상급 학교가 인근에 없어 진학을 못할 위기에 처하자 세아는 또 한 번 결단을 내렸다. 세아학교는 그해 7월 중학 과정을 가르칠 신규 건물을 준공했고, 2017년 3월 개교했다. 3년 간의 중학 과정 후를 대비한 고등 과정 전용 건물도 신축했다. 2020년 세아학교는 학생 700명 이상이 공부하는 아이티 최대·최고 수준의 종합학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생활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아이티 상황을 감안해, 학교를 지역 커뮤니티 센터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개교 5년을 맞은 세아학교는 본격적인 문화교육에도 한창이다. 지난해 1학기부터 시작된 태권도 정규과목은 무도와 예의범절을 알리며 지역 커뮤니티에서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 최초로 오케스트라를 정규과목으로 편입하고 전문강사 5명을 초빙해 전교생이 1인 1악기를 갖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세아는 2017년 12월 전 세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문화관광체육부 산하재단 ‘세종학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지난해 세아학교 내에 ‘세종학당 카라콜 캠퍼스’를 개원하고 한글 교육을 시작했다. 세아상역은 한글 교육을 이수한 세아학교 출신 학생들 중 우수한 인재를 현지 생산법인 ‘S&H Global’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1470호 (2019.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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