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그곳에 가고싶다] 正月의 창녕 

 

글 이항복 월간중앙 사진 권태균 월간중앙 booong@joongang.co.kr
설이 지나면 아이들은 대청 밑이나 뒤꼍 담장 아래 혹은 곳간을 뒤지기 시작한다. 요즘이야 쓰레기 중에서도 ‘상쓰레기’ 취급을 받지만, 라면 봉지 하나도 귀하던 시절 깡통이 흔하게 눈에 띌 리 없었다. 어쩌다 도랑창에서 녹슬어 해진 깡통이라도 찾으면 보물찾기에서 보물이라도 찾은 듯 기뻤고, 뜻밖에 지난 여름 방바닥을 칠했던 ‘에나멜’ 통이라도 발견되는 날이면 기분은 그야말로 하늘을 날았다.



깡통을 찾았거나 말았거나 며칠이 더 흐르면 아이들은 온 산을 뒤져 관솔 따기에 정신이 팔렸다. 깡통이 없다면 관솔을 철사로 얼기설기 엮으면 됐으니까. 아이들의 쥐불놀이 도구인 쑥방망이 대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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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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