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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고사목은 죽은 나무의 탄생… 

생사 이어지는 삼라만상의 이치 깨닫다
농부 서연의 생태산문 대지가 여윈 몸을 뒤척일 적에 ⑦ 

고추나 옥수수도 애초에는 지지대가 필요 없는 작물이었다. 더 큰 열매를 원하는 인간이 품종을 개량한 끝에 제 열매의 무게도 감당하지 못하는 작물이 돼버린 것이다. 제 모습 그대로 두면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게 될 것을….음력 사월은 노상 가물었다. 고춧잎이 타 들어가고, 모종을 낸 호박·오이·가지도 힘을 타지 못했다. 목화와 아주까리처럼 씨를 묻은 작물은 싹도 쉬 올라오지 않았다.



산비탈에 자리한 이웃집 밭을 보니 밭 아랫녘에 트랙터 바퀴자국이 깊이 패여 있고, 그 자국에는 언덕배기 지하수가 흘러내려 물이 고여 있었다. 그 물에 무당개구리가 산란했다. 그러나 개구리는 천기를 읽지 못했던 것 같다.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면서 산란했던 알 덩이가 모두 말라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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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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