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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선사업가-훙치 중국민생은행 회장 

세상을 바꾸는 착한 돈 

중국 기부문화에도 빌 게이츠의 자선 사업모델이 적용된 걸까? 훙치 중국민생은행 회장은 공익기금회 운영에 창조적 개념을 더했다. 그는 마윈과 왕젠린을 제치고 2015 포브스차이나가 선정한 최고의 자선사업가다.

2015년 9월 18일 중국 심천자전(慈展)전시센터무대에서 ‘민생의 힘, ME공익창조지원계획(일명 ME 창조계획)’ 발표회가 열렸다. ME창조계획은 중국 민생은행(民生银行, 이하 민생은행)이 제안해 중국 빈곤구제기금회연합이 주관해 ‘창조는 민생으로부터, 창조는 민생과 공생한다’는 이념을 가진 프로젝트다. 사회발전·교육지원·환경보호·문화·위생건강 등 5개의 분야에 총 1000만 위안(약 17억원) 규모의 ME공익창조지원기금을 조성한다. 창조성이 있고 공익 프로젝트와 기관 20곳을 뽑아 각각 50만 위안(약 9000만원)을 지원하고, 그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중국기금회중심망(CFC)의 창립자이자 부회장인 타오 제(陶泽)는 중국 자선사업 발전의 이상적인 모델로 공익기금회를 꼽는다. 투명과 책임이라는 원칙을 지킬 수 있고, 간단한 기부 등의 간접적인 참여에서부터 주도적인 행동을 이끄는 직접적인 참여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 포브스차이나가 선정한 훙치(洪崎, 58) 민생은행 회장이 바로 이런 공익기금회를 이끄는 대표적 사례다. 중국 최초 민간 자본으로 탄생한 민생은행은 ‘창조적 개념과 제도를 통해 독자적인 사회적 책임 방법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민생은행은 금융우위와 전문성을 토대로 공익을 창조하겠습니다. 저는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투자에 중요한 참여자인 동시에 추진자가 되고 싶습니다.” 민생은행 광고영상에서 훙치 회장은 기부사업에 대한 그의 큰 꿈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3년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상장사 중 연봉 1위로 꼽힌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훙치 회장에 따르면, ME창조계획은 민생은행이 가지고 있던 3단계의 공익사업에서 한발 앞으로 나아간 셈이다. 3단계 중 첫 번째 단계는 빈곤층과 소외계층에 대한 원조였다. 두 번째 단계는 은행이 보유한 거액의 자산을 기부하는 것이다. 희망 프로젝트 초등학교를 설립해 빈곤지역의 교사들과 학생들을 지원했다. 세 번째 단계는 공익적인 성격을 가지는 사업 아이템의 혁신을 실천하는 것이다. 훙치 회장은 그 중 특별히 지속적인 자금의 투입을 통해 예술문화발전 사업을 지원해왔다.

중국에서 금융업계와 예술기관의 협력은 아직 초기단계에 놓여있다. 각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민생은행은 왜 문화예술영역을 공익사업의 돌파구로 선택했을까? 훙치 회장은 이에 대해 민생은행의 공익적 시각이 끊임없이 확대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호소에 대한 호응 수준을 벗어나 자발적 개입과 적극적 참여를 통해 빈곤층과 소외계층이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희망 프로젝트 초등학교를 후원함으로써 아이들의 교육환경과 조건을 개선해줄 수 있고, 예술관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대중에게 미적 교육과 미적 감상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대중의 문화소양을 높인다는 것이다. 국민의 문화소양 지수의 향상은 곧 사회 진보의 중요한 상징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07년 12월, 민생은행은 염황예술관과 장기적인 기부(기부후원기간 10년)와 전면적 위탁관리 규약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서 염황예술관은 중국 내 최초 금융기관이 지원하는 공익 미술관이 됐다. 이듬해 민생은행은 중국 내 은행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고정 비율의 공익 기금을 수립하기로 약속했다. 이 ‘중국민생은행공익기부기금’의 운용을 위해 2009년~2013년에는 기금 운용의 제 1단계로 매년 세전이익(pre-tax income)의 0.8%~1.2% 비율로 기부금을 계상(예산편성)했고, 이를 위해 당해년도마다 억대 위안의 충분한 기금을 확보했다.

은행업계 최초로 예술기관과 협력

은행에서 무슨 까닭으로 예술관에 기부금을 지원했을까? 민생은행은 일종의 공익모델로 예술적 요소를 민생은행 브랜드 전략의 중요한 구성 부분으로 삼는다. 훙치 회장은 이를 기업의 발전이 어느 일정 단계에 도달했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결과라고 말한다.

염황예술관은 중국 최초인 동시에 공익적 성격이 가장 큰 예술관이다. 중국 문화예술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렇지만 십여 년의 운영을 거쳐오면서 민간지원에 대한 의존만으로는 양호한 운영을 보장할 수 없었다. 홍치 회장은 돈을 기부하는데 앞서, 국민이 창설하고 국가가 보조하는 예술관이 운영난에 빠졌다는 것에 대해 매우 큰 상심과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상황자체가 전반적인 문화예술사업에 대한 큰 손실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민생은행은 염황예술관을 그대로 인수해 관리 수준을 높이는 일에 힘썼다. 더 다양하고 더 좋은 학술 전시회와 연구활동을 진행했고, 국내외와 예술계 안팎에 염황예술관의 학술영역과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시키키로 했다.

그렇다면, 훙치 회장은 왜 공익기부회를 설립했을까? 훙치 회장에 따르면 “민생은행의 사회적 책임은 자선이 아닌 자선이며, 공익이 아닌 공익”이다. 임시로 자금을 출자해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데 더욱 제도화되고 시스템화된 관리가 가능해진다. 훙치 회장은 사회적 책임이 은행의 발전 계획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 책임이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민생은행이 수립한 고정비율의 공익기금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인 셈이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부자들을 향해 재산의 50% 이상을 기부하자며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기부서약)’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39명(부부 공동 명의는 1명으로 산정)이 이 운동에 참여했다. 2010년 출범 당시, 게이츠와 버핏은 기부서약 운동 확산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부자 40여 명을 위한 만찬을 개최했다. 이 중 3분의 1이 참석을 거절하면서 시장경제가 발전할수록 기부문화가 성숙해야 한다는 중국 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 12월 중국사회과학원 기업사회책임연구센터가 발행한 『2015 기업 공익 연구보고서』를 보면 중국 기업가들의 기부액은 그들의 자산 총액인 4조430억 위안(약 731조원)의 단 1%도 되지 않았다. 조사대상인 100개 기업 중 26개 기업만이 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부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뒤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중국 자선사업의 이상적인 모델, 공익기금회


2015년 포브스차이나가 집계한 자선순위(中国慈善榜)에 따르면, 올해 순위에 오른 기업가 100명의 현금기부 총액은 49억2000만 위안(약 8853억)으로 최근 4년간의 집계 중 가장 높았다. 이중 14명은 기부액이 1억 위안(약 179억원)을 넘었다. 그럼에도 자선 순위 100위권에 오를수 있는 문턱은 지난해 500만 위안(8억원)보다 낮은 334만 위안(6억원)에 머물렀다. 중훙우 기업사회책임연구센터 주임은 이에 대해 “‘능력이 많을수록 큰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현금을 기부하는 방식 말고도 공익기금회를 설립하거나 직접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등 방식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성한 ME공익창조지원기금도 갑작스러워 보일지 모르나, 훙치 회장에 있어서 이는 수도거성(水到渠成) 즉, 조건이 갖추어져 자연스레 성사된 일이라고 여긴다. 왕전야오(王振耀) 베이징사범대 공익연구원장은 중국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금 막대한 부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계속 성장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막대한 규모의 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현대 자선사업은 자선가의 존엄에 대한 존중이 더욱 요구된다. 자선가의 존엄을 존중하지 않고 그의 기부 행위를 의심한다면 누가 기부를 하겠는가?”

- 임채연 포브스코리아 기자

[박스기사] 아들, 조카딸 결혼식에 축의금 기부


쉬롄제 헝안그룹 CEO는 기업 내 자선사업을 넘어 개인차원에서도 기부한다. 쉬롄제는 진장시(晋江市)에서 열린 둘째 아들의 결혼식에서 진장시자선총회(晋江慈善总会)에 기부금 6666만 위안(약 122억원)을 전달한 바 있다. 조카딸의 결혼식에서도 진장시자선총회 측에 1000만위안(약 18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앞으로도 결혼식 등 집안의 경사가 있을 때마다 기부를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박스기사] 주식도 기부가 되나요?


중국의 기부천사 마윈 회장이 13위인 까닭은 그의 기부 방식 때문이다. 포브스차이나는 개인의 기부 방식을 ‘현금’으로 한정해 추계한다. 베이징사범대 중국공익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중국 개인 기부명단>에 따르면 마윈 회장은 169억 위안 가치의 알리바바 주식을 기증했다. 마윈 회장의 재산 10.1%에 달하는 액수다. 덕분에 알리바바는 ‘기개가 가장 강한 기업(最慷慨的企业家)’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201601호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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