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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원 톰슨로이터코리아 대표 

“올해는 리걸테크의 확산 원년” 

이진원 기자
국내 최초 법률 정보 서비스인 로앤비가 올해 초 톰슨로이터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0년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로앤비는 지난 2012년 글로벌 지능형 정보 미디어 그룹 톰슨로이터에 합병됐고 이후 약 10년이 지났다. 로앤비가 20년 넘게 축적해온 법률 콘텐트와 톰슨로이터의 글로벌 솔루션을 결합한 리걸테크로 무장하고,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국내 법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IBM 금융산업본부 영업대표, 펀팩토리 설립자 및 대표, SAP의 엔터프라이즈 어카운트 매니저, 톰슨로이터코리아 영업본부장, 톰슨로이터코리아 대표(현)
“법무법인과 기업 법무팀은 전문 인력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기술도입에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체 개발 솔루션을 일부 적용하던 수준이 지난 팬데믹 기간에 급속도로 전환됐어요.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대면 업무 환경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법률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도 이 기간에 많이 생겨났죠. 최근 디지털 기술을 통한 법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김준원 톰슨로이터코리아 대표는 국내에서 리걸테크의 수요가 점점 커짐에 따라 도입기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리걸테크가 이미 활성화됐고, 신기술 도입에 시간이 걸리는 일본도 최근 법무법인과 기업 법무팀 중심으로 리걸테크 도입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고 트렌드를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 리걸테크 스타트업들이 B2C로 일반인의 법무 수요를 지원하는 반면, 톰슨로이터코리아는 법률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리서치 영역라는 점이 다르다고 말한다. 톰슨로이터코리아의 종합법률포털 로앤비는 단순 판례 검색을 넘어 55종에 이르는 법률 콘텐트(결정례, 법령해석, 논문, 평석, 법조인정보 등)를 제공해 국내외 법률 동향 및 이슈 면에서 가장 포괄적이다.

“로앤비 콘텐트는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독자적인 법률 정보 가공 기술을 통해 통합검색이 가능해요. 덕분에 법률 리서치 및 정보 검색 시간을 압도적으로 단축할 수 있죠. 절약된 시간을 법조인들이 주요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더불어 지난 2021년 국내 유일의 온라인 주석서 ‘온주(ONJU)’와 통합해 전문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그동안 특별법 주석서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7월부터는 민법 주석서와 최근 발간된 국제사법까지 총 80권의 주석서 서비스로 확장했다.

“법 개정이 잦은 특별법의 경우 출판을 통해 주석서를 만들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요. 요즘처럼 온라인으로 콘텐트를 소비하는 시대에는 온라인 주석서를 제공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죠. 톰슨로이터 온주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 주석서 서비스로, 로펌 변호사와 판사 등 법률 실무가들에게 인기가 높아요.”

AI 활용은 법조계 뜨거운 이슈

특히 최근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AI 기술이 리걸테크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법조계에서 챗GPT의 활용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며 “법무에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과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생성형 AI 툴이 법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톰슨로이터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법률 전문가의 82%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법무에 적용할 수 있다고 답했어요. 다만 어떤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될지는 많은 변수가 있어요. 톰슨로이터 차원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새로운 플러그인을 발표했고, 이 통합 툴은 법률 리서치, 초안 작성, 고객 협업 등에서 전문 업무를 재정의할 것입니다.”

김 대표는 “톰슨로이터 AI 법무 툴의 한국 시장 도입이 머지않았다”며 “국내에서 수요가 크다고 판단되고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톰슨로이터는 전사적으로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법률, 세무,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AI 솔루션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기업 법무팀의 운영ㆍ관리 솔루션 ‘하이큐(HighQ)’, 효율적인 법무비용관리 솔루션 ‘리걸 트랙커(Legal Tracker)’ 등을 올해 초부터 국내에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 6월 말에 첫 기업 도입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법무 전문가들은 바로 도입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리걸테크가 더는 먼 이야기가 아니고 현실로 다가왔음을 체감합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코리아 리걸테크 포럼’에서 리걸테크의 해외 사례와 더불어 그 가치와 혜택이 뜨거운 이슈가 될 것입니다. 특히 AI와 챗GPT의 법조계 활용 방안에 가장 관심이 쏠린 만큼, 기업 법무팀과 로펌이 어떻게 솔루션을 관리하고 업무에 도입할 수 있을지 가이던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톰슨로이터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코리아 리걸테크 포럼은 국내 로펌, 기업 법무팀, 리걸테크 서비스 기업 등에서 약 200명이 참여하는 행사다. 올해 주요 세션으로는 ‘리걸 이노베이션이란’, ‘법률 비즈니스 환경에서 인공지능의 적용 및 활용 사례’, ‘M&A 실사 프로세스 향상을 위한 가상 데이터룸(VDR)의 활용’, ‘전자증거제도 트렌드’, ‘IP/데이터 보호를 위한 기업의 대응전략’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는 “리걸테크 분야에서 한국 법률 콘텐트 시장은 이미 성숙했다”며 “이제 법무 관련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급성장할 것으로 톰슨로이터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5년 톰슨로이터코리아에 영업본부장으로 합류하기 전에 IBM, SAP 등 글로벌기업에서 근무하며 기술을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 솔루션을 제안해왔다. 그는 “급변하는 국내 법률 시장 환경에서 한국 시장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찾아감으로써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미국 등 리걸테크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국내 리걸테크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기분 좋은 발전을 다수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 사진 최기웅 기자

202308호 (20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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