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도시재생,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의 공존 

 


가장 ‘힙’한 도시로 로스앤젤레스를 꼽으면 다들 의외라고 생각할 것이다. L.A.는 캘리포니아의 부자 도시지만 뉴욕과 보스턴에 비해서는 유행에 뒤처진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와 팰로앨토를 피해 산타모니카, 베니스 등 LA 해안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형성된 실리콘비치는 스냅챗, 달러셰이브클럽, 리그오브레전드 등 유니콘 기업들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됐다. 베니스 해변을 중심으로 젊은 고소득 IT 종사자들이 모여들면서 캘리포니아 변두리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힙’한 성지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부유한 아시아 이민자들과 관광객들이 꾸준히 유입되며 럭셔리 브랜드에서 일반 로드숍 브랜드들까지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한때 쇠락해가던 도시는 이렇게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은 듯하다. 에이스, 노마드, 라인호텔 등 뉴욕과 런던의 라이프스타일 호텔은 물론 다운타운과 구 도심에도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나 볼 수 있었던 힙스터들이 LA 도심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를 대표하는 프로젝트가 ‘Row DTLA’다. 이곳의 면적은 약 13만8000㎡(4만2000평)로 예전 항만 철로 변에 위치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메리칸어패럴의 대규모 공장과 물류창고가 있던 곳이다. 장기간 방치됐던 이곳에 2017년 6개 단지에 걸쳐 상층부에는 신개념 크리에이티브 오피스들이, 하층부에는 60여 개 상점과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섰다. 60여 개 상점은 하나하나 셀렉트된 브랜드들로서 유명 편집숍에서부터 지역의 맛집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입점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베이커리 브랜드 타르틴이 론칭한 그로서란트 #market이다. 각종 식료품과 HMR, 베이커리 브랜드, 핫밀존에 위치한 브런치 등이 한곳에 뒤섞여 ‘경계 없는 공간(Seamless)’이라는 콘셉트를 잘 구현했다. 또 주말마다 열리는 LA 최대 푸드마켓 스모가스버그(Smorgasburg)는 이미 지역 명소로 널리 알려져 많은 시민이 가족 혹은 연인 단위로 이곳을 찾고 있다.

우리는 Row DTLA 프로젝트에서 현재 리테일 시장의 주요한 화두를 배울 수 있다. 첫째, 자기 복제가 심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는 개성 넘치는 다양한 스몰 브랜드가 지역의 장소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둘째, F&B뿐만 아니라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모든 카테고리에 걸쳐 다양한 편집숍이 리테일 콘텐트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고정적인 스토어와 별개로 좀 더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교체와 변형이 가능한 팝업 방식의 마켓이 공존하고 있다.

- 손창현 OTD 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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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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