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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보드게임 

 

라이언 호건과 데릭 스미스는 일상이 지루하지만 화면에는 싫증 난 팬데믹 시대 소비자들에게 몰입도 높은 추리 게임을 월간 구독 패키지로 판매하여 돈을 번다.
매사추세츠주 억스브리지의 어느 토요일 밤, 31세인 그래픽 디자이너 히더 니콜은 살인사건을 조사 중이었다. 가까운 친구와 함께 옛날 신문, 금융 기록, 경찰 보고서 등이 들어 있는 상자를 뒤졌다. 가상의 보이 밴드 저스트4펀의 리드싱어 제이크 모건의 소름 끼치는 죽음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니콜은 매달 새로운 게임을 받기 위해 약 30달러를 볼티모어 소재 스타트업 ‘헌트 어 킬러’에 보내는 10만 명 가운데 하나다. 모건의 죽음에 얽힌 진상을 밝혀내려면 총 180달러를 들여 6개 상자로 구성된 전체 ‘시즌’을 구독해야 한다. 니콜은 “사건을 해결할 때는 절대 노닥거리지 않는다”고 연필로 증거를 추적하며 말했다. “요새 수사에 푹 빠져있거든요.”

헌트 어 킬러 게임은 거의 전체 과정이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미 해군 장교 출신인 CEO 라이언 호건(36)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SNS를 끄고, 모든 기기를 다 차단하기에 지금처럼 좋은 시기가 없다”며 “우리는 지금 모두 혼란에 빠져 있다.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호건이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데릭 스미스(37)와 함께 설립한 이 회사는 지난해 구독 서비스와 프리미엄 ‘올인원’ 에디션, 지난 작품 컬렉션(6상자에 140달러 이상)을 판매하여 27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팬데믹으로 매출은 계속 성장 중이다. 올해 헌트 어 킬러의 매출은 5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처음으로 수익이 예상된다. 두 설립자가 85%를 소유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6500만 달러를 조금 넘는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중반에 복잡한 독일 전략 게임 ‘카탄의 개척자’가 미국 대학을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시작된 보드게임 붐의 최신 수혜자다. 카탄은 전 세계에서 3000만 개 넘게 판매됐으며 출시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1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린다. 유로모니터는 북미 시장에서 보드게임 매출이 2019년 34억 달러에서 2024년 41억 달러로 늘어나리라고 전망한다. 제프리스에서 보드게임 업계를 담당하는 스테파니 위싱크는 “올해 상반기에 게임 분야의 성장세가 폭발적이었다”며“이 분야는 올해 37% 성장했다. 나는 이 업계에서 20년째 일하고 있는 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헌트 어 킬러의 기원은 호건이 해군에 있을 때 아내와 함께 설립했다가 실패한 기업 워웨어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만 달러어치 티셔츠 재고에 시달리던 호건은 2011년 스미스와 손잡고 공포 5K 레이싱 시리즈인 런포 유어 라이프를 만들었다. 참가자가 코스에서 좀비를 피해 도망쳐야 하는 경주다. 이 회사는 파산했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2016년 헌트 어 킬러의 첫 제품을 내놓았다. 스미스의 집 지하실에서 일하면서 게임 디자인부터 포장, 배송까지 직접 처리했다. 2017년 회사는 구독자 2만5000명을 확보했고 페이스북에는 열성 팬들이 생겨났다. 호건은 “코로나19가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기는 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설립된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 목표는 소매다. 지난 9월 헌트 어 킬러는 자사 대표 게임을 30달러에 아마존에 출시했다. 10월부터는 똑같은 제품을 타깃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영화 [블레어 위치]를 바탕으로 한 라이온스게이트와의 브랜드 협업, 『낸시 드루』시리즈의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호건은 “우리가 탈출 체험과 이야기 몰입이라는 놀라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더는 바라는 게 없다”고 말했다.

※ On the Block - 맬컴의 모노폴리
맬컴 포브스는 열기구를 날렸고, 할리 데이비슨을 탔고, 수십 년 동안 장난감 병사와 미니어처 보트, 보드게임을 수집했다. 맬컴이 죽은 지 20년이 지난 2010년에는 맬컴의 214호 보물 상자가 경매에 나왔다. 그 귀중품 가운데는 ‘트로이 약탈’을 완벽하게 재현한 모형(2만1250달러에 팔렸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루시타니아호의 900m 길이 모형(19만4500달러), 초기 모델을 포함한 보드게임 모노폴리의 빈티지 세트 4개가 포함되어 있었다. 1933년 동그란 유포에 제작된 수제 모노폴리(위 사진)는 보드게임으로선 사상 최고의 경매가로 알려진 금액에 팔렸다. 14만6500달러였다.

※ 증거 서류들
헌트 어 킬러의 8번째 작품 ‘커튼 콜’의 상자 안에는 리허설 일정표, 할 일 목록, 1930년대 유명 여배우였던 피해자가 손으로 쓴 편지 등이 들어 있다.

※ 마지막 생각
“연결되는 방식이 다양해질수록 많은 사람이 플러그를 뽑고 싶어 안달한다.” - 피코 아이어

- ELISABETH ARIER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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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호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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