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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가 ‘날개 마크’를 못 떼는 이유] 700억 적자인데 상표 사용료 75억원… 금호타이어처럼 요율 낮출 순 없나 

 

대한항공 인수 후 브랜드 전략 정리돼야 논의 본격화 할 듯

▎간판에 금호아시아나그룹 CI를 쓰고 있는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상징인 ‘날개 마크’를 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날개 모양의 CI(Corporate Identity)를 사용하는 대가로 금호산업에 연 매출의 0.02%를 지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경영상황 속에서 매각을 추진하면서도 상표권 지급 계약을 1년간 연장해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올해도 이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으로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임시적인 CI’를 적용하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의 상표 사용계약이 올해 또 연장될 경우 비판 여론이 거셀 전망이다. 정부 지원과 직원들의 희생으로 버티고 있는 회사가 경영 악화 책임이 큰 대주주에 거액의 돈을 쥐어주는 모양새가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선 상표 사용 계약을 해지하진 못하더라도 지급하는 비용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상표사용료 낮출수 있을까


3월 18일 공시된 금호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금호산업에 지급한 수수료는 75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124억원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지급 부담은 더 큰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한 건 지난 2007년부터다. 날개 형상의 금호아시아나 브랜드 사용료로 금호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에 매년 일정액을 지불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에 지불하는 상표권 요율은 매출의 0.1%였는데, 금호산업은 2012년 6월 상표 사용요율을 0.2%로 인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을 추진하던 지난해 4월에도 이 상표 사용 계약을 갱신하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시행했는데, 이런 상황속에서 경영 악화의 책임이 큰 금호산업 측에 거액의 상표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표권 지출을 꼬집기도 했다.

이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그 해 6월 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완료를 전제로 상표권 계약 종료일을 2020년 12월 31일로 변경하고, 계약해지 조건을 구체화 하는 등 상표권 변경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해 9월 현산으로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국 불발됐고, 상표권 계약은 기존의 계약대로 올해 4월 말까지 유지됐다.

문제는 이 계약이 올해 4월 말 이후 또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 계약 연장 여부는 원칙적으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상표권 사용 계약 연장과 관련한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는 오는 3월 23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이후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뀔 예정인 만큼 섣불리 상표권 사용 계약 해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상표권 계약 연장에 대해서는 현재 지속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브랜드 CI를 변경하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닌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의적으로 상표권 계약을 끊는 선택을 하긴 어렵다. 회사의 CI를 변경하려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 뿐 아니라 항공기 도장을 교체하고 각 시설에 걸리는 간판 교체 등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자의적으로 상표 사용계약을 끊고, 새로운 CI를 내걸더라도, 향후 인수하는 대한항공이 새로운 CI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면 변경에 따르는 비용이 두 번 드는 셈이 된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인수를 마무리 지을 때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날개 CI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기대할 수 있는 건 상표 사용료 요율을 낮추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내부적으로 금호산업에 상표권 요율 인하를 요구하자고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회사별로 다른 요율의 상표 사용료를 받고 있어 사용요율 인하를 요구해 볼 여지는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며 상표권 사용 변경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때 상표권 요율을 조정한 바 있다. 20년 가량의 장기 사용계약을 체결하며 연도별로 차등한 상표권 요율을 적용한 것. 최초 5개년도에는 매출액 대비 0.05%의 요율을, 6~10년차에는 0.1%의 요율을 적용한 뒤 10년 이후에는 이전과 같은 0.2%의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문제는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계약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금호타이어 매각 방식에 따른 수차례의 변경이 있었고, 상표권 역시 딜 성사와 연동해 협상이 이뤄졌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이나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면 요율 변경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은 “PMI 계획 검토가 우선”

결국 핵심은 산업은행이다. 아직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상표권료 관련 협상에 나서기는 어렵다.

공을 쥔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 문제에 대해 아직 뚜렷한 계획을 세우진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지급하는 상표권료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인수된 후 브랜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정리가 돼야 하는 문제”라며 “최근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인수 후 통합(PMI·Post Merge Intergration) 계획을 받은 만큼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3월 17일 산업은행에 PMI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 계획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 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산업은행은 약 한 달 간 이 계획을 검토할 방침이다. 검토 이후 확정되는 PMI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과 상표권료에 대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PMI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PMI 계획은 이제 막 검토를 시작한 단계”라며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얽혀 있는 만큼 현재로서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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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7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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