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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성장
고객 감동을 넘어 고객 성공으로CRM 솔루션에는 어떠한 디지털전환이 필요한가. 구체적으로 기업 성장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설명해달라.AI 기술을 도입하면 기업이 다른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보험 영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종류의 보험상품을 숙지하고 고객과 상담하면서 적합한 상품을 머릿속에서 찾아내야 한다. 베테랑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AI 기술이 결합된 CRM 솔루션을 이용하면 신입직원도 5년 차 직원만큼 성과를 낼 수 있다. 고객상담 내용을 음성에서 문자로 변환한 뒤 이를 바탕으로 AI가 고객 니즈를 분석한다. AI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어떤 제안을 하면 좋을지 안내한다. 그러면 보험사는 빠르고 정확한 상담 덕분에 여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시간에 더 많은 고객을 찾아다니거나 시장을 넓힐 수도 있고 또 다른 서비스를 구상해 비즈니스 라인을 늘릴 수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 혁신은 기업이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향을 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주목해야 할 CRM 트렌드가 있다면.‘고객 맞춤형 초개인화 서비스’가 CRM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본다. 잠재적 고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모든 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는 없다.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차별화된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해야 한다. 영업이든 마케팅이든 판매든 고객과의 접점이 있는 모든 단계에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면 빅데이터가 형성된다. AI의 빅테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일관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넷플릭스의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고객이 로그인할 때마다 취향에 맞을 법한 영상을 여러 개 추천해준다. 누적된 검색·클릭 데이터와 회원가입 시 수집한 개인정보 등을 통합해 고객의 특성과 선호를 분석했기 때문이다.고객 경험 차별화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고객 데이터를 통합하지 못하면 차별화는 커녕 기본적인 마케팅조차 실패하게 된다. 마케팅 단계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와 영업 단계의 서비스가 일관되지 못하면 고객에게 나쁜 경험을 주는 셈이다. 예를 들어 전날 한 기업의 서비스센터에 전화해 제품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는데 다음 날 같은 제품에 대한 마케팅 프로모션이 문자로 날라온다면 고객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고객 경험이자 가장 실패한 마케팅이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기업은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가 올라갈 때까지 마케팅을 멈춰야 한다. 최소한 화를 돋우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품 판매, 마케팅,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나오는 고객 정보를 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CRM 솔루션 도입 외에 고객관리에 효과적인 다른 방안이 있다면.플렉스 문화에 주목하면 무엇이 고객관리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를 선택할 때 제품·서비스만큼 ESG 경영을 위한 기업의 활동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일즈포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ESG 경영이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정도가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과 브랜드 로열티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관심사가 반영된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과시하고자 하는 플렉스 문화와 연결돼 있다. 그렇다 해서 ESG 활동을 브랜딩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기업의 ESG 활동에 따른 소비자의 반응은 생각 외로 즉각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ESG 활동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여준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업무에 만족할수록 기업은 더 크게 성장한다. 고객을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으로 나눈다면 직원은 내부고객이라 할 수 있다.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취임 후 3년이 흘렀다. CRM 측면에서 한국 기업만의 특징이 있는지 궁금하다.디지털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디지털 혁신 강도에 따라 기업을 세 그룹으로 구분한다면, 첫 번째로 디지털 혁신 문화가 태생적으로 내재된 기업,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그룹이 있다. 쿠팡, 네이버, 카카오 등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로는 비록 디지털 네이티브는 아니지만 빠른 속도로 디지털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들 수 있다. 반면에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기업이 세 번째 그룹에 속한다.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룹의 격차가 현저히 벌어졌다는 것이다.세 번째 그룹에 남기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글로벌 시대에 한국 기업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응했으면 한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기업도 많지만 좀처럼 변화에 뒤따라오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어 안타깝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팔면 수익이 증가하고 기업이 성장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고객에게 제품을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안, 고객을 더 감동시킬 수 있는 전략, 고객 만족을 위해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고민해야만 한다. 더 나아가 세일즈포스가 고객사의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CRM 솔루션을 고도화하듯이, 고객 감동을 넘어 고객 성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 손부한 대표는···1986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 학사1986년 대우해양조선 R&D 엔지니어1991년 HP Korea 삼성 ERP 프로젝트 리더1995년 액센츄어 PI & SAP 도입 컨설턴트2000년 i2 테크놀로지 코리아 영업총괄 부사장2007년 HP Korea SW영업 총괄2008년 SAP Korea 영업 총괄 부사장2014년 아카마이 코리아 대표2019년 ~ 현재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사진 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