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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미·정혜진 레어마켓 공동대표 

‘GD 누나’의 K패션 진출기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원동현 객원기자
청담동 거리에 즐비한 수많은 편집숍 중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있다. 외관에서부터 내부 인테리어 연출까지 감각적인 패션브랜드 편집숍 레어마켓(Rare Market)이다. 대표가 유명인의 가족이라 반응은 더 뜨겁다.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누나 권다미(오른쪽)씨와 정혜진씨는 패션브랜드 편집숍 레어마켓의 공동대표다.
1월 8일 오후. 평일인데도 유독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삼삼오오 짝을 지은 외국인들은 내부를 구경하는가 하면, 다양한 옷을 이리저리 둘러보기도 했다.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누나, ‘Rare’ 어때?” 매장의 이름은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제안했다. ‘흔치 않은, 특별한, 진귀한’ 의미의 레어마켓은 그의 친누나 권다미(35)씨가 동갑내기 친구 정혜진씨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영국 매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Business of Fashion·BOF)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패션인 500인’에 꼽히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레어마켓은 2014년 매장을 낸 이후 로지 애슐린, 자크 뮈스 등 떠오르는 해외브랜드를 발빠르게 한국에 소개해 쇼핑 메카로 입지를 굳혔다. 국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 제품들과 독특한 구성의 인테리어로 ‘패피(패션피플)’들의 집합소로 알려졌다. 특히 ‘지드래곤의 누나’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지며 투어 스팟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이곳은 더 이상 단순히 ‘한국에 있는 패션브랜드숍’이 아니다. 정혜진 대표는 “레어마켓은 좁은 의미로 K문화, K패션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상을 만들던 권다미씨는 미국에서 개인편집숍을 운영하던 정혜진 대표와 뜻이 맞아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드래곤 명성도 PR의 한몫


물론 레어마켓은 영업구력에 비해 매우 빠른 명성을 얻은 편이다. 권 대표의 동생이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이자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셀러브리티 지드래곤(권지용, GD) 이란 사실은 트렌드와 이슈 발신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드래곤 누나라는 점은 큰 타이틀이기도 하고, 강점이죠. 지드래곤은 걸어다니는 광고판이에요. 세계적으로요.”(웃음)

지드래곤 패션 자체가 이슈가 되면서 레어마켓의 인기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드래곤이 매장에 종종 들른다”며 “레어마켓의 옷을 많이 입기도 하고 패션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 중에는 지드래곤 팬이 적지 않다. 2015년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의 소장품을 판매하는 ‘YG바자회’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권다미 대표는 “‘지디 누나’라는 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족이 연예인임을 강조해 사업한다는 소리가 나오면 되레 패션 철학 자체가 묻혀버릴 수 있기 때 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남매는 공통 관심사인 ‘패션’으로 끈끈한 우애를 자랑한다.

자체 브랜드 론칭하며 해외시장 공략

레어마켓은 해외 브랜드를 발굴한 리테일러로 이름을 알렸지만, 2015년 자체브랜드 ‘웰던’을 만들었다. 정 대표는 “80년대 복고풍이 느껴지지만 ‘매일 편하게 입고 나갈 수 있는 옷’이라며 브랜드 콘셉트를 설명했다. 그는 “같은 옷을 입어도 입을 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며 “아무렇게나 걸쳐도 ‘멋스럽고, 잘 만든’ 옷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레어마켓의 ‘WE 11 DONE’은 레어마켓을 만드는 11명의 멤버를 함축하고 있다고 한다.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곳.” 레어마켓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인테리어다. ‘공간’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담은 감성이 곳곳에 배어 있다. 자체 브랜드 웰던 제품들은 건물 밖으로 과감히 튀어나온 통유리 전시관에 진열돼 있어 외부에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네킹과 가발을 이용한 소품까지 직접 제작했다. 2016년 내부 리뉴얼도 ‘다양한 색깔을 담은 커다란 미국 창고’가 콘셉트다. 철저한 트렌드 분석과 인테리어 공부를 완벽히 한 후 숍과 매장 제품 콘셉트에 부합한 상품들을 찾는다. “옷만 파는 곳으로 국한하지 않고 공간에도 레어마켓만의 철학과 브랜드 스토리를 담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리뉴얼 비용은 결코 아끼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두 사업가에게 지난 5년의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한국의 패션은 대기업화돼 있다. 유통 채널뿐 아니라 소비환경이 위축된 상태다. 그렇지만 권다미 대표는 “오히려 레어마켓다운 독특함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의 취향을 찾아주는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확신을 주는 희소성에 가치를 둔 거죠.” 정혜진 대표가 거든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풍부한 사람들”이 소비 타깃인 레어마켓은 새 브랜드에 두 대표의 취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두 대표에게 일은 놀이이자, 일상생활이다. 모든 대화의 주제도 패션과 관련된 것들이다. “패션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더 부지런해야 하니까요.” 정혜진 대표가 말했다.

최근 온라인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영국 온라인 마켓 ‘네타포르테’에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해외 유통채널 개척에 나선 이유는 세계 패션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다. 권다미·정혜진 대표의 꿈은 ‘시들지 않는’ 브랜딩을 하는 것. 정혜진 대표가 덧붙인다. “의류 카테고리만이 아니라 액세서리, 코스메틱 분야까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 편집숍인 파리의 ‘꼴레뜨’, 뉴욕의 ‘오프닝세리머니’로 거듭나고 싶어요.”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원동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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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호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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