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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주 눔(NOOM) 대표 

보험·IT 결합한 인슈어테크 강자 노린다 

글 최은경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모바일 건강관리 기업 눔은 ‘눔 다이어트 코치’ 앱으로 글로벌 회원 4300만 명에게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험사와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빠르게 확대해가고 있다.

여러 스타트업 CEO를 만나면서 창업에 대한 ‘환상’이 커질 대로 커졌을 때 정세주(36) 눔(NOOM) 대표와 대면했다. 4월 8일 서울 여의도 눔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반갑습니다아-”라며 굵직한 목소리를 뽐냈다. 마치 쇼 진행자 같은 약간은 과장된 말투와 자신감 넘치는 몸짓이 “나 성공”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는 실제 성공한 CEO다. 2008년 미국 뉴욕에서 구글 수석 엔지니어 출신의 아텀 페타코브와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기업 눔을 공동창업했다. 처음 출시한 헬스트레이닝 앱 ‘카디오트레이너’는 2009년 구글 선정 최고의 안드로이드 앱으로 뽑힌 데 이어 ‘눔’은 2010년 뉴욕타임스에서 최고의 건강관리 앱 개발사로 선정됐다. 2012년에 선보인 앱 ‘눔 다이어트 코치(이하 눔 코치)’는 3년 넘게 구글 플레이(구글 앱 마켓) 건강 분야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회원 수가 4300만 명에 이른다. 올 2월에는 영국 가디언에서 ‘최고의 식단관리 앱 베스트 4’로 선정됐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당뇨병, 성인여러 스타트업 CEO를 만나면서 창업에 대한 ‘환상’이 커질 대로 커졌을 때 정세주(36) 눔(NOOM) 대표와 대면했다. 4월 8일 서울 여의도 눔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반갑습니다아-”라며 굵직한 목소리를 뽐냈다. 마치 쇼 진행자 같은 약간은 과장된 말투와 자신감 넘치는 몸짓이“나 성공”이라고 말하는 듯했다.그는 실제 성공한 CEO다. 2008년 미국 뉴욕에서 구글 수석 엔지니어 출신의 아텀 페타코브와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기업 눔을 공동창업했다. 처음 출시한 헬스트레이닝 앱 ‘카디오트레이너’는 2009년 구글 선정 최고의 안드로이드 앱으로 뽑힌 데 이어 ‘눔’은 2010년 뉴욕타임스에서 최고의 건강관리 앱 개발사로 선정됐다. 2012년에 선보인 앱 ‘눔 다이어트 코치(이하 눔 코치)’는 3년 넘게 구글 플레이(구글 앱 마켓) 건강 분야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회원 수가 4300만 명에 이른다. 올 2월에는 영국 가디언에서 ‘최고의 식단관리 앱 베스트 4’로 선정됐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당뇨병, 성인병 같은 만성질환 분야에 진출해 병원, 보험사, 대기업에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도 제공한다.

세계 1위 모바일 헬스케어 앱 개발사


▎눔의 모바일 앱 ‘눔 다이어트 코치’.
눔 코치는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와 운동시간, 소모 칼로리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유료회원에게는 다이어트 콘텐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그룹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정 대표는 “다이어트 전문가, 트레이너, 영양사, 심리학자 같은 전문가들이 일대일로 맞춤형 다이어트를 코치해 효과가 높다”고 경쟁력을 설명했다. 이 모든 서비스가 스마트폰에서 이뤄진다. 30~50대 회원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15주 동안 눔 코치를 통해 미국에서는 평균 3.5kg, 한국에서는 평균 4.5kg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카디오트레이너, 눔 코치를 선보이며 모바일 건강 솔루션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출 수 있었다”고 했다. 건강과 직결되는 인간의 행동 변화를 좀 더 근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 박사도 채용했다. 기계가 분석할 수 없는 감성적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다. 120여 명 직원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절반 이상으로 매년 예산의 70%(인건비 포함)를 연구개발비로 정한다.

눔은 앱으로 쌓은 기술력을 이용해 보험사와 병원을 상대로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가 눔의 건강 예방 프로그램을 자사 회원들에게 제공해 미리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주로 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적합하다. 정 대표는 이를 ‘인슈어테크(insurance+technology)’ 산업이라고 불렀다. 미국의 대형 보험사인 에트나, 알리안츠생명 등과 제휴하며 업계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미 이 부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지난 4월 14일 스타트업 보육기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국내 첫 ‘인슈어테크 포럼’을 열어 국내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 알리안츠생명, AIA에 건강 코칭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 더 많은 한국 보험사와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00번 문전박대 끝에 300억 투자 유치 성공

예방의학 역시 정 대표가 주목하는 분야다. 눔의 건강관리 솔루션 앱 ‘눔 헬스’는 2014년 모바일 앱으로는 최초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A)의 당뇨예방프로그램으로 승인 받았다. 정 대표는 “얼마 전 미국에서 당뇨 치료뿐 아니라 예방을 위한 의료행위에도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개정법안이 발표돼 고무적”이라며 “예방의학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눔의 기술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업한 지 9년째, 조직이 커진 만큼 과제도 늘었다. “직원이 100명을 넘으니 비전을 공유하기가 어려워요.” 또 원하는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도전정신을 일으키는 초기 단계를 이미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문화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근무시간의 30%를 인사관리 업무에 쓴다.

정 대표에게 눔은 세 번째 사업이다. 첫 사업은 20대 초반에 시작한 해외 희귀음반을 유통하는 일이었다. 꽤 많은 돈을 벌었다. 홍익대 전자전기공학과에 다니고 있었지만 대학 수업은 뒷전이었다. 대기업 명함에도 관심이 없었다. 모든 것을 서열화하는 사회 분위기 자체가 견딜 수 없이 싫었다. 그러던 중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터닝포인트를 겪게 된다. “할아버지와 암 전문의였던 아버지께서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6개월 차이로요. 그때 아버지께서 제가 가진 재능이 뭔지 못 보고 가는 게 너무 아쉽다는 말씀을 남기셨지요.” 맨 몸으로 다시 부딪쳐보고 싶었던 그는 500만원을 싸들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처음에는 위축되기 일쑤였다. 투자자들이 모이는 파티에 어렵게 참석해도 ‘Nice to meet to’ 한 마디를 내뱉고 머리 속이 하얘졌다. 서툰 영어로 외운 사업 내용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 얘기를 듣는 상대방의 표정이 이미 ‘게임 셋(game set)인걸요. 내가 동양인이라 그런가, 발음이 이상한가, 못생겨서 그런가? 별 생각이 다 들어요. 집에 돌아갈 때 그 비참한 기분이란….” 뮤지컬을 기획하는 두 번째 사업에서는 투자자에게 사기를 당했다. 한동안 방에만 틀어박혀 살다 돈이 떨어져 도망치듯 할렘가로 집을 옮겼다. “실패를 겪으면서 생각이 정제되고 나름의 철학이 생긴 것 같아요.”

2년 반 동안 1000번 넘게 문전박대 당한 끝에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퀄퀌벤처스, PRE벤처스 같은 글로벌 벤처투자사로부터 유치한 투자금만 300억원을 넘는다. “글쎄, 맨날 무시당하니까 얼굴이 콘크리트처럼 두꺼워지더라고요.”

정 대표는 “창업하려는 사람은, 자기가 왜 창업하려는 것인지 거울을 보고 계속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의 80%가 2년 뒤에 망한다고 하잖아요. 왜 하는지? 돈을 벌고 싶어서라면 얼마를 얼마 동안 벌 건지? 왜 벌 건지? 어떻게 벌 건지? 끝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그가 창업한 목적은 ‘믿을만한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첫 번째 사업에서 돈을 벌었지만 그걸로 만족이 안됐어요. 사명감이랄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쏟고 싶어 건강 분야로 눈을 돌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현재의 삶에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첫 인사 때 그에게서 풍기던 “나 성공”이라는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다. “나 성공했다”는 잘난 척이 아니라 “나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글 최은경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605호 (201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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