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골 마을에는 여름이 되면 따로 반찬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타작마당 앞 남새밭에 열린 풋고추·깻잎·상추·가지·오이 같은 푸성귀를 뚝뚝 따 밥상에 올리면 그게 반찬이었다. 남새밭 채소는 농약과도 거리가 멀었다. 변소에서 퍼낸 똥·오줌을 거름으로 주면 뜨거운 태양 아래 무럭무럭 잘도 자랐다.
장독에서 갓 떠낸 된장에 이 채소를 푹 찍어 보리밥 한 숟가락과 넘기는 맛은 모르는 사람은 정말 모른다. 뙤약볕 아래 고추가 익어갈 무렵 ‘맴맴’ 매미소리와 함께 감나무 잎사귀를 살랑살랑 흔드는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면서 밥술을 뜨다 보면 보리밥 한 사발을 뚝딱 비운다. 여기에 구수한 숭늉 한 대접이면 먹은 음식이 쑥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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