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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코빙턴 비자 아태지역 부사장 

비자가 올림픽에 주목하는 이유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미국 경제 서비스 대기업인 비자는 마스터 카드, 페이팔(홀딩스)과 더불어 3대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핀테크가 발전하고, 중국과 같은 신흥 시장이 커지면서 도전자들이 늘고 있다. 비자 역시 ‘혁신’으로 맞서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올림픽 후원’이다.

▎프레드릭 코빙턴 비자 아태지역 부사장은 “올림픽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다”며 “올림픽에서 구현된 기술과 아이디어는 그 사회의 미래로 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비자
“비자(Visa)는 전 세계에서 혁신의 원동력이 돼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선수들을 대신해 비자, 비자의 협력사 및 고객사에 깊이 감사한다.”

지난해 8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비자가 올림픽 스폰서십(후원) 계약을 2032년까지 연장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알프레드 켈리 비자 최고경영자(CEO)도 “1988년부터 올림픽 대회마다 혁신적인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며, 위대함을 향한 선수들의 여정에 동행해왔다. 올림픽 대회 후원을 2032년까지 이어가 차세대 선수와 관중뿐 아니라 카드 사용자와 고객사에 더 풍부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비자가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지 30년이 넘은 셈이다.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 올림픽 스폰서십을 ‘고집’한다기보다는 ‘무언가’를 위한 철학이나 신념에 가까워 보인다. IT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마케팅 수단은 30년 전보다 수백 배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이 가진 영향력도 과거만큼은 아니다. 그런데도 비자는 올림픽 스폰서십을 연장했다. 관계자를 만나 물어도 앞으로 올림픽 스폰서십은 영원해야 한다는 ‘당위’를 내비친다.

마침 프레드릭 코빙턴 비자 아태지역 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트위터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를 거쳐 비자 마케팅 책임자가 됐다. 마케팅 전문가지만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공부할 정도로 ‘운신의 폭’을 키워왔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전문가로 꼽혔고, 글로벌 최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겨루는 2019년 ‘탱그램 어워즈’ 심사위원으로도 선정됐다. 한국 비자카드 사무실에 만난 그에게 비자가 올림픽에 갖는 그 ‘무언가’를 들어봤다.

한국을 찾은 이유가 뭔가?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비자가 벌인 활동이 많았다. 거기서 보여준 ‘혁신’이 현지 비자가 펼치는 사업과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력이 화려하다. 비자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나?

우선 비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비자가 미래에도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모든 활동이다. 고객사의 브랜드 마케팅도 돕는다. 가맹점, 은행, 새로운 핀테크 기업 등 파트너들과 함께할 수 있는 브랜딩이라면 다 뛰어들고 있다. 단순한 마케팅 캠페인을 뛰어넘는 활동이고, 자연스레 비즈니스 전략으로 이어진다. 인도, 동남아, 일본,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까지 아태 지역 전반을 맡고 있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경우 조직위와 다양한 어젠다를 만들고 있다. 비자 입장에선 미래 결제 지불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보여주려 하고, 국제 대회 주최 측에선 디지털 전략을 통해 스포츠 정신을 어떻게 펼칠 수 있는지를 맞닿게 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비자에 마케팅은 어떤 의미인가?


최근 마케팅은 기술, 데이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제 마케팅은 우리가 체감하는 기술의 발전과 맞물리며 ‘경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비자는 마케팅을 통해 ‘혁신’이란 키워드를 강조하고자 한다. 아직도 비자를 단순히 신용카드사로 여기는 이가 많은데 지난해 평창올림픽에서 비자는 플라스틱 카드가 없는 올림픽을 보여줬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과 인근 지역에서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장갑, 배지, 스티커를 활용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가 이뤄졌다. 이번 올림픽에 처음 적용돼 비자카드와 웨어러블 결제수단으로만 결제할 수 있었다.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도 이어갈 예정이다. 마케팅은 우리에겐 ‘혁신’을 펼치는 일련의 모든 과정에 뻗어 있다.

기술팀과는 어떤 협업을 하나?

마케팅에선 달라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한다. 소비자 인사이트를 조사하고, 행동 분석을 하면서 어떤 니즈가 있는지 찾아본다. 그다음 기술과의 갭(차이)을 고민하고 기술 파트에 소개한다. 호주 레인웨이 뮤직페스티벌도 비자가 후원하고 있는데, 자유로운 공연이 펼쳐지다 보니 지갑 자체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린 결제 기능을 탑재한 선글라스를 지급하면 어떨지 기술팀에 아이디어를 냈다. 간단한 음료나 스낵을 살 때 이 선글라스만 대면 결제할 수 있었다. 마케팅은 이처럼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모든 과정에 포함되며, 기술팀과의 협업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다.

글로벌 결제시장은 신흥 결제 강자가 계속 뛰어드는 곳이 됐고,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신기술이 나오면서 지불 결제 시스템이 기술 중심으로 흘러가는 건 사실이다. 과거엔 ‘무엇’을 설명하면 됐지만, 지금은 ‘무엇’ 이상을 보여줘야 하는 세상이다. 마케팅이 점차 복잡해지는 이유다. 기술적인 설명도 마케팅 파트가 맡는다. 예를 들어 NFC 구동 방식이 어떤지, 안전한지를 설명하고 행동변화까지 유도해야 한다. 또 나라마다 다르다. 호주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게 안전하다는 인식 전환부터 해야 했고, 일본의 경우 스마트폰과 카드를 결합하는 형태를 알리는 한편 현금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각종 기술을 알리고 있다. 최근 멀티 센서리 브랜딩(multi-sensory branding)을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비자라면 결제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수단으로 알리는 방법이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인지학적 연구도 병행한다.

‘스타트업 육성’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미국에서 ‘비자 에브리웨어 이니셔티브’(Visa Everywhere Initiative·VEI)’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젠 75개국, 4000여 개 기업이 함께하고 있다. 비자가 구현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거나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을 한 데 엮는 프로그램이다. 혁신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하고 가맹점 파트너, 개발자 파트너, 은행 파트너들과도 연결된다. 최근 한국에서 신한카드와 비자가 손잡고,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아임 벤처스 위드 비자’(I’m Ventures with Visa)라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기로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자 하면 무엇보다 ‘올림픽’이 떠오른다. 올림픽 스폰서십을 이어온 지 30년이 지났다.

단순 스폰서십이 아니다. IOC의 전략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파트너다. 일본 당국에서 현금이 없는 경제로 가겠다고 해서 이를 도울 수 있는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올림픽은 그 연장선상에 놓여져 있다. 올림픽에서 구현될 혁신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그 사회의 미래의 한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결제 시스템이 상당히 발전해 있고,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다. 통신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린 기존 신용카드 체계가 아닌 ‘카드리스 게임’(card-less Olympic Games)을 제안했고,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도 평창을 보고, 웨어러블 결제를 넘어 생체인식까지 결제에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자에 밝혀왔다. 그만큼 올림픽은 사회가 바라는 어젠다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평창올림픽만 봐도 한국이 북한과 관계를 풀어가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과거 올림픽이 가졌던 막강한 영향력이 줄지 않았나?

비자의 모토가 ‘유니버설 억셉턴스’(Universal Acceptance)다. 비자는 혁신적인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람과 국가가 번영하길 바란다. 올림픽은 한 사회를 관통하는 어젠다를 품기도 하고,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엮기도 한다. 프랑스 여성 월드컵에도 사실상 유일한 스폰서십을 비자가 맡고 있는데, 최근 사회와 기업이 여성의 역할을 깊이 고민하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 물론 남자 축구 월드컵도 지원한다.

올해 계획을 소개해달라.

지금은 도쿄 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게임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본이 내건 ‘현금 없는 사회’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올림픽에서 보여주고 싶다. 비자는 지난 30년간 올림픽에서 ‘혁신’을 구현하는 데 저력을 발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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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호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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