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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에 도전장 낸 스타트업 

 

BIZ CARSON 포브스 기자
맵박스의 ‘플러그 앤 플레이(꽂으면 바로 실행되는 편리함)’형 맞춤 지도는 개발자 사이에서 인기가 좋기 때문에 스냅챗과 웨더 채널(Weather Channel) 등 다양한 앱에서 활용되고 있다. 스타트업 맵박스는 이제 자율주행차 운전대를 잡기 위한 경쟁에서 구글을 어떻게 이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맵박스(Mapbox) 창업자 에릭 군더슨(Eric Gundersen, 38)에게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정부청사 지하실에서 차를 홀짝거리며 지도를 두고 흥정을 벌이던 때가 있었다. 문신을 하고 까끌거리는 턱수염을 기르고, 말이 아주 빠른 군더슨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 대선 직후 낮은 투표율과 함께 선거 부정이 불거진 문제 구역을 파악해 달라는 미 국무부의 의뢰를 받았다. 당시 그는 직원 18명을 둔 국제개발 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군더슨은 유권자 기록이 담긴 수천 개 PDF 파일 속 데이터를 시각화해야 했다. 2009년에는 구글이 전 세계 도시를 자동차로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으로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제공할 때였지만, 카불의 모습은 거의 기록되지 않아 찾을 만한 정보가 없었다. “위키피디아 이전의 세상을 상상해보려고 노력하던 상황”이었다고 군더슨은 말했다. 군더슨과 그의 팀은 1년 전 구축하기 시작한 지도툴 맵박스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보유한 지도를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9년이 지난 지금, 매달 3억5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맵박스 비주얼라이제이션을 터치하며 사용하고 있다. 맵박스는 스냅챗과 웨더 채널, 피트니스 앱 스트라바(Strava)에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식료품 배달앱 인스타카트, 테슬라, 리프트, 우버와도 협업하고 있다.

7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맵박스에 투자자들은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맵박스는 올해 1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흑자 전환은 아직 하지 못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맵박스 사용자 중 3%만 유료 고객이라는 점이다. 회사는 자율주행차와 증강현실을 위한 지도 서비스를 구축해 유료 고객의 비중을 2%p 정도 높이고 수익을 달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구글과의 경쟁을 의미한다. 맵박스 지도는 구글 지도보다 맞춤화의 범위가 넓다. 그러나 이런 강점이 구글의 폭넓은 엔지니어 인재풀과 두둑한 자금력을 극복할 만큼 충분한지는 알 수 없다.

맵박스는 개발자 편의에 우선순위를 두고 온라인 결제처리 서비스 스트라이프(Stripe)나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등 기본적 구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양한 기업이 사용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지도 서비스업체들이 사용자에게 주로 완성된 지도를 제공한다면, 맵박스는 엔지니어에게 조립 가능한 레고 박스를 준다고 할 수 있다. 글자 모양이나 색상을 바꾸는 것이 쉽고, 골목을 돌 때마다 방향이나 지형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하기 쉽다. 2012년 유명 기업 중 가장 먼저 맵박스를 선택한 포스퀘어(Foursquare)는 저렴한 가격과 유연한 사용 환경에 끌려 구글 지도를 버리고 맵박스로 돌아섰다.

일단 기본 서비스는 무료지만, 규모를 키우는 가격은 아직 싸지 않다. 범위나 규모가 큰 기업용일 경우, 연평균 계약금액은 4만 달러에서 시작해 수백만 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다. 테슬라의 경우 연간 500만 달러를 지불한다.

보급률이 높아지면 다른 이점도 있다. 맵박스가 세계지도 제작을 위해 값비싼 자동차를 제작해 내보내거나 우주로 위성을 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지도 데이터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음식이나 공기, 물과는 다르다. 만들려면 아주 적극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맵박스 CTO 영 한(Young Hahn)이 말했다. 대신, 누군가 맵박스의 지도를 열 때마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3가지 익명 데이터를 맵박스 컴퓨터로 보낸다. 바로 위도, 경도, 시간 정보가 들어간 타임스탬프다. 수십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는 끊임없이 맵박스의 실시간 플러그 앤 플레이 세계지도를 개선한다. “지도를 터치할 때마다 지도는 새로운 걸 배운다”고 군더슨은 말했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플라이휠과 같죠.”

맵박스 이용하는 엔지니어 110만 명 넘어

이런 선순환을 완성하기까지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2009년 군더슨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때만 해도 맵박스는 수년간 그가 경영하던 컨설팅 회사의 작은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컨설팅 사업에서 나오는 돈을 맵박스에 투자했지만, 2010년 직원들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뻔한 위기를 맞고 개인 채무가 25만 달러에 가깝게 불어나면서 외부 투자자 물색 과정이 시작됐다. 그러다가 2013년 10월 자금모집으로 1000만 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맵박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려고 등록한 엔지니어만 해도 110만 명이 넘으며, 맵박스 서비스는 리프트 자율주행차 상품 매니저 조디 켈먼(Jody Kelman)을 비롯한 유명 개발자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리프트에서는 자율주행차 승객에게 맵박스 지도를 이용해 거리 상황을 알려줄 예정이다. “엔지니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었다는 것이 진정으로 인상적인 성과”라고 그녀는 말했다.

군더슨의 다음 도전은 기술적인 완성도를 이용해 유료 고객을 늘리는 것이다. “제대로만 한다면.” 군더슨은 말했다. “어디에든 우리 것이 들어가게 되겠죠.”

- BIZ CARSO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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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호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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