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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생각바꾸기]東家食西家宿 

 

많은 사람들은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이 떠돌이를 의미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나온 ‘표준 국어대사전’에도 ‘동쪽 집에서 밥 먹고 서쪽 집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일정한 거처가 없이 떠돌아다니며 지냄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 실제의 용례로 ‘그는 작은할아버지 집에서 나온 뒤 동가식서가숙의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고학을 했다’는 인용문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그 말의 출처가 된 ‘천평어람’(天平御覽)의 고사를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 떠돌이가 아니다. 동과 서의 두 마을로부터 동시에 청혼받은 제(齊)나라의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어머니는 동쪽 마을로 시집가고 싶으면 왼쪽 소매(左袒)를 걷고 서쪽 마을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 소매(右袒)를 걷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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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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