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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인터뷰] SUPER STAR K 출신 신인가수 김예림의 특별한 외출 

“유혹한다고요? 음악은 본능인데요, 뭐” 

글 박지현 월간중앙 기자·김상훈 인턴기자 / 사진 오상민 기자
귀를 홀리는 듯한 매혹의 목소리… JTBC 예능프로 <5일간의 썸머>에서 파트너인 로빈과 시청자 홀렸다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김예림(22)은 윤종신의 프로듀싱으로 가요계의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강렬한 색깔과 순수함이 공존하는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더니 JTBC <5일간의 썸머>에 고정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홀렸다.
‘내꺼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썸’의 노랫말 일부다. ‘썸’이란 말은 요새 젊은층의 언어로 관계에서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른다. 서로 알아가는 과도기로 모호한 관계를 뜻한다. 이 말을 사람에게 적용하면 성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 아닐까. 색깔이 모호해, 한 가지 색깔로 규정짓기가 어려운 그런 사람 말이다.

가수 김예림(22)의 첫인상이 그랬다. 풋풋함과 조숙함을 모두 지녔으니까. 몇 마디 말을 나눠보니 강렬한 색깔과 순수함이 공존하는 묘한 매력이 풍겨 온다. 그는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슈퍼스타K3> 출신이다. ‘투개월’이라는 듀엣으로 참가해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와 함께 톱3까지 올랐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가수 이승철이 “사람을 홀리는 인어의 목소리”라고 극찬했을 만큼 독특한 음색을 지녔다. 미국으로 돌아간 파트너 도대윤을 두고 솔로로 데뷔해 승승장구한다. 소속사 대표 윤종신의 프로듀싱으로 2013년 발표한 데뷔곡 ‘All right’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그는 가요계의 주목받는 신인 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3회 가온차트 K-POP 어워드>와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각종 드라마 OST와 피처링에 참여해 가수로서 입지를 다져오던 그는 지난 4월 미니앨범 를 발표해 다시금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타이틀 곡인 ‘알면 다쳐’, 선공개된 ‘AWOO’를 비롯해 래퍼 빈지노가 참여한 ‘바람아’, 샤이니 종현이 작사·작곡한 ‘노 모어(No More)’, 루시드폴의 감성 포크 ‘종이새’ 등이 사랑을 받았다.


▎가수로서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몽환적이고 허스키한 음색 때문이다. 미니앨범 <컬러링>도 그의 독특한 색깔이 잘 드러나 사랑을 받았다.
1994년생. 불과 스물두 살의 김예림은 보란 듯이 가요계를 흔들더니, 얼마 전 시작한 JTBC <5일간의 썸머>로 예능계에도 뛰어들었다. 역시 JTBC 예능 프로인 <비정상회담>에서 인기를 모은 프랑스인 로빈 데이아나와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로맨틱한 ‘썸’을 즐기는 내용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 파트너가 5일간 해외 여행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가는 설정이다. 김예림은 섬세하고 다정다감한 로빈의 적극적인 대시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철벽녀’로 상대의 마음을 애태우게 하는 ‘밀당(밀고 당기기)’을 선보였다. 최종 결정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순간까지도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아 시청자들의 마음까지도 애를 태우게 했다. 나이로 봐선 철없고 연애에 서툴 것이라는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 의연하고 성숙한 느낌이랄까!

7월 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예림의 모습은 또 달라 보였다. 생기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20대의 모습 그대로 인터뷰 중간중간 매력을 발산했다.

“관심 있는 건 집요하게 파는 성격”


▎김예림은 듀엣 ‘투개월’로 <슈퍼스타K3>에 참가해 톱3까지 진출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5일간의 썸머>에서 로빈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어요? 로빈의 애간장을 태우는 게 장난 아니던데요?

“그랬나요? 제가 밀당하는 성격은 아닌데…. 오히려 관계가 확실한 걸 좋아하는데, 의도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5일 만에 갑자기 연애를 할 수는 없지만 서로 조금씩 알아가면서 설렘을 느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장소가 프랑스 파리였잖아요? 파리라면 없던 로맨스도 생겨날 법한데요?

“그럼요. 파리를 이번에 네 번째 가보았는데 도시 자체가 워낙 사람을 들뜨게 만들긴 하더라고요. 파리 만이 갖고 있는 낭만이라든지 설렘은 거부할 수가 없는 거 같아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무엇보다 관심사가 비슷한 게 중요해요. 재미있고 남자답고 뭐 여러 가지 얘기를 하지만 정해진 것은 없어요. 결국 제가 생각하는 틀 안에서 멋있다고 느낄 만한 사람이어야겠죠.”

어디선가, 외모는 안 보는데 이상형을 배우 공유 씨로 꼽았던데, 맞나요?

“아, 그게요. 이상형을 먼저 물어보셔서 ‘외모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좋아하는 연예인 물어보실 때 공유 씨 좋다고 했더니 그렇게 정리가 돼 나오더라고요.”(웃음)

오디션 프로 출신 가수들이 주목받는 시대다. 대 국민 오디션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으면서 실력에서는 엄격한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예림도 <슈스케> 시즌 3의 톱3 출신으로 일찌감치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듀엣 ‘투개월’로 오디션에 참여했던 그는 몽환적인 보이스와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더 주목받은 것은 무대 아래서는 조용해 보이다가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돌변하는 카리스마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가수 김예림 하면 강렬한 무대 매너가 아닐까 싶어요. 평소엔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어서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것 같은데 무대에서는 180도로 변한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실제 성격은 어때요?

“정말 극과 극인 것 같아요. 조용할 때도 있고 남들이 놀랄 만큼 적극적일 때도 있어요. 누구나 양면이 있잖아요. 학창 시절에 그렇게 눈에 띄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공부만 하는 아이도 아니었죠. 혼자서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공부도 하고 싶은 과목만 좋아하고 뮤직 페스티벌 가는 것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과목이 뭐였는데요?

“영어 과목을 특히 좋아했어요.”

그래서일까?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재미교포로 인식됐다. “사실 외국에서 1년 반밖에 살지 않았어요.” 김예림은 중학생 때 1년간 캐나다 유학을 다녀온 후,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리고 미국 뉴저지의 레오니아 고등학교에서 6개월 동안 학교를 다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레오니아 고등학교는 김예림이 속한 ‘투개월’ 말고도 SBS 우승자인 케이티 김과 가수 에일리 등이 다녔던 고등학교로 유명세를 탔다.

시청자들이 ‘미국에서 왔는데도 한국말을 아주 잘하네’라고 생각했죠.

“(웃음) 전 주로 분당에서 살았어요. 2∼3년마다 이사를 자주 다니긴 했지만 분당 토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왜 교포라고 소문난 거죠?

“그러니까요. 제가 진짜 재미교포처럼 보여요?”(웃음)

음악은 부모님의 재능을 물려받았다고 보나요?

“아뇨~. 부모님은 음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어머니는 미술, 아버지는 체육을 전공하셨거든요. 원래 어렸을 때에는 미술을 하려 했지만 한 번 안 하다 보니 또 계속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을 한다 했을 때 부모님이 꽤나 놀라셨어요.”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가? GOD를 정말 좋아해서 콘서트장을 갔어요. 원래 낯도 많이 가리고 수줍음을 타서 노래방 같은 데를 가기는커녕 부모님 앞에서는 가요프로그램도 보지 못했거든요. 당연히 오디션 전에는 어떤 무대에 선 적도 없었고요. 전 그냥 새로운 환경을 경험해보는 걸 좋아하고 관심 분야를 깊게 파는 성격이에요.”

‘투개월’ 멤버인 도대윤 씨와는 고등학교 친구인 거죠?

“네. 처음부터 친했던 건 아니었고요. 오디션을 나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기타 연주를 잘하는 친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대윤이한테 요청해서 같이 나가자고 했죠.”

솔로로 데뷔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둘 다 장점이 있는 거 같아요. 대윤이도 학업 마치면 돌아올 거고요. 당장부터 무조건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어요.”

“콘셉트요? 섹시한 건 생각 못했는데요?”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할 정도로 독특한 음색의 목소리도 그렇지만 김예림은 특히 곡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윤종신이 작사·작곡한 데뷔곡 ‘All right’에서 그는 허스키한 저음의 목소리와 발음으로 단박에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곡이 발표된 뒤 개그우먼 신보라가 김예림 목소리를 흉내 내는 패러디가 나온 바람에 더 유명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예림은 “정말 재밌었다”며 깔깔거리며 웃었다.

첫 앨범이 나왔을 때 느낌은 어땠어요?

“굉장히 감격스러웠죠. 더구나 함께 곡 작업한 분들이 모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셨거든요. 그래서 작업도 순조로웠죠. 애정이 강한 만큼 감격도 컸던 것 같아요.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어요.”

노래 중에 ‘All right’ 발음이 너무 독특해서 패러디도 많이 됐잖아요. 근데 그게 혹시 미리 짜인 콘셉트 아니었나요?

“아니요, 전혀요~. 저는 그게 자연스러운 발음이라고 한 거예요. 뭘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All right을 영어 발음 그대로 발음했는데 종신 쌤(김예림은 윤종신 프로듀서를 ‘종신 쌤’이라 불렀다)이 ‘어? 그거 좋네?’라고 하신 거예요.”

목소리가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것을 어필한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제 목소리가 특이한지도 몰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노래를 시작해서 오디션 나가면서 알게 됐거든요. 정말 신기했죠. 나중에 어릴 때 동영상을 보게 됐는데 아기 때부터 목소리가 허스키하긴 하더라고요.”(웃음)

그 곡은 신비스럽고 몽환적이면서 묘한 섹시함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앨범 콘셉트였나요?

“(콘셉트에 대한) 의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갖고 있는 게(색깔이) 기본적으로 있지 않을까요? 사실 앨범 나오기 전엔 섹시하다는 반응이 나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게 있다는 걸 그때 알았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조숙하다는 말 많이 듣죠?

“네.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것 같아요.”(웃음)

외모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음악에 대해서도 성숙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굉장히 본능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음악) 공부를 한 건 아니라서 이론으로 좋은 곡과 나쁜 곡을 구분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의외의 것을 좋아하기도 해서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해서 하는 음악가는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도 보컬 레슨을 몇 번 받긴 했지만 그것으로 답을 내리기가 어려웠어요. 느낌으로 해요.”

음악만큼은 직관에 의존한다는 김예림. 그래서인지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많아 보였다. 2012년에는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에서는 조연으로 연기에 도전하는가 하면, 지난해부터는 SBS라디오 <애프터 클럽>의 진행도 맡았다. 음악에 대한 진중한 태도와 남다른 해석으로 청취자들의 귀를 홀리고 있다. 고정 예능으로는 이번 <5일간의 썸머>가 처음이다.

때로는 당돌해 보이기도 하고, 수줍은 소녀처럼 혼자 춤을 추기도 하고, 예능에서는 꾸밈없이 털털하기도 하고, 방송에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돼요.

“저는 뭐든지 해봐야 아는 것 같아요. ‘이것만 해야 돼’라고 고집하기에는 아직 어리잖아요? 뭘 가리면서 할 때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하나씩 도전해보면서 느끼는 게 굉장히 많아요. 아직까지는 ‘(전) 이런 색깔의 사람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아요.”

새 앨범은 훨씬 과감해지고 본능적인 그의 시도 중 하나다. 타이틀곡 ‘알면 다쳐’에서 골반을 살짝살짝 흔드는 안무와 “날 갖고 노는 건지, 널 갖고 노는 건지”라는 중독성 강한 도입부는 볼수록 빠져드는 묘한 느낌을 준다. ‘AWOO’는 마음만 먹으면 남자를 적극적으로 유혹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속내를 보여준다. “난 너를 꼬셔~ Awoo, Awoo”라는 후렴에서 김예림의 고양이 눈빛은 ‘남심’을 사로잡을 듯이 강렬하다.

이번 앨범은 고양이 같은 매력이 상당하던데요. 유혹하는 데 있어서 더 당돌해지고 맹랑해졌다고 할까? 지금 나이에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여자들의 깊숙한 내면에 다들 있는 것 아닐까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들 앞에서 ‘끼를 부린다’고 하잖아요. 그건 나이랑 관계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돌이 갖는 대중성과 뮤지션의 개성이 섞여 있다고 보는데, 이 조화가 쉽지 않거든요.

“제 생각이지만, 이번 앨범에서 대중성이 드러난 건 타이틀 곡 말고는 없어요. 이번 앨범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단순한 것’이었어요. 목소리가 악기 앞으로 나가고, 곡의 구성도 단순화하는 작업으로요.”

앨범 제목이 였던 이유가 거기 있었군요?

“네. 종신 쌤은 제가 굉장히 ‘단순한 아이’라고 생각하셨대요.”

앨범 제목을 정해놓고 작업을 시작한 거예요?

“네. 저의 성격도 극과 극이잖아요. 사람들은 저를 내성적이고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할 것 같다고 하지만 전 그렇게 복잡하지 않아요.”

윤종신이 칭찬한 김예림의 최고 장점은 ‘멘탈’


▎JTBC <5일간의 썸머>에서 김예림은 파트너 로빈과 함께 프랑스에서 로맨틱한 ‘썸’을 즐겼다.
김예림의 소속사 대표이자 프로듀서는 가수 윤종신이다. 오디션 때부터 투개월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꼼꼼히 지적하고 지켜봐왔던 그는 김예림의 곡을 총괄 프로듀싱하면서 지금의 김예림을 만들었다.

윤종신 프로듀서가 많이 예뻐한다는 소문이 있어요?

“(웃음)아니에요. 모두 다 똑같이 예뻐해주세요.”


▎김예림은 “여자들의 깊숙한 내면에는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끼를 부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건 나이와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을 높게 평가해주셨는지 궁금해요.

“종신 쌤은 저의 최고 장점은 ‘멘탈’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무대에 나가보는 게 처음이었을 텐데 처음부터 정말 안 떨렸어요?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으니까 저도 제가 어떨지 몰랐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발표하는 것도 부끄럽고 싫었는데, 무대에 올라가서 ‘얼굴 안 빨개져야지’ 계속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생방송 때부터 관객들은 그냥 액자 속에 있는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나니 안 떨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대부분은 많이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좀 달랐던 거 같아요.

“제가 비정상적인 거죠.”(웃음)

윤종신 프로듀서는 어떤 분이에요?

“늘 한결같으세요. 모든 게 자연스럽다고 해야 하나? 오랜만에 뵈어도 자연스럽고, 어떤 일에도 크게 놀라는 일이 없고요. 저한테는 어른이죠. 음악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어른이신 것 같아요.”

예림 씨도 어른이 아닌가요?

“아니요. 저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저는 남들이 얘기를 해서 제가 사회생활을 하고 있구나 느낄 뿐이지 어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가끔 <슈퍼스타K> 직후 인터뷰에서 (갑자기 가수가 된) 급격한 변화에 낯설지 않느냐고들 하시는데,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이 길이 지름길이긴 하지만 제 페이스 안에서는 차근차근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저도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겠지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어요?

“먼 미래를 미리 계획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순간순간 하고 싶었던 것을 해왔던 것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하나하나 이뤄가면서 경험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목표가 있다면 김예림만의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좋아할 지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분명히 가져가야 하는 것(캐릭터)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만의 개성으로요.”

본인이 단순하다고 주장하는 20대 초반의 신인 가수를 마주하면서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형용하기 쉽지 않은 단어가 맴돌았다. 신비롭지만 순수한, 나른하지만 또렷한…. 각기 모순된 이미지 사이에서 가수 김예림은 동전을 회전시킨 것마냥 빠른 속도로 돌면서 양면을 보여주는 반전매력을 뽐냈다. 청초한 이미지의 가수 박지윤이 2000년 4집 <성인식>을 통해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라고 섹스어필 했던 것처럼, “난 아직 20대인 걸요”라고 외치는 신인가수의 눈에는 자신도 잘 모르는 농염함이 어려 있었다. 가수 김예림의 또 다른 매력이 발산될 날이 곧 올 것 같다.

글 박지현 월간중앙 기자·김상훈 인턴기자 / 사진 오상민 기자

201508호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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