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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GV80, 3세대 K5… 

 

현대·기아차, 신차 효과로 질주하나

현대·기아차가 연말에 신차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11월 19일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를 선보인 데 이어 28일엔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12월 중순 중형 세단 K5까지 줄을 잇는다.


차급이 달라 각 모델의 타깃층이 겹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고, 모두 베스트셀링 모델이라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출시되는 신차의 공통점은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했고, 현대·기아차의 기술력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세 모델 모두 그동안 선보였던 패밀리 룩 안에서의 점진적 변화를 버리고 파격적 변신을 택했다. 외관이 공개되자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세 모델이 그동안 유지했던 ‘중년 패밀리카’ 이미지를 버리고 ‘부장님 차’, ‘차장님 차’ 시장을 지향한 것이다. 연이은 신차 출시로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 특징 파격적 디자인, 만족스런 실내 공간 타깃 영 포티(Young Forty) 가격 3294만~4539만원


11월 4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더 뉴 그랜저는 첫날 1만7294대를 기록한 데 이어 11일 만에 2만9000대에 이르는 계약 실적을 기록했다.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 주요 사양과 파워트레인까지 풀체인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지만 가격을 기존 대비 59만~73만원 인상으로 억제한 것이 주효했다. 더 뉴 그랜저는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3.0 LPi 등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시장의 평가는 “파격적 디자인 변신은 놀랍고, 훌륭한 실내 공간엔 만족”이다. 더 뉴 그랜저의 외관은 출시 전부터 반응이 엇갈렸다. 곡선을 살린 우아한 기존 디자인을 버리고 그릴부터 전조등까지 다이아몬드 형상의 ‘파라메트릭 쥬얼’로 통합된 디자인을 채택했다. 주간주행등으로 적용된 ‘히든 라이팅 램프’는 시동이 꺼졌을 때는 그릴의 일부지만, 시동을 켜 점등하면 차량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을 구현했다. 실물 사진이 공개된 이후 반응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더 뉴 그랜저는 차체 길이가 4990㎜로 기존 대비 60㎜ 늘어나 웅장해졌고, 휠베이스와 전폭도 기존보다 각각 40㎜, 10㎜ 늘어나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인테리어에는 호평이 쏟아진다. 호텔 라운지, 집 안 거실을 지향한 모던함과 간결한 테마가 눈길을 끈다.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완성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경계가 없는 심리스 형태로 디자인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64색 앰비언트 조명이 감성까지 챙겼다. 더 뉴 그랜저에는 탑승자는 물론 보행자까지 고려한 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마이크로 에어 필터로 구성된 공기청정 시스템이 현대차 최초로 도입됐고,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향차(FCA-JT) 기술도 처음 적용돼 교차로에서 좌회전 시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방지해준다.

타깃층은 ‘영 포티(트렌드에 민감한 40세 전후)’다. 중장년층 이상의 비즈니스 세단 중심축은 제네시스에 맡기고, 더 뉴 그랜저로 젊은 아빠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 ‘GV80’ | 특징 첨단사양 돋보이는 제네시스 첫 SUV 타깃 벤츠, BMW의 프리미엄 SUV 고객 가격 6000만~8000만원


G70·G80·G90 등 세단 라인업만 갖춘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SUV GV80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제네시스는 GV80 개발 단계부터 수입 프리미엄 모델을 겨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LE와 BMW X5, 아우디 Q7 등이 경쟁 상대로 꼽힌다.

자신감의 근거는 최첨단 기술 탑재에 있다. GV80에는 방향지시등을 켜면 알아서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 ‘HDA2’가 탑재된다. 실제 도로 환경과 차량에 적용 가능한 최상위 자율주행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도 적용된다. 도로 주행 시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노면 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를 상쇄하는 반대 위상의 음파를 발생시켜 실내 정숙성을 유지한다. 증강현실(AR)로 길 안내를 돕는 내비게이션과 차량 내 간편결제 기능 등을 탑재한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출입과 시동·운행·차량 제어가 가능한 디지털 키도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화면에 홀로그램을 투영해 실제 도로와 건물 위에 이동방향과 제한속도, 위험경보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GV80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파워트레인에 따라 6000만~8000만원 사이에서 책정할 계획이다. 경쟁 모델인 GLE는 9030만~1억1050만원, X5는 9790만~1억3890만원, Q7은 7840만원 등에 판매되고 있다. GV80엔 디젤 3.0, 가솔린 3.5 터보, 가솔린 2.5 터보 등 고출력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며 우선 디젤 모델부터 나온다.

제네시스는 통상 이뤄지는 사전계약도 하지 않고 주문제작(BTO) 방식, 즉 ‘인디 비주얼 오더’를 실시한다. 구매자 특성에 맞게 차량 사양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초도 물량으로 풀옵션 모델 2500대를 준비했다. 제네시스는 GV80을 내세워 북미, 유럽 시장 재공략에도 나설 전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격전지에서의 성적에 따라 내년 출시 예정인 GV70, G80 완전변경 모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3세대 K5’ | 특징 한눈에 각인되는 강렬한 디자인 타깃 스포티한 디자인 선호하는 젊은 층 가격 2351만~3365만원


기아차의 3세대 K5도 12월 본격 출시를 앞두고 언론에 일부 디자인을 공개했다. 3세대 K5는 ‘역동성의 진화’를 디자인 콘셉트로 과감한 디자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한 번만 봐도 뇌리에 박히는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2015년 2세대 출시 이후 4년 만에 완전 변경된 K5는 차체 크기가 커지고 높이는 낮아졌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50㎜, 25㎜ 늘어나 4905㎜, 1860㎜이고 전고는 20㎜ 낮아진 1445㎜로 더욱 스포티한 패스트백 스타일이 연출됐다.

3세대 K5의 전면부를 보면 지금까지 기아차 디자인의 상징이었던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의 경계를 과감히 허물고 모든 조형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로 진화했다. 기아차의 디자인 정체성을 그릴에서 전면부 전체로 확장한 것이다. 그릴은 기존보다 가로 너비가 크게 확장되어 더 당당하고 존재감 있는 이미지를 갖추었다.


경쟁차종 현대차 쏘나타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아래로 길게 뻗어 있지만, K5는 프론트 범퍼 위아래로 라디에어터가 갈라진 형태다. 새롭게 공개된 점은 라디에이터가 보닛과 헤드램프 부위보다 오목하게 안쪽으로 들어간 형태라는 것이다.

측면부 디자인은 확대된 제원, 패스트 백 스타일, 기존 디자인의 파격적인 진화 등으로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는 2850㎜로 동급 최대 수준을 갖췄다. 기아차는 K5 고유의 디자인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측면 유리 크롬 몰딩을 기존보다 더 두껍게 하고 트렁크 리드까지 길게 연결함으로써 과감하고 날렵해 보이는 미래지향적 패스트백 이미지를 구현했다.

K5에는 다이얼 형태의 변속레버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공개한 실내 이미지에는 다이얼 레버가 장착되어 있다. 기본형을 고르면 시프트 레버(기어봉)를 쓸 수 있고, 소비자 선택에 따라 옵션으로 다이얼 레버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2.0 가솔린 기준 약 2228만~2891만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모델은 14엔진 장착·자연흡기 사용·전륜구동 방식이고 배기량은 1999cc다.

[박스기사] K7 프리미어 시승기 - 보는 맛, 타는 맛, 달리는 맛 ‘탁월’


기아차가 올해 6월 출시한 K7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K7 프리미어’는 더욱 세련된 감성과 공격적인 이미지를 과시한다. 이는 주행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V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궁합은 K7 프리미어가 왜 내수 시장에서 4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는지를 증명한다. 지난 10월 말 3.0 가솔린 시그니처 모델을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바퀴는 도로를 움켜쥐었고, 실내는 조용했다.

K7 프리미어의 외관은 한층 세련된 인상이다. 전장이 4995㎜로 기존보다 25㎜ 길어져 웅장한 인상이 한층 부각됐다. 전면부는 음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그릴 내부에는 두꺼운 크롬 바를 적용했다. K7만의 상징적인 제트라인(Z-Line) LED 주간주행등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에서부터 헤드램프 하단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형태로 변경돼 섬세한 이미지를 강화했다. 단정한 정장을 입은 모범생에서 운동으로 다진 몸매에 슈트를 입은 섹시남으로 변신한 느낌이다. 내부 디자인도 훨씬 젊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12.3인치 풀 컬러 TFT LCD 클러스터와 같은 크기의 내비게이션 등 마무리가 세련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사양이 곳곳에 자리했다. 실내만 보면 1세대와 완전히 다른 차량이라 할 수 있다. 몸을 감싸는 시트는 코너링에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드라이빙 포지션이 다소 높은 감이 있다.

K7 프리미어는 2.5 가솔린, 3.0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2.2 디젤, 3.0 LPi 등 모두 다섯 가지 엔진 라인업이 동시에 출시됐다. V6 3.0GDi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1.4㎏·m의 성능을 발휘하는 시승차는 묵직했지만 8단 자동변속기 덕분에 주행감은 부드러웠다. GDI 엔진이 주는 가속 성능이나 추월 가속 등의 만족감이 상당히 뛰어났다. 특히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돼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이 기대보다 뛰어났다. 500㎞ 남짓한 도로를 달린 결과 연비는 도심 9㎞/L, 고속도로 17㎞/L를 나타냈다.

K7 프리미어는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과 편의사양를 장착했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계기판에 표시하는 ‘후측방 모니터’가 유용했다. 차선과 앞차를 인식해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제어하는 ‘차로 유지 보조’, 터널 진입 전 자동으로 창문을 닫은 후 공조시스템을 내기 모드로 전환하는 ‘외부공기 유입방지제어’ 등 첨단기술이 국산 동급 차량 중 처음으로 적용됐다. 가격은 모델과 트림에 따라 2595만~4015만원.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사진 : 현대차그룹

201912호 (20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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