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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세 원장의 건강 골프 노하우 

“충분한 스트레칭이 부상 방지의 지름길”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춘식 기자
건강하고 안전하게 골프를 즐기는 것은 모든 골퍼들의 바람일 것이다. 대한골프의학연구회에서 학술이사를 맡고 있는 남기세 원장에게 골프 손상의 예방과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대한골프의학연구회 학술이사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남기세 원장. 그의 꿈은 프로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이다.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인구는 530만 명을 넘어섰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골프로 인해 손상을 입는 환자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한골프의학연구회는 프로 및 아마추어 골퍼들의 골프 손상 예방과 치료, 재활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최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회에 참여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골프로 인한 육체적 손상에 대해 체계적인 치료법을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5월8일, 서울 강동구 길동의 남기세병원에서 남기세(53) 원장을 만났다. 대한골프의학연구회 학술이사이자 정형외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연구회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큰 부상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골프의학연구회의 설립 배경이 궁금하다.

골프는 나이 들어서도 아들·손자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서 골프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정형외과 의사들이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연구회를 만들게 됐다. 현재 20명의 의사들이 동참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한국골프협회(KPGA)에서 통산 43승을 달성한 최상호 프로도 고문으로 합류했다.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지

골프 손상 부위는 크게 허리·어깨·팔꿈치·손목으로 나뉜다. 이 네 군데를 집중적으로 스트레칭 해주면 아프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우선 올 가을까지 골프 스트레칭을 표준화시켜서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동영상으로 만들어 전국 골프장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었는데 다행히도 야마하골프의 후원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골프와 건강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해 달라.

골프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우선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걸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보통 18홀 도는데 5~10㎞ 정도 걷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스윙을 하기 위해 균형을 잡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나이 들어 다치는 원인 중 하나가 낙상인데 중심을 못 잡기 때문이다. 골프는 이런 낙상의 위험도 줄여준다. 아울러 햇볕을 쬐면서 걷다 보니 비타민 D 합성이 잘 된다. 비타민 D는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골프에서 가장 발생하기 쉬운 부상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엘보(팔꿈치)가 가장 많이 손상된다. 그립을 꽉 잡고 찍어 쳐야 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바닥을 때리기 때문이다. 보통 엘보가 아프면 손목 보호대를 많이 사용하는데 스윙할 때 무겁고 흘러내려 불편하다. 이럴 땐 토시를 이용하면 좋다. 2㎝ 폭으로 말아서 팔에 감으면 가벼워서 스윙하는 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또 팔을 탄탄히 잡아줘서 충격을 흡수해준다.

골프는 척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가장 흔한 것이 염좌다. 흔히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증상이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바로 강력하게 스윙을 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골프장에 가는 동안 차량 좌석의 히터를 이용해 허리를 따뜻하게 해주면 염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미리 약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진통소염제는 근육의 염증을 가라앉힌다. 그 다음 스트레칭을 하고 더 여유가 있다면 사우나를 미리 하는 것도 좋다. 필드에선 100야드만 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스윙하고 처음 3~4홀은 걷는 게 좋다.

디스크 환자들이 안전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무리한 동작을 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동반자보다 더 멀리 치고 싶은 욕심만 버리면 된다. 거리가 나는 첫 번째 조건은 가운데를 맞히는 것이다. 아무리 있는 힘껏 휘둘러도 제대로 맞지 않으면 절대 멀리 안 나간다. 요즘엔 대부분 골프채들이 가운데만 맞으면 200야드가 나가도록 헤드가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라. 100야드 치는 기분으로 스윙하면 아무리 빗맞아도 180야드는 간다. 우리나라 골프장에선 180야드만 나가도 웬만큼은 투온이 된다.

샷 하기 전 몸 풀기는 필수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남 원장은 남기세병원 척추센터를 이끌고 있는 척추 치료의 권위자다. 현재 서울대 정형외과 외래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인 남 원장은 의술 못지않게 골프 실력도 출중하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고수로 통할 정도로 그의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다.

언제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었나.

구력은 20년이지만 본격적으로 친지는 10년 됐다. 기러기 아빠가 되면서 하루에 6~7시간씩 연습을 하다 보니 1년 만에 싱글이 되더라. 가능하면 클럽 챔피언도 해보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프로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들의 스윙을 보면서 통증의 원인을 알려준다던지, 허리에 도움이 되는 스윙 자세를 추천해 주고 싶다.

골프에 대해 아무리 잘 안다고 해도 ‘백돌이’ 실력이라면 프로 선수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클럽 챔피언 타이틀 정도는 있어야 골프를 정말로 좋아하는 의사라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비거리를 늘리는 노하우는?.

나이가 들면 거리는 줄게 마련이다. 근력보다는 유연성이 더 문제다. 요즘 매일 하는 운동이 벽을 등지고 서서 허리를 좌우로 돌려주는 것이다. 또 아령을 이용한 손목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거리를 늘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골프 장비를 선택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이 있다면.

자신한테 맞는 채를 골라야 한다. 간단하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주변의 눈을 의식해 멋진 채에 억지로 몸을 맞추는 건 아주 어리석은 일이다. 대형 매장에 가서 시타해 볼 것을 권한다. 유독 예뻐 보이고 편하게 잘 맞는 채가 있을 것이다.

최근 야마하골프 클럽으로 바꿨다고 들었다.

기존에 쓰던 채보다 가볍고 낭창거려 한동안 고생했다. 헤드 스피드가 빨라져서 거리는 더 나지만 방향 조절이 잘 안 되더라. 덕분에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고, 자세를 좀 더 가다듬는 기회도 됐다. 무엇보다 드라이브 비거리가 20~30야드 늘어나다 보니 파5 투온이 가능해졌다. 역시 나이가 들면 과시용보다는 자신한테 맞는 채를 사용하는 것이 진리다.

마지막으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몸이 아프지 않아야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평상시 걷기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걸어야 허벅지가 튼튼해지고 심폐 기능이 강화돼 18홀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걷기 못지않게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스트레칭을 잘하면 자세도 좋아지고 부드러운 스윙이 가능해진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춘식 기자

201706호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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