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Home>포브스>Management

김현철 드롱기코리아 대표 

원두에서 커피까지, 집에서 오피스까지 

신윤애 기자
팬데믹 기간 ‘홈 카페’ 열풍이 불며 가정용 프리미엄 커피머신 시장이 급성장했다. 드롱기코리아는 이 열풍을 오피스까지 넓히겠다는 포부다.

▎최근 오픈한 드롱기 컨셉스토어 양재점에서 만난 김현철 드롱기코리아 대표.
지난해 한국인 1명이 소비한 커피량은 367잔. 전 세계 평균(161잔)보다 2배 이상인 데다 프랑스(551.4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그 원인에 대해 경제성장이나 강도 높은 근로 환경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있지만 근원이야 어찌됐든 이제 한국인에게 커피는 에너지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고, 사교하는 수단으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건 분명하다.

게다가 많은 욕구가 억눌렸던 팬데믹 3년은 커피 시장의 질적 성장까지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더 맛있고 고급스러운 커피를 맛보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고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자 집에 저마다의 카페를 마련했다. 이른바 ‘홈 카페’ 열풍이다. 카페 못지않은 프리미엄 장비와 고급 원두를 집에 갖추고 안전하게 맛 좋은 커피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가정용 커피머신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는데,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에스프레소 머신 시장 규모는 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다.

전 세계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판매 1위에 빛나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드롱기도 한국에서 이런 변화를 직접 체험했다. 김현철 드롱기코리아 대표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커피에 쏟는 시간과 지출이 늘었고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드롱기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드롱기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컨셉스토어를 확대하고 가정을 넘어 사무실에서도 드롱기 커피머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피스 클럽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도 론칭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대표는 20년 넘게 코카콜라, 네슬레, 삼성전자, 존슨앤드존슨, 바이엘 등에서 굵직한 국내외 소비재 브랜드를 다룬 인물이다. 드롱기코리아엔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1년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일어난 생생한 변화를 경험한 그에게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팬데믹 기간 국내의 소형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가전제품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인테리어라는 큰 관점에서 취향이 반영됐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가전제품 하나하나에 개개인의 취향이 반영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좀 더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컬러와 디자인의 제품이 인기를 끈다. 드롱기에는 커피머신 외에도 다양한 주방 가전이 있다. 이를테면 브렉퍼스트 라인에는 빈티지 베이지, 빈티지 그린 컬러부터 감성적인 블루까지 다양한 색상의 라인업이 출시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에 발맞춰 패턴이 들어간 디자인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드롱기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디자인적인 측면도 있지만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기대감이 큰 듯하다.

맞다. 그래서 드롱기의 프리미엄 요소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드롱기 컨셉스토어에 방문하면 커피라운지라는 공간에서 원두 로스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취향에 맞춰 본인이 직접 고른 원두, 직접 고른 커피머신으로 맞춤 메뉴를 만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유명 바리스타와 협업한 커피 클래스를 주최하고 최상위 로스터리와 함께 다양한 맛의 커피 원두를 선보이는 등 ‘원두에서 커피까지’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제공한다.

프리미엄이라는 키워드 안에서도 드롱기는 다른 브랜드 대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통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커피머신은 작동법이나 관리법이 다소 까다로울 거란 걱정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전자동 커피머신부터 반자동 커피머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자신의 스킬과 상황에 따라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최근 드롱기에서는 평균 5%씩 지속 성장하고 있는 국내의 커피 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 반자동 커피머신의 콤팩트 버전인 ‘라스페셜리스타 아르떼’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가장 인기가 좋은 제품은 뭔가.


지난해 출시한 반자동 커피머신 ‘라스페셜리스타 아르떼’다. 기존 제품인 ‘라스페셜리스타’의 콤팩트한 버전으로, 탬핑(분쇄한 원두를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도록 압축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는 드롱기만의 바리스타 가이드 키트를 탑재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손쉽게 바리스타와 같이 균일한 풍미와 향을 내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또 ‘디나미카 플러스’는 기존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디나미카’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국내 소비자를 위해 풀 컬러 한글 LCD를 탑재했고 아메리카노, 라테, 드립커피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

커피 시장이 한층 고급화된 시기인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취임했다. 2년간 드롱기코리아를 맡은 소회는.

소비재 브랜드에서 중요한 건 소통과 경험이다. B2C, B2B를 구분하지 않고 여러 고객과 접점을 늘려 다양한 ‘드롱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드롱기의 다양한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컨셉스토어를 신사, 광화문, 부산 해운대에 이어 양재까지 확대했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커피 클래스를 개최했다. 또 오프라인 외에 이커머스 채널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했다. 특히 지난해는 홈카페에 이어 ‘오피스 카페’를 실현해보고자 ‘오피스 클럽’을 론칭했다. 입맛이 고급화된 한국인을 위해 집에서뿐 아니라 사무실에서도 프리미엄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매일 커피를 달고 사는 직장인에게 사내 커피머신은 중요한 복지 아이템이다. 좀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비데가 대중화되기 이전의 시절을 떠올려봤다. ‘사장님, 우리 회사에도 비데 놔주세요’라는 비데 광고 문구가 기억났다. 지금이야 비데 없는 화장실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 시절엔 소수만 누리던 복지 아이템이었다. 커피머신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물론 어느 회사나 자신들의 방식으로 커피를 제공하고 있을 테지만, 드롱기 커피머신으로 내려 마시는 커피는 또 다른 차원의 복지라고 생각한다. 오피스 클럽을 출시하기 전 서울과 경기 지역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오피스 근무 시 커피가 도움이 된다’는 사람이 83%, ‘커피머신이 오피스 근무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한 사람이 78%나 됐다. 또 커피머신이 회사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 역시 78%로 높게 나타났고, 응답자의 81%가 회사 복지 필수 아이템으로 ‘전자동 커피머신’을 선택했다. 니즈를 파악한 후 ‘오피스 클럽’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다양한 기업의 사무실 환경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전자동 커피머신과 원두, 머신 설치 및 정기 관리까지 제공하는 토털 케어 서비스다. 현재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회사에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오피스 클럽 확대를 위한 향후 전략은.

오피스에서도 ‘원두에서 커피까지’ 전 과정에서 드롱기가 줄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전달하고자 지난 7월 4일 원두 구독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리는 전문 로스터리 업체와 협력해 스페셜티 원두를 개발, 제공하는데 원두의 품질은 물론 향미와 풍미가 아주 뛰어나다. 올여름 특별 한정판으로 개발한 원두 ‘위켄드 블렌드’는 부드러운 플로럴 향미를 시작으로 이국적인 레몬그라스와 진저의 풍미가 느껴지는데 아이스커피로 마시면 더 좋다. 더불어 국내에서 일어난 디카페인커피의 인기에 발맞춰 머지않아 디카페인 원두 ‘브라질 싱글 오리진’을 출시할 예정이다. 구운 보리의 고소한 향과 곡물의 단맛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뤄 디카페인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피스 클럽에서도 원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앞서 말한 프리미엄 원두를 비롯한 맛 좋은 원두들을 할인된 가격에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드롱기코리아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드롱기코리아의 최종 목표는 국내 모든 가정이 드롱기 제품을 한 개 이상 보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집에서부터 오피스까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양적 성장뿐 아니라 프리미엄 커피를 제대로 알고 즐기는 새로운 커피 문화를 소비자에게 전파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드롱기가 보유한 브렉퍼스트 라인, 그릴, 에어프라이어, 라디에이터 등 커피머신 이외의 기타 소형 가전 라인도 꾸준히 알려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 사진 최기웅 기자

202308호 (2023.07.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