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파도에 몸을 싣고 음악에 취한 일주일 

The Wind in the Billows 

Ian Keown 기자
카리브해에서 출발하는 7일간의 요트 여행. 전장 117m의 유람선 시 클라우드 2는 훌륭한 음식과 멋진 문화강좌, 음악을 선사한다. 젊고 아름다운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이 시 클라우드 2 연주회의 단골 스타다. 50여 명의 음악 애호가들과 며칠 동안 저녁을 함께 보낸 적이 있다. 코발트색 유리 같은 하늘 아래 대리석 기둥, 모카색 가죽의자, 손으로 조각한 마호가니 천장이 있는 화려한 라운지에서 실내악을 들었다. 타르티니(Tartini ·이탈리아 작곡가) ·바르토크(Barto´ ·헝가리 작곡가) ·마스네(Massenet ·프랑스 작곡가) ·비발디(Vivaldi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린 연주자)에게 딱 어울릴 법한 분위기였다. 또 베니스 궁전의 대기실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우아한 무대였다. 부드럽게 넘실거리는 파도만이 우리가 카리브해 어딘가의 요트 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다.



요트 시 클라우드 2(Sea Cloud II)는 어찌 보면 시대착오적인 유람선이다. 용골 위는 호화유람선으로 제작됐지만 뒷돛대만 세로 돛이고, 나머지는 가로 돛인 세대박이(돛을 세 개 세운) 범선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1931년 금융업자 E 허튼(E. Hutton)이 아내를 위한 선물로 제작한 시 클라우드에서 영감을 얻어 지어졌다. 2001년 스페인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붙여진 거창하고 화려한 이름은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Marjorie Merriweather Post)였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405호 (2024.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