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마이클 스트레이핸의 숨 가쁜 시간 

 

세 TV 방송에 출연하면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미국 프로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 선수 마이클 스트레이핸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게 살면서 수백만 달러짜리 시계 컬렉션으로 스스로에게 보상을 준다. 그러나 53세가 된 그는 이미 두 번째 은퇴를 꿈꾸고 있다.

▎ 사진:COVER AND LEFT: JAMEL TOPPIN FOR FORBES
수요일 <굿모닝 아메리카> 촬영을 막 마친 마이클 스트레이핸(53)은 두 개의 가죽 시계 케이스를 마치 방금 주운 것처럼 왼팔에 끼고 맨해튼 중심부로 향했다. 스트레이핸의 이름 이니셜 MAS가 새겨진 이 두 케이스에는 총 약 100만 달러어치의 시계가 각각 4개씩 담겨 있었다. 스트레이핸은 “그냥 몇 개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의 수집품 목록은 오데마 피게, 드 베튠, 위블로, 수많은 롤렉스 데이토나 모델 등 40여 개에 달한다.

“데이토나는 미국 미식축구 리그(NFL)에 입단했을 때 처음으로 구매한 고급 시계인데, 아마 롤렉스 데이토나라고 적혀 있는 모델은 내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이 시계는 마치 나처럼 튼튼하고 오래가며 다재다능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핸은 확실히 오랜 세월을 견뎌냈다. 뉴욕 자이언츠에서 1993년부터 2007년까지 15년 동안 수비수(Defensive End)를 맡아 미식축구 역사에서 패스 저지 실력으로 손꼽히는 선수가 됐다. 자이언츠의 42회 슈퍼볼(NFL 리그 결승전) 우승에 기여하고 7년 뒤인 2014년에는 프로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휴스턴에서 태어났지만 독일에서 자란 스트레이핸은 본래 선수가 될 생각이 없었다. 독일에서 스트레이핸의 아버지는 육군 공수부대 82사단에서 소령을 지냈다. 스트레이핸은 텍사스서던대에 다니던 시기를 돌이키며 “대학을 졸업한 다음 취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그는 삼촌의 발자취를 따라 미식축구 수비수로 활약했다.

스트레이핸은 2008년 헬멧을 벗은 이후로도 그 마음가짐을 확고히 유지해왔다. 은퇴 직후 ‘폭스 NFL 선데이’ 팀에 합류했으며, 2012년에는 쟁쟁한 연예인 경쟁자들을 제치고 켈리 리파와 함께 <라이브! 위드 켈리리파>의 공동 진행자로 발탁됐다. 4년 후에는 지금까지 맡고 있는 <굿모닝 아메리카>의 공동 진행자 자리를 차지했으며, 부업으로 <십만 달러 피라미드>의 진행까지 맡았다. 포브스는 스트레이핸이 방송 활동으로 연간 최소 200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추산한다. 이는 뉴욕 자이언츠에서 마지막 10시즌 동안 받았던 평균 연봉 690만 달러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7만6000달러짜리 ‘존 메이어’ 롤렉스 시계를 찬 스트레이핸은 “내 경력이 이쪽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오래 지속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좋은 물건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좋은 물건을 이렇게 많이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죠. 그래서 제가 가진 것들에 대해 더 깊이 감사하게 됐습니다. 항상 뭔가를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기분이 어떤지 잘 아니까요.”

스트레이핸은 포브스가 약 2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 시계 컬렉션뿐 아니라 자동차와 주류도 수집하지만, 시계야말로 “예술 작품”이자 성공의 척도라고 말했다. “공장을 방문해 시계가 제작되는 과정을 보면 얼마나 많은 장인정신과 정밀함이 담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손목에 걸치는 이 물건 하나에 정말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가죠.”

예를 들어 아마존을 설립한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에서 2021년 스트레이핸을 우주 여행에 초대했을 때, 그는 천체를 테마로 한 시계 2개를 착용했다. 운석 다이얼이 장착된 4만4600달러짜리 롤렉스 GMT-마스터 II와 SF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영감을 받은 12만5000달러짜리 드 베튠 시계다. 스트레이핸은 “전자시계도 똑같은 시간을 표시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건 맞는 말이지만 전자시계에는 개성이 없다. 나는 시계에서 중요한 건 바로 개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핸은 시계를 선물할 때도 이 철학을 적용한다. 몇 년 전, 그는 연예 매니지먼트·제작사인 스맥 엔터테인먼트를 자신과 함께 설립한 콘스탄스 슈워츠모리니를 “내 인생의 햇살”이라 부르며 노란색 다이얼이 달린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시계를 선물했다.

슈워츠모리니는 NFL 마케팅 팀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이핸을 만났다. 이후 연예 매니지먼트 업계로 이직해 래퍼 스눕 독과 함께 일하다가 스트레이핸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2011년 설립된 스맥은 콘텐트를 제작하고 위즈 칼리파, 디온 샌더스, NFL 팀 휴스턴 텍선스의 공격수(Wide Receiver) 스테폰 딕스 등 유명인사에게 매니지먼트를 제공한다. 현재 스맥의 CEO인 슈워츠모리니는 꼭 필요할 때만 스트레이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스트레이핸은 자신이 관여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아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핸의 시계 컬렉션 중에는 제랄드 찰스 마에스트로 8.0, 셀레브레이션 다이얼이 장착된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41, 파텍 필립 노틸러스 트래블 타임 크로노그래프 등이 있다. / 사진:JAMEL TOPPIN FOR FORBES (3)
지난해 스트레이핸은 억만장자 마크 라시와 함께 투자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라시는 미국 뉴욕시의 122억 달러 규모 사모펀드 회사 애비뉴 캐피털 그룹의 공동 설립자로, 신흥 스포츠 리그와 팀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새 스포츠 펀드를 출시했다. 15년도 더 전에 만난 스트레이핸과 라시는 시계라는 공통 관심사를 계기로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2021년 신품·중고 고급 시계 판매사 1916 컴퍼니의 1억6500만 달러 규모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 라운드에는 마이클 조던, 야니스 아텐토쿰보, 빅 애크먼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도 함께했다. 라시는 “우린 친구가 된 뒤로 만날 때마다 서로 다른 시계를 차고 있는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핸은 스티븐 커리, 린지 본, 영국 축구 스타 해리 케인 등 다른 유명 운동선수 투자자들과 함께 애비뉴 캐피털의 팀원이다. 라시는 “스트레이핸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사람들이 수많은 거래를 제시하며, 그는 그중에서 우리가 흥미로워할 만한 것을 가져온다”며 “결국 우리가 이런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이유는 상대방이 스트레이핸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 자녀의 아버지인 스트레이핸은 애비뉴 캐피털에 참여하면서 일거리를 더 늘렸지만, 이제 자녀들이 다 독립한 만큼 은퇴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천히 물러날 생각”이라며 “갑자기 전부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하나씩 내려놓을 것이고 나중에는 골프장에서나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열정적인 시계 수집가는 지난해 시간의 가치에 대해 쓰디쓴 교훈을 얻었다. 2023년 10월 막내딸 이사벨라가 19세 나이에 희귀 뇌암 진단을 받았다. 지금 딸의 병세는 호전되는 중이지만, 이 시련을 계기로 스트레이핸은 폴 뉴먼 시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시각에 눈을 떴다.

스트레이핸은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결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아버지로서 그 사실을 매우 유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죠. 80세가 되어서도 TV에 나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기쁨이자 영광이지만,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세계 시간을 한눈에 | 모든 시간대를 놓치지 않는 세계여행용 시계들.


▎1. 파텍 필립 월드 타임 5330G-001(7만6590달러). / 2. 보베 레시탈 28 프로웨스 1(73만5000달러). / 3. 칼 F 부케러 헤리티지 월드타이머(1만4900달러). / 4. 예거 르쿨트르 폴라리스 지오그래픽(1만6100달러). / 5. 프레드릭 콘스탄트 헤리티지 월드타이머(1만8995달러). / 사진:MAP: MIKROMANO/GETTY IMAGES
GMT 시계는 두 개(때로는 세 개) 시간대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어 수십 년간 유용한 여행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진정한 제트족과 글로벌 사업가들에게는 24개(또는 그 이상)의 세계시간대를 한눈에 보이도록 추적할 수 있는 월드타이머만큼 완벽한 도구는 없다. 1930년대에 발명된 이 복잡한 기능은 여전히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봄 파텍 필립은 시간과 날짜를 현지와 동기화하는 모델을 선보였고, 보베는 미국과 EU의 서머타임까지 반영하는 월드타이머를 출시했다. 스마트워치보다 한 단계 더 스마트해진 시계라고 할 수 있다.

시계 보기를 돌같이 | 디지털 시대를 위한 다채로운 스톤 다이얼.


▎1. 롤렉스 데이데이트 36 에버로즈 골드, 그린 어벤츄린 다이얼(4만8400달러). / 2. 율리스 나르덴 다이버 아톨, 크리소콜라 다이얼(1만5800달러). / 3. 모저앤씨 스트림라이너 투르비옹, 옥 다이얼(11만9900달러). / 4. 제이콥 앤 컴퍼니 팔라티얼 클래식, 라피스 라줄리 다이얼(1만6500달러).
피아제는 1960년대 초 라피스 라줄리, 호안석, 옥 등 스톤 다이얼 시계를 선구적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 이 소재는 강도가 매우 약했고 스타일이 유행을 많이 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시계 업계는 새로운 스톤 시대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브랜드가 다이얼에 화려한 색상을 입히고 다이아몬드와 기타 보석 요소들을 더하며 혁신을 이뤘다. 무엇보다 스톤 다이얼의 매력은 그 고유함에 있다. 시계 수집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고유함은 언제나 가치를 지닌다.

작은 시계 속 큰 아이디어 | 큰 시계 못지않은 미니어처 시계들.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미니 프로스티드 골드 쿼츠(3만4400달러). / 까르띠에 탱크 미니 LC (7000달러.)
최근 남성용 시계가 40㎜ 이하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작은 시계 트렌드가 더욱 세련된 형태로 발전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제 배드 버니, 티모시 샬라메 등 남성 연예인들이 작은 칵테일 시계를 착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며, 두 브랜드가 더 작은 시계를 생각해내는 큰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지난 4월 까르띠에는 단 16.5㎜ 크기의 미니어처 탱크 컬렉션을 출시했고, 한 달 후 오데마 피게는 23㎜ 크기인 미니 로열 오크 컬렉션을 선보였다. 크기는 작지만 정교함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

- Simone Melvi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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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호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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