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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하 사제파트너스 대표] 미국에 진출하고 싶은 한국 스타트업을 찾습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한 해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딜스플러스의 창업가 이기하 대표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다. 10여 년 동안 미국에서 했던 경험을 이제는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가들과 나누고 싶어한다. 사제파트너스라는 VC를 통해 30여 개의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이유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캠벨 시에 있는 사제파트너스 본사에서 만난 이기하 대표가 딜스플러스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최영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인 팔로알토에서 차로 30~40분 정도를 달리면 캠벨 시가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난 그 곳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VC로 유명한 ‘사제파트너스(Sazze Part-ners)’ 이기하(45) 대표를 만났다.

처음에는 교수가 되기 위해 선택했던 미국 유학이었다. 학업에 매진해 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강단에 서는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아 이제는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국인 창업가로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2015년 2월에는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벤처캐피탈(VC)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경험을 했고, 이제는 한국의 후배들에게 전해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999년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 UC버클리로 유학을 했다. 기계공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함께 밟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시 그 대학에서는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가 각광을 받았고, 인터넷과 컴퓨터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2004년 기계공학과 박사 학위, 컴퓨터공학과 석사 학위를 함께 받았다.

졸업 후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은 강단에 남아서 후학을 가르치거나 좋은 직장에 취직을 했다. 그게 일반적인 진로였다. 그는 창업을 선택했다. 당시 ICT 업계에는 ‘개방·참여·공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직접 콘텐트를 생산하고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웹 2.0 시대였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들이 출연하면서 콘텐트 플랫폼의 힘이 막 알려지기 시작했던 때였다. 당시 분위기에 대해 그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자기네 콘텐트도 아니고, 사용자들이 올린 콘텐트를 가지고 마케팅을 하는 것을 보니까 마치 봉이 김선달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제품 하나 만들지 않으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는 대신 미국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쉽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같은 인터넷 언론도 해봤지만, 망했다.(웃음) 사업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지만,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웹 2.0의 정신에 맞는 서비스를 내놔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구글·페이스북의 성공에 자극돼 창업

2006년 딜스플러스(www.dealsplus.com)라는 소셜쇼핑 정보 서비스를 론칭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이커머스의 할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비교해주고, 이곳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딜스플러스를 통해 제품을 구매했을 때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는 쿠폰북이나 추수감사절 세일 등의 할인문화가 많지만, 이커머스의 할인정보를 체계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가 별로 없었다.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았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조금씩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음해 미국의 경제 불황으로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당시 많은 기업이 광고비를 줄이면서 우리도 50% 이상의 수익이 줄어들었다”고 말할 정도다. 이때 시작한 것이 쿠폰 서비스였다. “불황이니까 돈을 절약하려고 쿠폰을 더 많이 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적중했다. 쿠폰 서비스 때문에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전역의 쿠폰북을 수거해 딜스플러스에 정보를 올릴 정도였다.

딜스플러스는 매년 2배씩 성장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처음과 비교하면 1000배 정도의 성장을 기록했다. “어느 날 갑자기 딜스플러스가 알려진 게 아니다.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서서히 알려질 수 있었다”고 성공 이유를 밝혔다. 딜스플러스와 비슷한 서비스도 매년 수없이 쏟아진다. 그는 “약 1000여 개 서비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상장에 성공한 회사도 있을 정도. 그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딜스클러스는 버티고 있는 것이다.

딜스플러스의 성공 이유로 꼽히는 것은 ‘현지화’다. 이 대표를 포함해 공동창업자 3명 외에는 한국 직원이 거의 없다. 미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트를 만들려면 미국 문화를 잘 아는 미국인 직원이 더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가 영어가 부족하지만, 이 원칙을 계속 지키고 있다. 미국인 직원을 채용하니까 미국 사람에게 맞는 콘텐트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딜스플러스의 성공으로 사제(Sazze)라는 회사는 블랙프라이데이닷에프엠, 모바일 할인 쿠폰 사이트 포켓틀리, 티켓 구매 사이트 윔, 프로그리스 같은 이커머스 서비스를 5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얼마 전에는 레이틀리코리아라는 K패션 이커머스 서비스도 인수했다. “레이틀리는 한국의 패션을 세계로 알리려고 인수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사제라는 이름에는 ‘사다, 싸다, 사제지간’ 등의 뜻에 이커머스의 e를 합해서 만들었다. 3명으로 시작했던 사제는 이제 100여 명이 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30여 개의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후 그는 한국의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렸다. 사제지간의 ‘사제’에서 따온 이름으로 회사 이름을 정할 정도로, 후배 창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한국의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와 파트너를 맺고 한국의 스타트업을 발굴 중이다. 사제파트너스가 투자를 한 한국의 스타트업은 30여 개가 넘는다. 20여 개의 미국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했다. “미국 시장은 매일이 도전이다. 우리가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은 한국 스타트업보다 더 많이 실패할 정도”라며 웃었다.

그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자랑하고 싶은 곳은 초창기에 투자했던 데일리호텔과 아이디어스다. 특히 데일리호텔은 세계적인 투자회사 세콰이어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 두 팀은 내가 투자를 잘 모를 때 선택했던 곳인데, 워낙 열심히 하고 항상 초심을 잃지 않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창업가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포커스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주위 사람들에 흔들리거나, 여러 분야를 하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샌프란시스코(미국)=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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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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