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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로 일군 부 

 

버드 브리검은 석유 시추로 큰돈을 벌었지만 모래를 운반할 67㎞ 길이 컨베이어벨트는 그를 억만장자로 만들지도 모른다. 작은 도마뱀을 피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모래 사나이 아틀라스에너지를 설립한 버드 브리검은 “우리는 모래를 위한 모세혈관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자신의 듄익스프레스가 “대동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PHOTOGRAPH BY MICHAEL THAD CARTER FOR FORBES
미국 텍사스주 미드랜드에서 자란 버드 브리검(63)은 동네에서 할 것이 많지 않았다며 “모래언덕에서 골판지를 타고 미끄러지며 놀았다. 멋쟁이들은 바닥에 합판을 붙이고 왁스를 칠해서 썰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50년 뒤인 오늘날, 머나한즈 주립공원에는 썰매를 타기에 충분한 거대 사구가 있다. 운이 좋으면 무시무시하게 생긴 7㎝ 크기의 산쑥도마뱀이 무성한 관목 사이를 재빠르게 달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모래를 운반하는 트럭은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브리검의 회사 아틀라스에너지솔루션은 수압 파쇄 시추 시설로 보낼 모래를 매일 트럭 1200대에 한 대당 24톤씩 싣는다. 브리검은 이제 사구에서 놀지 않는다. 그 대신 1년에 약 1000만 톤씩 모래를 파낸다.

입이 바싹 마르도록 건조한 텍사스주 커밋에 있는 아틀라스의 광산 중심에는 50에이커에 달하는 푸른 석호라는 모순된 광경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바지선들이 모래를 준설하고 호스로 빨아올린다. 그 뒤 모래는 세척, 건조, 선별 과정을 거쳐 긴 저장고로 옮겨졌다가 트럭에 실린다.

이 모래는 먼 길을 가야 한다. 커밋 주변으로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퍼미안 분지 지형에는 수천 개 유정과 가스정이 있으며, 매일 새로운 곳이 수압 파쇄로 채굴되고 있다. 모래가 없으면 수압 파쇄가 불가능하며, 유정 하나당 모래가 1만 톤 단위로 필요하다. 굴착 시 모래를 물과 섞어 유정구에 고압으로 주입한다(종종 5㎞ 아래 깊이, 수직으로 3㎞ 안팎). 브리검은 “지하에서 이렇게 파쇄하면 길게 틈이 갈라지며 석유와 가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설립 6년 차인 브리검의 회사는 지난 3월 상장됐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18억 달러로 퍼미안에서 가장 큰 모래 공급업체다. 시장점유율은 25%이며 앞으로 100년은 더 팔 수 있을 만큼 매장량이 풍부하다. 브리검은 회사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10년 전 석유 거래에서 얻은 수익을 고려하여 포브스는 브리검의 순자산을 5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한다.

아틀라스는 공모 금액 3억 달러를 사용할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강화 고무로 길이 67㎞의 전기 모래 컨베이어벨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름은 듄익스프레스다. 존 터너 아틀라스 사장은 “정말 67㎞ 길이의 컨베이어”라며 커밋 저장고 위에 서서 서쪽 뉴멕시코 경계부터 세계 최대의 수압 파쇄 요충지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바라봤다. 이곳에서 엑손모빌, 셰브론,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등의 업체가 향후 수십 년 동안 유정 수천 개를 굴착할 계획이다.

석유업체들의 기대가 크다. 현지 광산이 문을 열기 전에 이 업체들은 위스콘신주 등 먼 곳에서 열차로 모래를 사 오고 1톤당 50달러를 운송비로 지불해야 했다. 오늘날 지배적인 모래 공급업체인 아틀라스는 현금을 쓸어담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는 매출 1억5300만 달러, 순수익 6300만 달러를 올렸다. 채굴 비용은 톤당 7달러, 로열티는 톤당 3달러 정도다. 모래는 톤당 43달러에 팔린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닐 메타는 2024년 운영이 시작될 브리검의 컨베이어벨트에 힘입어 아틀라스의 순수익이 2025년까지 5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듄익스프레스는 운송비를 현재의 절반인 달러당 7달러 수준으로 줄일 것이다.

30살에 시추 기업 설립

기타 비용 절감 효과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이 프로젝트는 목숨을 살릴 것”이라고 윙클러 카운티 의원을 지냈던 커밋 시의회 의원 호프 윌리엄스가 말했다. 2016년에 모래 붐이 시작된 이래, 도로는 40톤짜리 모래 트럭으로 꽉 막혔다. 주 302번 고속도로와 285번 고속도로에서 여러 번 끔찍한 사고가 났다. 퍼미안 지역 전반에서 2022년에 교통사고로 277명이 사망했다. 2021년보다 19%나 증가한 수치다. 트럭 대신 컨베이어로 모래를 운반하면 커밋 인근 도로에서 모래 트럭을 70%가량 줄일 수 있다.

모래 사나이 브리검은 미드랜드에 비하면 녹색 오아시스인 오스틴에서 480㎞ 떨어진 지역에 거주한다. 사무실은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콜로라도 강가 위 절벽에 있다. 브리검이 몰고 다니는 검은색 브롱코에는 ‘존 골트가 누구지?’라는 범퍼 스티커가 붙어 있다. 브리검이 가장 좋아하는 우파 자유지상주의의 아이콘 아인 랜드의 저서『움츠린 아틀라스』속 유명한 글귀다.

브리검의 부모는 브리검이 어렸을 때 이혼했다. 어머니는 미드랜드에서 오 남매를 키우며 정유업계의 전설인 T. 분 피켄스의 파트너인 시릴 와그너 주니어, 잭 E. 브라운 밑에서 일했다. 브리검은 텍사스대에서 지구물리학을 전공하고 웨스턴 지오그래피지컬에서 지진 데이터를 조사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브리검은 “나는 바퀴 속의 작은 톱니바퀴였다. 그보다 훨씬 많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돌이켰다. 1984년 브리검은 석유 거물 H. L. 헌트의 딸인 캐롤라인 헌트가 소유한 석유 및 호텔 지주회사 로즈우드에 취직했다. H. L. 헌트는 1974년 사망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여겨졌던 인물이다. 브리검은 “그곳에서 나는 돌아가는 일을 전부 파악했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브리검은 1990년 30살 나이에 석유 시추를 위해 브리검익스플로레이션을 설립했다. 당시 새로운 기술인 지하 지진파 이미징 기술로 매장량을 확인했다. 1997년 회사를 상장했는데, 마침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석유 붐이 일면서 조향 가능한 드릴비트와 수압파쇄의 조합이 가능해졌다. 브리검은 노스다코타주의 베이켄아 셰일 퇴적지 161㎢를 매입하며 해롤드 햄 같은 억만장자와 경쟁했다. 셰일 붐의 시작이었다. 브리검은 “1980년대에 사업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구멍은 석유가 없는 건공(dry hole)이었지만 지금은 땅 위의 공장”이라고 말했다. 2011년 노르웨이의 스타토일(현재의 에퀴노르)은 브리검익스플로레이션을 47억 달러에 인수했다.

브리검은 이 거래로 1억 달러를 받았고 재빠르게 다음 사업에 투자했다. 브리검리소스는 퍼미안에서 부지 323㎢를 임대하여 시추를 시작했다. 브리검이 가진 현금과 사모펀드를 통한 추가 자금 7억 달러가 투입됐다. 브리검의 투자자들은 2017년 다이아몬드백에너지가 회사를 25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 투자한 돈을 세 배로 돌려받았다. 브리검의 몫은 3억 달러 정도였다.

석유 기업을 하나 더 설립할 수도 있었지만, 브리검은 지난 10년 동안 사업 감각을 발휘하여 많은 양의 모래를 구입해두었다. 수압파쇄 혁명이 시작됐을 때 시추업체는 위스콘신의 광산에서 나오는 입자가 크고 둥근 모래 노던 화이트가 가장 효과적인 ‘프로판트(수압파쇄용 모래)’라고 믿었다. 브리검은 “얼마나 둥근지가 파괴 강도에 매우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석유와 가스가 침투할 공간이 더 많기 때문에 거친 입자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미세 세라믹 구슬로도 실험했다.

브리검은 “온갖 시도를 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퍼미안 분지의 수압파쇄 업자들 사이에서 놀랍게도 가장 효과가 좋은 모래는 바로 그 지역 모래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2017년 브리검은 친구들과 함께 아틀라스샌드를 설립하여 두 거대 사구에 대한 권리를 두고 협상하기 시작했다.

그와 별개로 브리검은 또 다른 상장기업인 브리검미네랄을 설립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아직 땅속에 있는 석유와 가스 권리를 인수하는 데 주력한다. 2019년 기업공개로 3억 달러를 유치한 브리검미네랄은 지난해 말 48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덴버의 시티오 로열티와 합병했다. 그로 인해 브리검은 아틀라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퍼미안에서는 실리앤드스미스 파운데이션을 방문하지 않고는 모래 시장을 독점할 수 없다. 이 재단은 160×160㎞의 토지 블록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 땅에는 이 지역 최대의 사구와 브리검이 어렸을 때 썰매를 타던 공원, 수많은 유정이 포함되어 있다. 약 140년 전 존 실리는 가족 휴양지로 쓰기 위해 이 큰 부지를 매입했다. 이 황량한 땅에는 천연 샘물이 있었는데, 실리는 이 샘물로 이곳을 지나는 대륙 간 철도에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석유, 지금은 모래가 그보다 훨씬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재단은 석유, 가스, 모래 로열티로 번 돈 중 10억 달러 이상을 텍사스대의 연구 병원 설립에 기부했다. 아틀라스가 앞으로 94년 동안 채굴하는 모래 1톤당 약 3달러의 로열티를 위험 부담 없이 받게 된다.

강철과 강화 고무로 만들어지는 브리검의 67㎞ 컨베이어벨트는 아틀라스 엔지니어가 텍사스 A&M에 있는 윈드 터널의 도움을 받아 설계했다. 길에 대한 권리를 얻기 위해 목장주들과 협상하는 데 4년이 걸렸다.

핵심은 자동화다. 오스틴에 있는 본사 제어실에서 기술자들이 원격으로 저장고의 분출을 가동하여 고객의 모래 트럭을 채운다. 각 트럭에는 RFID 태그가 부착되어 있다. 브리검은 “우리는 기하급수적인 효율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듄익스프레스가 완공된 후에도 컨베이어벨트의 모래를 거친 비포장도로 너머 시추 시설로 옮기려면 여전히 많은 트럭이 필요하다. 아틀라스는 이미 군용 맥 트럭 120대를 구매했다. 모래 72톤이 가득 담긴 트레일러 3개를 끌 수 있는 차량이다. 언젠가 이 트럭들이 자율주행으로 운행되기를 기대하며 군용 자율주행 트럭 시스템을 개발하는 로보틱리서치와 협력하고 있다.

인프라와 물류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추와 모래 채굴은 사구의 무성한 관목에서 살아가는 작은 산쑥도마뱀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지난 6월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국은 9월까지 산쑥도마뱀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는 제안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 내의 모래 채굴을 크게 제한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마이클 로빈슨은 “더는 도마뱀의 서식지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하여 아틀라스는 이미 내무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과 협력하며 도마뱀과 석유업계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도 있는 보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브리검은 아틀라스의 대규모 활동은 관목이 없는 대형 사구에서만 이뤄지므로 무성한 관목 생태계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하루에 석유 500만 배럴이 생산되는 퍼미안 분지는 황량하고 척박한 곳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텍사스주 정부나 13개 기관과 학생 24만 명을 두고 있는 텍사스대에는 알짜배기 현금 제조기다. 이들은 매장지 수천 제곱킬로미터에 대한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석유 및 가스 로열티로 23억 달러를 받았다. 거의 모두 수압파쇄로 인한 것이다. 텍사스대가 지금까지 받은 기부금은 570억 달러다.

브리검의 사업에 오랫동안 투자해온 사모펀드 투자자 해럴드 카터는 “상식이 이길 것이라고 본다”며 “지주들은 로열티를 원하고, 주정부는 모래 채굴이 주는 이익을 잘 안다. 도마뱀에게는 다른 땅도 많다”고 말했다.

The Vault


▎ 사진:PATRICK WELSH FOR FORBES
모래로 부자가 되는 방법은 많다. 수압파쇄 혁명이 일어나기 수십 년 전에 모래로 돈을 번 아스트리드 로징에게 물어보라. 평범한 속기사였던 로징은 포브스가 1918년 그의 놀라운 성공을 조명할 당시 “시멘트 8만 배럴”과 “차량 600대 분량의 건물 파티션”, 모래를 비롯한 기타 자재를 “중서부 최대 수준의 건설기업 다수”에 공급하는 시카고의 공급업자가 되어 있었다. 로징이 건설을 도운 시카고의 크레인컴퍼니 빌딩 등 일부 건물은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 로징은 1954년에 79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 창고에는 차량 1500대 분량의 모래와 자갈이 필요할 것”이라고 시카고의 한 시공업자가 그의 회사에 말했다. “어디에서 구매하죠?”

“아스트리드 로징에게 주문하면 문제없습니다.”

그는 답했다.

“로징이라는 남자가 정말 믿을 만한가요?”

“남자라니요! 그 회사는 여자가 운영합니다. 그분이 직접 세웠죠. 저는 자재가 두 배로 빨리 필요할 때 항상 로징씨와 거래합니다.” – 포브스, 1918년 3월 30일


HOW TO PLAY IT


▎ 사진:PATRICK WELSH FOR FORBES
웨스트 텍사스와 동부 뉴멕시코에 걸쳐 있는 퍼미안 분지는 미국 내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지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은 이 분지에서 1만1735㎢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2위인 셰브론의 부지는 8900㎢다. 지난 5년 동안 OXY의 매출은 퍼미안 분지 덕분에 매년 24% 성장했다. 수익은 연평균 49% 성장했다. OXY의 최대 주주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다. 유통 주식의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는 주식을 더 매수하느라 바빴다. 밀레니엄매니지먼트의 억만장자 이즈리얼 잉글랜더도 올해 초 OXY 주식을 대량 매수했으며 현재 19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존 도보스는 포브스 억만장자 투자자 뉴스레터의 편집자다.

- CHRIS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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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호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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