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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MIT 졸업생 두 명과 비만 치료 전문의가 복부 수술을 더 빠르고, 안전하고, 저렴하게 시술할 수 있는 새로운 미니어처 수술 로봇으로 대기업에 도전한다.
비캐리어스 서지컬(Vicarious Surgical)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애덤 삭스(30)는 1966년작 SF 영화 [마이크로 결사대]를 보고 과학자의 뇌 속에서 수술을 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삭스는 “인간은 인간을 수술하기에 적합한 크기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인간을 줄일 수는 없지만, 인간을 대신할 아바타를 만들 수는 있다. 작은 미니어처 로봇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삭스와 함께 비캐리어스 서지컬을 설립한 새미 칼리파(31) 최고기술책임자와 최고의료책임자인 배리 그린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VR 헤드셋으로 조작해 복부 수술을 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개발 중이며, 2023년에는 출시할 계획이다. 이 로봇의 두 팔과 카메라는 2.5㎝도 되지 않는 환자 복부의 개복 지점으로 들어가서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다. 수술 로봇의 크기를 줄이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비캐리어스 3인방은 의사가 탈장 수술부터 시작해서 각종 복부 수술을 기존 방법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비캐리어스가 개발 중인 로봇은 의사가 직접 환자의 혈액 속으로 들어가는 SF 영화 속의 기술과는 다르지만, 빌 게이츠, 비노드 코슬라, 에릭 슈미트, 제리 양 등 A급 투자자들을 유치할 정도로 미래적인 기술이다. 수술 로봇 중 처음으로 FDA로부터 획기적 의료기기로 지정되어 우선심사 대상이 됐다.

“체강 안에서 팔꿈치를 내리고 등에 닿았다가 복벽쪽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라고 비캐리어스의 자문인 폴 허미즈가 말했다. 허미즈는 과거 메드트로닉스의 로봇 프로그램을 담당했다. 그는 “로봇수술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캐리어스는 홍콩 투자자 도널드 탱이 준비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상장할 예정이다. 11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1억1500만 달러를 유치하고 탈장 치료기에 사용되는 의료용 메시를 제조하는 의료 기술 대기업 벡톤 디킨슨에서 투자를 받았다. 2027년 예상 연 매출은 10억 달러다.

삭스는 “기존 수술용 로봇이 고전하는 분야의 시장을 노릴 것”이라며 “기존 기업을 노리는 모방 기업이 굉장히 많지만 모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의 아키텍처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1150억 달러에 달하는 로봇수술 업계의 거대 기업 인투이티브 서지컬은 20년 전에 4개 팔에 막대기 같은 기구를 들고 있는 로봇 다빈치를 개발한 이후로 이 분야를 계속 지배해왔다. 인투이티브의 특허가 만료되고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J&J, 메드트로닉 등 수술 로봇 스타트업을 인수한 경쟁사들이 로봇수술을 복강경 검사만큼이나 흔한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비캐리어스 로봇의 예상 가격은 120만 달러 정도로, 기존 고급 로봇의 절반 정도인 것이 장점이며 의사들이 사용법을 배우기도 더 쉽다.

삭스의 기계 설계 교육은 보스턴 교외에 있는 집에서 시작됐다. 삭스의 아버지 엘리 삭스는 3D 프린팅 분야의 원로로 꼽히는 MIT 기계공학과 교수다. 어머니는 건축가였다. 삭스는 MIT에서 신입생일 때 칼리파를 만났다. 공학을 전공한 두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되어 학교 공작실에서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기계 구성품인 구동기를 만들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삭스는 “같이 테스트하고, 왜 작동하지 않는지 알아내고, 그 작업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고 말했다.

삭스와 칼리파는 대학에 있는 동안 비만 전문의이자 삭스 가문의 친구인 그린과 함께 의료기기 연구를 시작했고, 이는 나중에 로봇이 됐다. 2014년 애플에서 잠시 일한 삭스는 벤처 투자자인 마이클 로텐버그(이 일과 무관한 사건으로 법무부에 의해 이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가 주도한 펀딩에서 자본금 40만 달러를 유치해 비캐리어스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칼리파가 일을 그만두고 비캐리어스에 합류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구동기를 만드는 일이었다. 일반적인 수술 로봇의 3배인 9개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구동기를 작게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구동기를 모두 분리해서 팔마다 28개씩 있는 센서를 통해 각 관절이 따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도 무척 어려웠다.

FDA에서 획기적 의료기기 지정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과 교수 하위 초싯은 이러한 기술적인 어려움을 짐 가방 하나에 너무 많은 물건을 넣은 다음 그걸로 뭔가를 해보려는 일에 비유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동기는 작을수록 약해진다. 초싯은 “작은 패키지에 구동기를 최대한 많이 넣겠다는 건데, 그렇게 작은 패키지를 만드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삭스가 이걸 해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비캐리어스가 가장 먼저 목표로 삼은 탈장 치료기기 시장은 규모가 상당하다. 미국에서 1년에 200만 건 넘는 시술이 이뤄진다. 복벽 중간에서 흔히 일어나는 복벽 탈장 시술만 50만 건인데, 이 시술은 대단히 복잡하다. 표준 치료 절차는 복벽에 메시를 붙이는 것이지만, 재발률이 20%에 이른다. 재발하는 경우 더 본격적인 시술이 필요해진다. 고급 기법은 메시를 복직근에 연결해서 재발을 줄이는 것이지만, 이 시술은 쉽지 않고 현재 로봇으로는 최대 4시간이나 걸린다.

비캐리어스가 FDA에서 획기적 의료기기로 지정됐을 때, 비캐리어스의 로봇은 이 수술을 시체에서 2시간 만에 해낼 수 있었으며, 현재는 1시간 미만으로 줄였다. 복벽탈장 치료 영상 시연에서는 비캐리어스의 로봇 팔이 메시를 복강에 붙인 뒤 빠르게 봉합했다. 수술 시간이 짧으면 환자의 위험이 줄어들고 병원의 효율도 높아진다.

비캐리어스의 야심은 담낭 수술 등 다른 복부 수술로도 확장된다. 담당 수술은 총 3900만 건가량이지만 그중 단 3% 정도만 로봇으로 시술된다. 그래서 삭스는 담낭 수술 시장의 일부만 점유해도 대기업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삭스가 보유한 비캐리어스 지분의 가치는 약 1억1200만 달러다.

SPAC 투자자인 탱은 “이 분야는 오랜 기간 정체돼 있었고, 잘못된 정보가 사실로 통용되고 있다”며 “이 기술이 단지 헛된 꿈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사람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 노동자

전 세계에서 매일 270만 개 기계가 일을 시작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30년까지 2000만 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기계 노동자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의 기계 노동자 비율이다. 당연한 결과지만 모두 인건비가 높은 국가들이다. 미국은 로봇이 맡은 공업 일자리 비중이 2.2%로 9위를 기록했다.

※ HOW TO PLAY IT

투자자가 비침습성 의료기기의 성장을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은 수술 필요성을 없애는 치료용 유전자 요법을 개발하는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는 병든 유전자를 편집 또는 수복하거나 건강한 세포를 주입하는 크리스퍼/Cas9 주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이 기업은 지난 6월 희귀 유전 간 질환을 1회 투여로 치료해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발표했다. 인간에게 유전자 편집을 안전하게 사용했음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임상 결과다. 인텔리아는 2021년 1분기에 4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인텔리아의 기술은 다수의 침습적 수술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Jon D. Markman은 마크맨 캐피털 인사이트의 사장 겸 패스트 포워드 인베스팅의 편집자다.

※ 마이크로 결사대의 추억 비캐리어스 서지컬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애덤 삭스가 처음으로 헤드셋을 착용하고 시체 속의 작은 로봇을 테스트했을 때, 아주 몰입도가 높은 경험을 했다. 삭스는 “이게 우리의 몸이라니 정말 이상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 AMY FELDMAN, AAYUSHI PRATAP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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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호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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