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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18) ‘오늘의 집’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 

인테리어계 구글 꿈꾼다 

정리=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사용자들의 ‘온라인 집들이’ 문화를 구축한 1세대 인테리어 O2O 플랫폼 ‘오늘의집’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다. 사용자들이 직접 올린 콘텐트부터 가구, 소품, 전문가 시공 서비스까지 인테리어에 필요한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업계 리더 자리를 굳혔다.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는 “스타벅스 이후 카페 문화가 바뀌었듯이, 주거 문화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테리어 시장은 빠르게 커졌다. 노후 아파트나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면서 개성 있는 공간을 원하는 소비 트렌드가 정착했다. 현재 홈퍼니싱(집 안 꾸미는 가구, 조명, 인테리어 소품) 13조원, 인테리어 10조원 정도 규모로 꾸준히 상승세다.

버킷플레이스의 인테리어 O2O 플랫폼 ‘오늘의집’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사용자가 찍은 공간 사진만 월평균 30만 장, 380만 장이 쌓였다. 올해 누적 거래액 7000억원을 돌파했다. 3월 기준 월 거래액은 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성장했다. 올해 포브스코리아 파워리더 2030에 선정된 이승재(32) 대표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고, 2013년 1000만원으로 버킷플레이스를 창업했다. 3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이제 150명이 넘는 직원으로 찼다. 지난해 고액을 들여 새롭게 단장한 사무실을 떠나야 하는 이유도 빠르게 느는 직원 자리가 모자라서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이승재 버킷플레이스 대표를 만났다.

인테리어 영역에서는 최초로 앱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마침 어제 6주년 행사를 했는데, 천 개 넘는 리뷰를 보며 보람을 느꼈다.

‘오늘의집’은 어떤 서비스인가.

인테리어 원스톱 플랫폼을 지향한다. 가구, 소품 판매뿐 아니라 부엌·욕실·도배·장판 등의 부분 시공, 상품화된 전체 리모델링 서비스까지 판매한다. ‘전문가 시공’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인테리어 서비스의 모든 영역을 오늘의집 플랫폼 안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멋진 공간에 살고 싶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맞다. 우리 서비스는 그 점에 착안했다. 인테리어도 사람마다 취향이 있는데 스스로 그걸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가구와 소품까지 직접 구매의사결정을 하는데 시공업체까지 찾으려면 집을 꾸미는 모든 과정이 복잡해져서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우리는 취향을 찾기 위한 정보와 레퍼런스에 도움을 준다.

경쟁사를 제친 차별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인테리어는 자주 하지 않고, 공사도 몇 년에 한 번 이뤄질 만큼 소비의 시간 간격이 크다. 그래서 한 분야에만 초점을 맞추면 오히려 비즈니스 성장에 지장이 있다. 사람들이 인테리어를 궁금해할 때 모든 정보와 구매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도록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네이버, 본엔젤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에서 12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들이 어떤 점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생각하나.


▎이승재 대표(왼쪽)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서 있는 벽면은 실제 오늘의집 사용자들이 올린 개인 집 사진들로 꾸몄다.
사용자 중심 콘텐트였던 점이 돋보였던 것 같다. 오늘의집만큼 소비자들이 활발하게 정보를 교류하고 구매하는 곳은 없다. 순전히 유저들이 셀프 인테리어 문화를 만들어갔다. 인테리어에 능숙한 일반인이 이렇게 많다는 걸 나도 이제 알았다.(웃음)

일반 소비자의 수요가 높아질 것을 예상했나.

그렇다. 인테리어는 강을 건너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섬 두 개가 있는데 현재 공간이 있는 섬에서 새로운 섬으로 넘어가고 나면 돌아올 수 없다. 그게 주거 인테리어 문화다. 우리는 그 과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보트부터 시작해서 다리를 놓아 쉽게 건너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인의 집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얻어 창업했다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인테리어나 건축, 공간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 지인의 집을 둘러본 게 결정적이긴 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따뜻한 느낌의 조명, 유럽풍 부엌, 방 한쪽에 세워둔 자전거를 보면서 약간 충격에 가까운 인상을 받았다. 외국이 아닌 한국 오피스텔이 달라질 수 있어서 놀랐다. 상당수 레디메이드 된 공간에 몇몇 가구만 넣는 천편일률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개성 있는 소품 하나를 올려두고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인테리어가 오히려 재미있고 가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면서 지금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창업했다.

사업 초기 우여곡절은 없었나.

초반에는 사용자가 아닌 전문가들이 콘텐트를 올렸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이 멋지고 아름다운 공간을 올렸는데, 많은 사람이 따라 하기엔 너무 어려운 인테리어였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자신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공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으며 차츰 고쳐나갔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아이디어 실현이 20~30%에서 그치거나, 꾸준히 진행하는 게 어려워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게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맞다. 그렇게 봐주셔서 참 감사하다.

오늘의집 수요층은 주로 누구인가.

원래는 2535 1인 가구, 신혼부부에 가까웠는데 요즘 들어 35세 이상의 수요자들이 빠르게 늘었다.

사용자들이 개인 공간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는 문화가 이렇게 활성화될 줄 몰랐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사진을 올리게 만드는 데 7년이 걸렸다. 반대로 말하면 처음엔 아무도 올려주지 않았다. 우리 서비스는 자신의 공간을 사진으로 공유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개인 공간에 놓인 가구들이나 소품에 태깅(tagging)된 다양한 제품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도 유인책이 된 것 같다.

사실 전문가에게 시공을 맡기는 인테리어는 브랜드화되어 있지 않으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가 어려운데.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전통 인테리어 시장이 오프라인 중심이어서 레퓨테이션(평판) 시스템이 잘 안돼 있었다. 한국은 레퓨테이션 시스템이 맛집 덕에 매우 잘돼 있는 편이지만, 인테리어 시장에서 이 시스템이 신뢰를 얻으려면 도달해야 하는 수준이 맛집보다는 훨씬 높아야 한다.

오늘의집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궁극적인 가치는 무엇이었나.


사용자들이 남겨준 인테리어 후기가 그 가치를 말해주는 것 같다. ‘집과 함께한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소소한 기쁨이 있다’, ‘삶을 담는 그릇이다’, ‘나를 용감하게 만들어준다’ 등이 있다. 주거가 몸을 눕히고 짐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나의 삶에 위안을 주고 회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도록 도와주자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

버킷플레이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하는 방식을 말해달라.

인테리어 과정을 일종의 ‘문제해결’로 본다. 조직도 문제해결 과정에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각자 전문성을 갖고 팀이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소통이 없으면 성장하기 어렵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연차, 직급, 나이를 불문하고 가감 없이 최대한 정보를 잘 공유하려 한다.

2016년에 커머스 영역으로 확대한 데 이어 2018년 시공 중개 비즈니스로 진화했다. 앞으로 확장할 영역은 어떤 것인가.

일단 현재 커머스와 시공 영역만 해도 무궁무진한 세계다.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현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가는 것이 먼저다. 그 점에서 기술적인 분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도 3D 솔루션으로 외부와 협업해가고 있다.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구글처럼 모든 서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코로나19 이후 호재를 맞았다. 시의성을 반영한 마케팅도 하나.

코로나19 이후 더 많이 성장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시기에 맞는 사업전략을 따로 짜고 있진 않다. 오히려 3년 뒤 오늘의집 미래가 조금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집을 휴양지처럼 꾸미거나 홈오피스로 쓰는 경우가 늘어 즉 의자, 책상 등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제품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

요즘 집값 상승이 무섭다. 주거 마련 비용이 커지면 인테리어나 소품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이 다르다. 오히려 집값이 올랐을 때 구매력 있는 소비자에게 인테리어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될 것이다. 전월세의 경우에도 작은 소품만으로도 공간을 꾸미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의·식·주’ 중 ‘의·식’의 고급 소비 트렌드가 정착한 것처럼 ‘주’에 대한 욕구도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한국 인테리어 시장을 전망한다면.

아직은 시작 단계다. 나만의 생각이나 취향을 추구하며 배워가는 단계다. 북유럽은 주거문화가 발달돼 있는데 요즘은 취업하면 의자부터 산다고 한다. 가구에서 디자인 쪽으로 가장 많이 발달한 게 의자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패션처럼 취향을 반영한 트렌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오늘의집은 한국 인테리어 산업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

(웃음). 내 얘긴 아니고 ‘한국에 인테리어 문화를 만든 건 오늘의집이 가장 크다’는 댓글을 봤다. 우리가 무에서 유를 만든 건 아니지만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인테리어 과정의 마찰을 줄이고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혁신을 정의한다면.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대단한 기술, 마법처럼 새롭게 나타나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사소하지만 과정에서 불편함을 얼마나 잘 해소했고 나아지게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처음엔 작아 보여도 훗날 큰 혁신으로 보일 것이다.

※ 김익환은…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지난해 1조922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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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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