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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수단도 ‘LNG 연료’가 대세] 배터리 장착 어려운 ‘선박· 화물차’에 도입 바람 

 

생태계 조성 한발 늦은 韓
벙커링·충전소 인프라 투자 절실


▎2013년 아시아 최초로 인천항에 도입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에코누리호’의 모습. / 사진:인천항만공사
액화천연가스(LNG)는 발전 뿐 아니라 운송수단에 적용되는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는다. 운송수단에 대한 글로벌 환경규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LNG는 기존의 화석연료보다 친환경적인 연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운송수단은 배터리나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전기화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지만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LNG가 훌륭한 ‘장기적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물론 LNG 연료 추진이 ‘만능’은 아니다. 승용차 부문에선 배터리 전기차가 이미 상용화 되고 있어 LNG의 필요성이 적으며, 경량화가 중요한 항공기는 LNG 탱크를 싣는 게 쉽지 않다. 실제로 산업계의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분야는 ‘선박’과 ‘상용차’다. 이 분야에선 LNG가 중장기적으로 주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연료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해당 인프라 확충을 필요로 한다. LNG 추진 동력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LNG벙커링과 충전소 인프라 확충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박 환경규제 대안은 ‘LNG 추진선’ 뿐


▎볼보트럭코리아가 지난 2018년 11월 8일 인천 송도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볼보 FH LNG를 선보였다. / 사진:볼보트럭 코리아
운송수단 중 LNG 연료가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선박’이다. 벙커C유 등 기존의 화석연료가 아니라 LNG 연료를 이용해 엔진을 돌리는 LNG 추진선은 조선 및 해운업계의 미래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IMO 2020)는 LNG 추진선을 더욱 주목하게 했다. IMO 2020은 선박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SOx)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모든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규제한다.

이런 상황에서 떠오른 것이 ‘LNG 추진선’이다. 대부분의 선사들은 당장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선박에 스크러버 등 탈황설비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규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는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황유의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탈황장치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 20여개 국에서는 폐수를 바다에 분출하는 ‘개방형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결국 LNG 추진선이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란 게 조선·해운 업계의 시각이다. IMO는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30% 저감하는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IMO는 CO2 규제를 지속 강화해 2050년에는 현행 대비 70% 저감하도록 하는 로드맵을 세웠다. 노르웨이·독일 선급기관인 DNV GL은 “연료로서의 LNG는 입증된 동시에 이용 가능한 상업적 해결책”이라며 “선박에 LNG를 적용하는 것은 SOx, CO2, NOx(질소산화물), PM(미세먼지) 등 주요 배출물에 대한 기존 및 향후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산업계에선 LNG 추진선이 머지않아 글로벌 시장에서 신조되는 선박의 메인스트림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에는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를 LNG 연료추진선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노르웨이·덴마크 등에선 연안 소형 선박을 중심으로 근해여객선 등에 LNG 추진선이 상용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가진 한국 조선업계에선 LNG 추진선에 거는 기대가 크다. LNG수송선(LNG선) 건조에 높은 역량을 가진 한국 조선업계가 LNG 추진선 발주를 독식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 LNG 추진선 건조 실적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사의 건조능력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LNG 추진선 관련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으면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해운사들이 보유한 LNG 추진선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주한 LNG 추진선은 인천항만공사가 운영 중인 에코누리호, 일신해운이 발주해 현대미포조선이 건조중인 선박 등 2척에 불과하다.

선박에 LNG 연료를 충전하는 벙커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진선을 운용하고 싶어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다. 현대상선이 조선 3사로 부터 최근 인도 받기 시작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차후 LNG 추진선으로 변경할 수 있는 ‘LNG 레디’ 방식으로 발주한 것도 벙커링 인프라의 미비 때문이다.

결국 LNG 벙커링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LNG 추진선 시대를 선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LNG 벙커링 산업 자체만으로도 시장성은 충분하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2020년 1000만 톤이었던 세계 LNG 벙커링 수요가 오는 2030년에는 2100만~2760만 톤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불황 타개책이 없는 국내 중 소형 조선사의 경우 벙커링 선박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황선일 KMI 해운해사연구본부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세계 1위 조선업 강국이며 세계 2위 LNG 도입국가, 물동량 기준 세계 6위 항만을 가지고 있어 세계 LNG벙커링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친환경 자동차 지원처럼 초기비용 부담을 줄이는 정책과 함께 안정적이고 저렴한 연료조달 환경 조성, 연관산업 연구개발(R&D) 지원 및 인력양성 등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실패한 LNG 화물차, 다시 추진될까

중량이 커 배터리 전기 동력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용차 부문도 LNG 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세계적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규제가 심화되고 있어 사업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등지에선 이미 LNG를 이용한 대형 상용차가 상용화의 길을 걷고 있다. 유럽천연가스차량협회(NGVA EUROPE)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신규 등록된 LNG 화물차는 4510대다. 전년 대비 약 3배 늘어난 수치로, 상용차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은 당장 디젤을 대체하는 수준이다. 볼보 트럭코리아는 “2018년 내놓은 FH LNG 트럭은 동급의 디젤차량과 동등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이상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LNG 상용차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앞서 2008년 상용차를 LNG 연료로 전환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3년 만에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LNG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게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환경부는 2018년에야 LNG 화물차 보급 타당성 평가를 실시해 환경성, 경제성 등에서 높은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보급 방안을 수립하지는 않고 있다. 국내법 상 경유 엔진을 LNG 엔진으로 교체하는 튜닝도 지난 5월에야 허용됐다.

한진석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궁극적으론 전기나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차의 보급 활성화를 목표로 해야 하지만 보조금 없이 이런 차를 구매 가능한 시점까지는 LNG 화물차 등의 보급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충전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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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호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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