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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생각바꾸기] 종소리처럼 생각이 울려왔으면…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책장 한구석에는 작은 종 한 쌍이 놓여 있다. 우연히 눈에 띄어 무심코 흔들어 보았더니 뜻밖에도 투명한 소리가 난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매다는 장식 종인 줄로만 알았는데 무슨 금속에인가 도금한 진짜 종이었던 것이다. 높은 소리를 내는 것이 은종이고 조금 낮은 소리로 울리는 것이 금종이다. 별로 눈여겨본 적도 없던 것이 소리를 내는 순간 무엇을 발견했을 때와 똑같은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 소리는 먼지 속에 감춰져 있었던 것일까. 내 손이 닿기 전까지 그것은 하나의 돌멩이와 같은 존재였거나 아니면 한 번도 존재해 본 적 없는 그냥 텅 빈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지금 목숨을 지닌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며 환한 대낮 속으로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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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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