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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中企劃 중소 기업을 살리자│집중취재] 누가 공장을 세워 가동하랴 

“도장 200개에 2년 허송, 지뢰밭 걷기보다 힘들어” 

윤길주 월간중앙 기자 ykj77@joongang.co.kr
김포에서 화장품 제조업을 하는 S사장. 그는 지금도 공장 설립 허가를 낼 때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당시 얼마나 고생했던지 다시 하라고 하면 차라리 이민을 할지언정 절대 못한다고 단호히 말한다. 주변에서 공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도시락 싸서 다니며 말릴 생각이라고도 했다. 그는 “전생에 죄가 큰 놈들이 벌을 받아 한국에서 제조업을 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S사장이 화장품 제조업을 하려고 김포시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때는 2001년 말이다. 공장 부지가 군부대 지역에 있기 때문에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군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이와 함께 공장 건물을 지어도 되는지 토목입지 심의를 거쳤다. 김포시 건축과·환경과·사회과 등 무려 7개 과의 동의를 구해야 심의를 받을 수 있었다. 1개과라도 동의해 주지 않으면 마냥 시간이 축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대지 1,000평에 건평 230평짜리 건축 허가를 받는 데 10개월이 걸렸다. 설계 사무실에서 건축허가 대행을 했는데 S사장과 설계사무소 직원들은 시청 문턱이 닳을 정도로 쫓아다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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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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