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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THE WORLD’S BILLIONAIRES - 한국의 억만장자 

1조원 넘는 巨富 27명 이건희·정몽구·이재용 순 


▎(왼쪽부터)이건희, 이해진, 이중근, 신동빈.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오른 한국인은 27명이다. 지난해보다 3명 늘었다. 이들의 재산을 모두 합하면 604억 달러(약 64조6580억원)로 역시 지난해보다 40.5억 달러 더 늘었다. 이 가운데 111억 달러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이다. 2013년 한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1조1975억 달러의 0.92%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변 없이 올해도 이 회장이 한국에서 가장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는 102위로 지난해보다 33계단 하락했다. 이 회장이 498만5464주(3.38%)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지난해 1월 4일 최고가 158만4000원을 기록한 주가는 억만장자 조사 시점인 1월 24일(이하 기준일 동일) 130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4151만9180주(20.76%)를 보유한 삼성생명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10만원 선을 맴돌고 있다.

한국의 억만장자 2위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다. 세계 순위는 202위, 재산은 68억 달러다. 지난해보다 5억 달러 늘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5.17%)·현대모비스(6.96%)·현대제철(11.84%)·현대하이스코(10%)·현대글로비스(11.51%)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1139만5859주와 현대모비스 677만8966주의 가치는 각각 2조6000억원, 2조원 정도로 정 회장의 재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 거부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36억 달러에서 2013년 41억 달러, 2014년 45억 달러로 재산이 늘었다. 이 부회장은 상장사인 삼성전자 주식 84만403주(0.57%) 외에도 비상장사인 삼성에버랜드(25.1%)·삼성SDS(11.25%)·삼성종합화학(1.13%)·삼성자산운용(7.7%)·가치네트(36.6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재산이 2012년 28억 달러에서 2013년 31억 달러, 2014년 34억 달러로 늘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각각 706만1331주(1.74%), 1195만4460주(31.88%) 갖고 있다.

삼성·현대 가(家)의 부자(父子) 다음으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순위에 올랐다. 재산은 28억 달러, 세계 순위는 609위다. 서 회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22억 달러에서 6억 달러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헤라 등의 판매량이 증가해 지난 5개월 동안 주가가 35%가량올랐다.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각각 재산 25억 달러, 19.5억 달러로 687위, 925위에 올랐다. 신 회장의 형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바로 뒤를 이어 1036위에 올랐다. 재산은 17.5억 달러다. 형제의 재산 차이는 2억 달러.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앞으로 경영권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서경배 회장 재산 가장 많이 늘어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끈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주식 771만7769주(10.15%)를 소유해 꾸준히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왔다. 올해는 재산 17억 달러로 1046위에 올랐다. 하지만 서울시장에 당선돼 현대중공업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주식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법 절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임대사업으로 부를 일군 이중근 부영 회장 역시 17억 달러로 1046위에 올라 자수성가 형 부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스스로 창업한 다른 기업인으로는 김정주 NXC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차례로 1355·1442·1465위에 올라 인터넷과 게임 분야의 강세를 이끌었다. 김정주 NXC 회장은 재산이 2012년 33억 달러에서 지난해 17억 달러로 큰 폭 줄었고 올해 역시 12.9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의 최대주주로 153만945주(4.64%)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3월 40만원대에서 1년 만에 88만원으로 치솟았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6조6997억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에 이어 4위다. 이 의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 수를 출시 3년 만에 3억 명까지 늘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각각 금융, 교육, 바이오 분야에서 탁월한 경영 감각을 보이며 자수성가 형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27명 한국인 억만장자 가운데 여성은 5명이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1046위로 순위가 가장 높다. 모녀 지간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이부진(호텔신라 사장)·서현(삼성에버랜드 사장) 자매가 각자 1210·1284·1442위에 올라 이건희 일가는 지난해에 이어 모두 억만장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8월 호텔신라의 재개관으로 재계의 이목을 다시 한번 집중시켰다. 이서현 사장은 올 초 부사장에서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의 비상장 계열사 삼성에버랜드(8.37%)·삼성SDS(3.90%)·삼성석유화학(33.19%)·삼성자산운용(5.13%)의 주식을, 이서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8.37%)·삼성SDS(3.90%)·삼성자산운용(2.5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새롭게 억만장자 순위에 진입한 부자는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다. 이화경 부회장의 재산은 남편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주식 평가액을 더했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로 엔터테인먼트와 외식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담 회장과 함께 등기이사직을 사임하고 해외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양래 회장은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자의 차남으로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타이어 회사로 키웠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주식을 1300만7897주(10.5%),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식을 2194만2693주(23.59%)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경영에 참여해 후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장평순 회장은 학습지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직접 학습지 업체를 세웠다. 교원은 학습지 ‘빨간펜’으로 성공을 거두며 생활가전까지 사업 분야를 넓혔다. 2012년 그룹 매출은 1조2500여억원이다.

201404호 (201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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