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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세스 G70 시승기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와 럭셔리 

조득진 기자
제네시스의 스포츠 세단 G70에 글로벌 시장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와 견준 결과다. 현대차가 G70을 앞세워 미주·유럽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G70을 타보았다.

▎사진:현대차 제공
“스타가 태어났다(A Star is born).”

미국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2019 올해의 차’로 제네시스 G70을 선정하며 붙인 평가다. 모터트렌드는 1949년 창간 이후 매년 올해의 차를 발표하는데 한국 자동차가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BMW 3시리즈 등 19개 차종을 대상으로 비교 시승한 결과다.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차 평가는 깊이 있는 분석과 깐깐한 평가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각종 성능을 면밀히 테스트하기 때문에 공신력이 크다.

주행 테스터인 크리스 월튼은 “G70는 다루기 쉬운 야수와 같다”며 “이 차는 인피니티 G35보다 고급스럽고 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로우며, 아우디 A4보다 훨씬 기민하다”고 평가했다. 앵거스 맥켄지 모터트렌드 국제판 편집장도 “제네시스 G70은 BMW의 3시리즈를 긴장시킬 모델이다. BMW는 조심하라, G70은 진짜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3시리즈의 경쟁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도요타와 닛산, 혼다와 GM이 실패한 것을 제네시스가 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타보았다. 총평부터 말하자면 G70은 럭셔리를 추구한 만큼 부드럽고 조용하며, 스포츠 세단답게 빠르고 민첩하다. 잘빠진 디자인에 첨단 편의·안전 사양까지 갖춰 동종 차량 대비 경쟁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미국 시장의 극찬이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서울~김포 간 올림픽도로와 김포한강로를 내달린 차종은 G70 3.3T AWD 모델로, ‘G70 스포츠’라고도 불린다. G70의 최상급 차량으로 V6 3.3L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70마력과 최대토크 52.0㎏·m를 자랑한다. 최고속도 270㎞/h에, 정지 상태에서 4.7초 만에 시속 100㎞까지 오른다. 체급은 아반떼와 비슷하지만 강력한 출력을 갖추었다.

C클래스, 3시리즈 뛰어넘는 경쟁력


▎G70을 ‘올해의 차’로 선정한 모터트렌드 2019년 1월호 커버스토리. 제네시스 G70을 ‘스타의 탄생’이라고 표현했다.
우선 디자인. 엔진을 뒤로 배치한 롱 후드와 낮은 루프, 짧은 테일로 이루어진 라인은 스포츠 세단 모습 그대로다. 특히 낮은 차체가 주는 안정감과 역동적인 옆모습은 국산차에서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실내는 고급스럽다. 퀼팅 패턴의 시트와 가죽 도어, 스웨이드 천장 등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더했다. 경쟁 상대인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에는 없는 럭셔리 면모다. 시트는 조금 딱딱하지만 가속·코너링에서 탑승자의 몸을 붙잡아두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G70에는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이 적용됐다.

주행 중에 스포츠 모드로 기어를 바꾸고 액셀을 꾹 밟자 몸이 휘어질 정도로 차가 튀어 나간다. 터보엔진이지만 터보 랙 없이 즉각 반응한다. G70은 차량의 무게 배분이 탁월해 고속주행에서 직진성능이 뛰어났다. 여기에 다이내믹토크벡터링 시스템을 탑재해 코너에서 차체 제어 능력을 높였고,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LSD)를 적용해 눈길·빗길 등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첨단 운전보조 시스템도 만족스럽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ACC)과 차선유지 장치 덕분에 차선이 뚜렷한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반자율주행이 가능했다. 낮은 속도에선 커브에 따라 핸들이 자동으로 꺾이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앞차와 간격이 좁아지자 스스로 속도를 조절했다. 에코 모드에서 특정조건에 따라 변속기를 자동으로 중립화해 연비를 높이는 에코코스팅 중립제어. 전자식 변속레버(SBW) 등 고급차에 들어갈 만한 편의사양은 모두 담았다.

아쉬운 것은 역시 연비다. 100㎞ 남짓 달린 결과 8.0㎞/L로 나타났다. 배기량 3342㏄ 3.3T AWD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8.6㎞/L이다. 어차피 앞좌석 두 사람을 위해 만든 차긴 하지만 아반떼 수준의 뒷 좌석 공간은 평가가 엇갈릴 듯하다.

현대차는 “G70 호평, 제네시스 전용 딜러 확충 및 2019년형 차종 확대 공급 등으로 미국 판매 회복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내 제네시스 전용 딜러가 2018년 말에 200여 개, 2019년 1분기에 350여 개로 늘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10월부터 상품성을 강화한 2019년형 G70을 판매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12.3인치 3D 클러스터를 적용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901호 (20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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