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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기획의 디지털 혁신 여정 

 

프랜차이즈 전문 브랜딩 기업 한경기획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한경기획이 가맹점과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세일즈포스와 함께 추진한 디지털 혁신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한경기획의 대표 브랜드 청년다방.
한경기획은 청년다방, 은화수식당, 심야식당치치 등의 브랜드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450개가 넘는 매장(2020년 12월 기준)을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전문 브랜딩 기업이다. 특히 한경기획의 대표 브랜드 청년다방은 현재 400개 넘는 점포가 영업 중이며, 40cm 프리미엄 떡볶이와 통큰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날로그 감성의 명품 분식 프랜차이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국내 외식산업은 큰 충격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외식업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12.8% 증가했지만 가맹점 수는 5.3% 증가한 데 그쳤으며, 외식업·서비스업·도소매업의 모든 프랜차이즈 중 외식업이 가장 낮은 규모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외식업 폐업률은 12.3%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경기획은 연간 매장 수가 2019년 23%, 2020년 15% 증가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또 2020년에는 매출 1240억원(배달 매출 제외)을 기록했는데 청년다방의 경우 1분당 떡볶이 판매량이 3.8개에 달했다. 한경기획이 코로나19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주요 비즈니스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한 점이 주효했다. 한경기획은 세일즈포스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가맹점과의 투명한 정보 교류 및 효율적인 관리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한경기획이 가맹점과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한 디지털 혁신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의 디지털 혁신


▎한경기획의 점포 운영 현황 데이터, 점주 화면.
Point 1. 가맹점주와 데이터 기반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

디지털 혁신 이전에 한경기획의 가맹점주들은 점포 유지보수 및 하자에 대한 간단한 문의사항이나 재계약, 양도양수 및 신메뉴에 대한 문의 등을 처리하기 위해 현장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거나 본부에 연락해 담당자를 찾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을 겪었다. 또 현장에서 가맹점주와 본부 담당자가 나눈 대화 내용이 중간에 누락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특히 담당 직원이 퇴사하거나 부서가 바뀌면 기존에 가맹점주와 나눴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히스토리나 해당 가맹점이 어떻게 운영되어왔는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디지털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한 뒤 가맹점주는 구축된 시스템에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본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됐다. VOC(Voice of Customer)를 처리하기 위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담당 부서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해당 문의의 처리 현황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현장 담당자도 가맹점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각종 히스토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게 되면서 추후 가맹점주들에게 더 잘 연결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전국의 가맹점은 이벤트나 중요한 소식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Point 2. 전국 매장의 데이터 축적 및 분석에 기반한 과학적인 의사결정


▎한경기획의 전사 데이터 대시보드.
한경기획은 전국 각 점포의 문의 현황, 계약 현황, 매출 데이터, 중요 업무 등 여러 사항을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가시적으로 확인한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가맹점의 매출 데이터와 더불어 자사 브랜드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종 데이터를 가시적으로 확인 및 분석함으로써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점포의 위치, 상권, 매출 집중 시간대 등 해당 가맹점의 특성과 고객의 특성에 따른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추후 신규 가맹점을 오픈하거나 신메뉴를 개발할 때도 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수치화된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가시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부에서 외부 변화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서 매출 하락, 고객 감소 등 정보를 파악하고, 경쟁사의 신메뉴 출시 및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Point 3. 모바일 접근성 및 업무처리의 편의성 향상


▎한경기획의 업무용 모바일 앱 발주 화면.
한경기획의 가맹점주들은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며 모바일 앱에서 손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매출 확인 및 발주를 위해 매장을 방문하고 포스기에서 매출 데이터를 확인해야 했으며, 본부와 따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발주를 진행해야 하는 등 단순한 업무 처리를 위해 복잡한 프로세스를 반복 수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한경기획은 모바일 앱 하나만으로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가맹점주들은 앱에서 점포 현황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발주 업무, VOC 처리 현황 확인 등을 이동 중이나 점포에 방문하지 않고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한경기획은 다양한 시스템을 모바일 앱에 압축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전국의 매장들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연결성을 확보했다.

Point 4. 글로벌 통합 관리 플랫폼 구축

한경기획은 디지털에 기반한 업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각 국가의 특성에 따른 전략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해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디지털 혁신 이전에는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매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각 국가에 진출한 뒤에는 프랜차이즈 경영에 필요한 각 국가의 표준을 준수하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전 세계 국가에서 호환이 가능한 세일즈포스를 도입한 뒤 해당 국가의 매출 데이터 확인, 각 국가의 특성에 따른 운영과 관련된 데이터에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신규 점포를 오픈할 때도 체계화된 시스템과 절차에 따라 민첩하게 점포를 확대해나갈 수 있는 경영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동일한 업무라도 매장마다 상이한 프로세스로 진행되던 기존의 업무 환경을 대폭 개선해 생산성이 대폭 향상됐다.

Point 5.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

한경기획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가맹점의 요청사항을 대시보드상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본부와 가맹점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외부 채널과 구두 보고로 처리하던 업무는 모두 하나의 디지털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게 돼 회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직원들은 본인이 처리할 업무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가맹점과 본부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도 디지털을 기반으로 더욱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가맹점과 본부가 소통한 내용과 업무 처리 현황이 모두 데이터로 축적 및 공유되기 때문에 가맹점은 본부를 신뢰하게 됐고, 본부는 가맹점의 현황에 따라 전략적이고 민첩한 비즈니스 운용이 가능해졌다.

Point 6. 가맹점의 변화를 위한 노력

프랜차이즈업의 특성상 본부가 디지털 혁신에 대한 로드맵을 잘 구축하고, 실제로 디지털 혁신을 적절하게 실행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있는 가맹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경기획 또한 가맹점주들이 기존에 일하던 방식을 바꾸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익히는 것은 점주 입장에서 까다로운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경기획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저항을 타파하기 위해 각 가맹점주들이 자발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점주들이 환경 변화로 인해 겪고 있는 페인포인트(PainPoint,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해소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한 것이다. 첫째, 코로나19 이후 배달 매출이 증가하면서 점포에서 포장 및 방문 판매에 의한 매출 대비 해당 매출을 가시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경기획은 이런 가맹점주들의 페인포인트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간 배달 매출 현황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각 메뉴 및 상권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이 외에도 가맹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각 점주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디지털 플랫폼에 통합하는 등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둘째, 파워유저 양성이다. 한경기획은 변화를 선제적으로 수용하고 디지털 기반의 점포 관리를 잘하고 있는 가맹점을 직접 방문했다. 해당 점포를 조직 내 소셜 채널에 적극 홍보해 디지털 혁신 이후 얻게 되는 효과와 이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 디지털에 기반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등 가맹점주들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바람을 일으키는데 주력했다.

글로벌 외식 문화 플랫폼 기업을 향해


▎한경민 한경기획 대표.
한경기획은 이번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10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외식 사업 플랫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총 세 가지 세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혁신할 방침이다. 첫째, 글로벌 시장 진출의 가속화다.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등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6개 매장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종합 외식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외식업을 기초로 커머스를 진행하고, 아이스크림과 화장품 등 전 업종과 외식을 연계해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둘째, 청년들의 도전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한경기획은 추후 ‘18살 사장 만들기’, ‘다문화가정주부 사장 만들기’ 같은 신규 사업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제조와 유통, 가맹점들 간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위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창업 및 요식업 관련 교육을 전국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경기획만의 경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디지털 혁신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202107호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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