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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의 게임 체인저] 한국 자율주행 기술 이끄는 혁신기업들 

 


미래차 경쟁력의 핵심은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이다. 자율주행은 자동차나 비행기, 로봇 같은 기계가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체 판단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완전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다는 점에서 ‘바퀴 달린 인공지능 로봇’이라고도 불린다.

자율주행 레벨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시한 레벨0부터 레벨5까지 6단계를 따른다. 우선 레벨0은 비자동화, 레벨1은 운전자 보조, 레벨2는 부분 자동화다. 여기까지는 사람이 운전하고 시스템은 보조하는 단계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ASCC), 차로 유지 보조(LFA), 차선 이탈 방지 보조(LKA) 같은 기능들이 바로 레벨2에 해당한다.

레벨3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다. 차량 시스템이 운전을 직접 수행하지만 필요한 경우 사람이 즉각적으로 운전을 해야 하는 레벨이다. 다시 말해 운전자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언제든지 운전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레벨4부터 레벨5까지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자율주행 단계다. 시스템이 직접 모든 운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탑승자는 주변 경치를 감상하거나 회사 업무를 보는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선보이고 있는 차량들의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2에서 레벨2.5 정도다.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도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이나 오토파일럿이라는 명칭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홍보하고 있지만 주행이나 책임의 주체가 시스템에 있는 3단계에 돌입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현대차는 2015년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을 선보이며 레벨2를 상용화했다. 또 2022년에는 고속도로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3를, 2024년에는 시내 도심 구간의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서 제어까지 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도로 주행 상황이나 환경 정보를 인지하는 기능은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같은 센서와 정밀지도가 맡는다. 판단 기능은 인지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주행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고, 제어 기능은 선택된 옵션에 따라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운전자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인지·판단·제어의 자동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러한 3대 핵심 기능을 가장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AI)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1억 달러(8조2999억원)에서 2035년 1조1204억 달러(1407조4760억원)로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도 2030년까지 3조 달러(3507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또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가 집계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순위를 보면 미국의 웨이모(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엔비디아, GM크루즈(GM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와 중국의 바이두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의 죽스와 뉴로, 아르고AI, 중국의 오토X 같은 스타트업들이 선두 기업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자동차·IT 분야의 대표 주자들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2023년 무인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앱티브가 지난해 설립한 모셔널은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해 올해 말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테스트 주행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스트 주행이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자율주행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아이오닉5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위한 최적화된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24년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국내 택시호출 서비스 부문 선두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세종시에서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유상 서비스를 공개하며 자율주행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향후 세종시 이외의 여러 지역에서 유상운송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국토교통부 및 각 지방자치 단체들과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모빌리티 선두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데이터와 기술, 운영 노하우가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된다면 가장 안정적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스마트 모빌리티 시리즈의 첫 번째 주제인 자율주행 산업의 개척자들을 만났다. 지난해 3월 자율주행차 도로 테스트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특수목적 차량의 완전 무인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자율주행에 필요한 정밀지도와 이동형측량시스템을 만드는 스트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자율주행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들의 행보를 소개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202109호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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