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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연재│문명사적 대전환기, 전문대의 미래를 말한다]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대학이 변화를 두려워하면 학생에게 죄 짓는 것” 

글 양영유 논설위원 yangyy@joonngang.co.kr / 사진 김성룡 기자
전문대학 최초로 인천 송림동과 송도에 ‘듀얼 캠퍼스’ 운영… 2년 연속 수도권 취업률 1위, 세계적 수준 전문대 선정

▎이기우 총장은 1948년 경남 거제생. 부산고를 나와 9급 서기보로 공직에 입문했다. 공무원 생활을 하며 안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성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 공보관, 기획관리실장, 한국 교직원공제회 이사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거쳐 교육부 차관을 지냈다. 2006년부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으로 재임 중이며, 제 14~15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을 역임했다. 한국전문대학 법인협의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인천시 동구 재능로(송림동)에 있는 인천재능대학교는 국내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연간 20개 이상의 대학 관계자가 찾아와 ‘살아 숨쉬는 대학’, ‘영혼 있는 대학’을 내건 인천재능대의 속살을 탐방한다. 그 이유가 뭘까? 해답은 이기우(68) 총장이 갖고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대학을 명문으로 키워낸 이 총장의 비결을 알아보려는 것이다. 정부가 선정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WCC) 육성 대상 선정, 일반 대학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 중 2년 연속 취업률 1위, 수도권 대학 평가 최우수 A등급, 전문대 최초의 인천 송도신도시 캠퍼스 조성 등 인천재능대의 발전상은 화려하다. 이 총장은 “‘변화를 두려워 않는 대학, 변화와 변화를 거듭하는 대학이 되자’는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일구고 있는 성과”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 대학 모델을 만들려니 늘 변화에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오는 7월이면 인천재능대를 이끈 지 10년이 됩니다. 대학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2006년 부임하자마자 교육 목표를 ‘어디서든 인정받는 최적의 인재’ 양성으로 정했습니다. 전교생이 4000명, 전공이 20여 개인데 구성원의 변화가 절실했지요. 그래서 행정조직 개편과 인원 감축, 학과 통·폐합 등으로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체질 바꾸기를 시작했습니다. 경쟁력을 상실한 학과를 통·폐합해 화장품·간호·호텔외식조리·한식명품조리·항공운항서비스과 등으로 특성화한 게 대표적입니다. 구성원들이 변해야 살고, 학생이 있어 우리가 있다는 절실함을 공유하면서 2012년부터 성과가 나타났죠. 정부의 기관평가인증 획득, 농림수산식품부 한식조리특성화 전문대, 산학협력 선도 전문대(LINC), 최우수 특성화 전문대 등에 잇따라 뽑혔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인천재능대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제가 평소 강조하는 철칙이 있습니다. ‘학생에게 죄 짓지 말자’와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 말자’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는 의지입니다. 학벌과 스펙시대는 가고 지금은 능력 중심사회입니다. 정부가 전문대를 고등직업 교육 중심기관으로 활성화하려는 이유기도 하고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은 직무능력을 바탕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정부의 직무역량 평가기준입니다. 우리는 모든 학과에 NCS 교육과정을 도입해 수업뿐만 아니라 평가도 실제 현장과 동일하게 진행합니다. NCS 기반의 현장맞춤형 주문식 교육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때문에 정규 수업만으로도 취업준비를 다할 수 있습니다. 특성화 영역을 ‘지역산업과 부합하는 서비스 분야’로 설정해 모든 학과를 5개 서비스 분야로 묶었어요.”

취업률 톱 비결? “실력 있고 인성도 좋죠”


▎이기우 인천재능대학 총장(오른쪽)과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대담을 하고 있다.
그 5개 분야가 궁금합니다. 보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호텔관광·공항항만·행정지원·교육복지·IT와 BT 서비스 입니다. 내실화가 과제인데 학생들의 실력을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도록 교육의 품질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취업률이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 남은 숙제도 많습니다.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과 선진화된 행정시스템을 갖추려 합니다. 그래서 전문대 최초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송도국제화캠퍼스를 조성 중입니다. 더불어 한식세계화센터도 건립해 글로벌 명품대로 거듭나는 제2 창학을 준비 중입니다.”

송도캠퍼스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입니까?

“송림동·송도 듀얼 캠퍼스를 목표로 2010년에 부지를 매입했습니다. 송도에는 지난해 9월 유통물류과에 이어 올 9월에는 회계경영과가 둥지를 틉니다. 특히 2018년에는 호텔외식조리과·한식명품조리과·뷰티캐어과·사진영상미디어과·호텔관광과·생활음악과가 이전합니다. 송도캠퍼스는 서비스 관련 전공, 송림동 캠퍼스는 공학·간호·사회복지 전공으로 특화하는 겁니다. 국내 전문대 중 전무후무한 혁신입니다.”

취업률 1위 대학으로 정평이 자자한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입니까?

“교육부가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2014년 수도권 전문대 취업률은 57.8%로 2013년(58.6%) 보다 떨어졌어요. 반면 우리 대학은 2013년 70.2%, 2014년 74.3%로 높아졌어요. 2015년도 자체조사 결과도 전년도 실적을 뛰어넘어서 취업이 강한 대학이란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대학도 벤치마킹을 하러 옵니다. 학생들의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10명 중 8명 정도가 취업한다는 얘기인데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우리는 이원지원시스템을 운영합니다. 담당→실무자→부서 책임자→총장, 조교→학과장→산학담당 부서장→산학협력업체가 지원(채용)하는 방식입니다. 산학협약을 맺은 업체 중 우수한 파트너기업을 가족회사로 전환해 상생발전을 꾀하죠. 호주 스시베이 등 세계 각국의 기업과 ‘취업 약정형 인턴십’도 운영해요. 지난해에는 호텔외식조리과·정보통신과·유통 물류과·뷰티케어과 학생 100명이 실습에 참여해 60명이 해외 취업을 했어요. 더 중요한 건 인성입니다. ‘실력도 있고 인성도 좋더라’는 기업체의 평가가 확산되는 게 가장 큰 비결입니다.”

2006년 총장 취임 전에는 대학의 상황이 어땠습니까?

“(잠시 회상하며) 열패감이 심했지요. 인지도가 낮고 ‘지원만 하면 들어가는 대학’이었습니다. 졸업생들이 일 잘한다는 소리를 못 들으니 취업률도 하위권이었고요. 고심 끝에 조기경고체계(EWE)를 도입했죠. EWE는 Early Warning Education의 약자 입니다. 학업 중단율은 전문대가 7.6%, 일반대가 4%입니다(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14). EWE는 전체 중도 탈락생의 70~80%가 입학 첫 학기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에 착안해 만든 인천재능대의 독창적 학생지도 방식입니다. 입학부터 졸업 후 2년까지 4년간 학과 적응과 진로설계, 취업지도, 취업 후 조기이직 예방을 상시 지도하는 질 관리 시스템이죠.”

그래도 학생들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문명사적 대전환이 시작되고 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죠. 사실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요. 변화만 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에 대한 식견입니다. IT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을 겁니다. 서비스 등 전문대만이 특성화할 수 있는 분야가 경쟁력이 있어요. 사고의 선진화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해 최적의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지요.”

“정부가 등록금 인상 여부를 평가하는 건 유치한 일”


▎인천재능대는 지난해 송도국제도시에 새 캠퍼스를 열었다. 이곳에는 물류·서비스 관련 학과가 이전해 특화 캠퍼스로 육성된다.
2013년 WCC를 시작으로 전문대 최초로 일·학습병행제 듀얼공동 훈련센터 유치,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학교육 육성사업(Uni-Tech) 운영 등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뽑혔습니다. 지난해 지원받은 돈만 100억원이 넘는다고 들었는데요.

“WCC에 선정된 이후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어요. 매년 10억원의 교육역량강화사업비를 추가로 지원받게 됐고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과 산업체위탁교육 자율성도 확대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전문대 중 유일하게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일학습병행제 듀얼공동훈련센터’ 사업에 뽑혀 연간 20억원의 실탄이 들어옵니다. 또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유니테크 사업’에 서울·인천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사업운영비 10억원, 시설·기자재비 10억원 등 5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받습니다. 특성화 고교 과정과 전문대 과정을 합쳐 5년간 고급 기술인력을 키워 바로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명문 전문대’로 발돋움한 것은 이 총장의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 덕분이겠지만, 교육부 차관 출신 즉, 교피아에 대한 예우 덕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손사래를 치며) 제가 교육부를 떠난 지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났잖아요. 전관예우를 10년 이상 받는 사람도 있나요? 미심쩍으면 인천재능대를 꼭 둘러보라고 하세요. 절대 그런 말씀 못할 겁니다.”

이 총장께서 얼마 전 정부가 등록금 절반을 교부금으로 지원해 등록금 고지서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여부를 평가지표에 넣는 것은 ‘정말 유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는데.

“전문대의 재정은 한계에 봉착했어요. 대학 구조조정과 개별 학과 평가인증 등으로 교육환경 개선에 많은 돈이 필요한데 최근 5년간 물가상승률 9.5%를 감안하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요. 정부가 등록금 절반을 교부금으로 지원해 고지서상 등록금이 절반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등록금 인상 여부는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게 정도입니다.”

교육부 요직을 거치며 정책을 지휘하다 막상 대학을 운영해 보니 어떻습니까?

“38년간 교육 공무원으로 일했지만 사실 전문대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대학 총장으로 일 해보고 나서야 정말 중요한 직업교육기관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반성합니다. 청년실업 해결,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저소득층 직업교육 기회 제공에 전문대가 꼭 필요해요. 교육부가 전문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육정책의 답은 현장에 있다” 후배에게 주문


▎이기우 총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9급으로 공직을 시작해 교육부 차관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평생의 경험을 쏟아 인천재능대가 명문전문대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했다.
교육부가 욕을 많이 먹고 있어요. 대학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며 통제한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욕 안 먹고 일할 수 있나요!(웃음)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모두를 만족시키는 그런 정책이 있겠습니까? 현장에 와보니 소통만큼 중요한 게 없더군요. 교육부의 작은 날갯짓 하나가 대학에는 격랑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공무원들이 부지런히 현장을 다녀야 합니다. 문제가 있을 때만 나서지 말고 평소에 찾아가야죠. 그게 획일적 행정을 추방하는 길입니다. 교육정책의 답은 현장에 있어요, 현장.”

전문대의 미래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현장 밀착형 교육, 글로벌화 교육으로 고등직업교육기관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돼요. 직업 세계의 국제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직업교육의 국제적 등가성과 통용성을 위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직업교육 콘텐트를 개발하고, 세계적인 직무 경쟁력을 갖춘 학생을 배출하는 글로벌화가 필요해요. 우리 대학은 지난해 영국 킹스웨이칼리지와 국내 최초로 공동교육 프로그램 협정을 맺었어요. 올해 호텔외식 조리과 12명이 1600만원의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고 현장 실습 교육을 했어요. 전원이 국제 요리자격증(레벨 2) 취득에 도전했죠.”

전문대협의회장을 맡을 때 대학명에 교(敎)자를 붙이고, 학장을 총장으로 바꾸는 개명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반대학은 여전히 시큰둥합니다.

“전문대도 4년제 학과가 존재하고, 또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부여할 수 있어요. 현실에 맞는 명(名)과 실(實)이 부합하는 체제를 갖추자는 것인데 문제가 되나요? 일반대가 문제 삼는 본질은 명칭이 아니라, 전문대가 4년제를 만들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경계라고 봅니다. 일반대가 전문대의 수업연한 다양화를 극구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저를 비롯해 전문대 관계자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합니다. 우리는 절대 4년제를 할 생각이 없다고. 수업연한이 짧아 입직 시기를 단축하는 게 전문대의 경쟁력인데, 그 무기를 왜 버립니까? 전문대는 직업교육 기관입니다. 일반대와는 목적이 달라요.”

경남 거제 출신인데 인천 사랑이 남다릅니다. 10년 전 총장이 되자마자 재능대 교명을 인천재능대로 바꿨는데요.

“대학의 기능 중 하나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입니다. 그런데 재능대라고 하니까 어디 있는 대학이냐고 묻더군요. 인천이 어떤 곳입니까? 풍수지리학자들은 사람의 배꼽과 같다고 하더군요. 그런 중요한 곳에 있는 대학이 정체성이 없었어요. 그래서 재능대 앞에 인천을 넣어 인천과 함께 살아 숨쉬는 영혼 있는 대학을 만들자고 교명을 바꾼 겁니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재능기부도 필요하고요.

“맞아요. 그래서 주민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죠. 2008년부터 인조잔디 대운동장과 실내체육관, 도서관 등 시설을 지역 주민에게 상시 개방하고 축제도 함께 즐깁니다. 소외계층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인데 중·고생 2979명을 대상으로 한 진로 체험도 호응이 좋아요. 수도권에선 유일하게 ‘2015 자유학기제 유공 대학’으로 선정돼 표창도 받았어요.”

고졸 9급서 교육부 차관까지… 진실·성실·절실이 좌우명

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은 커뮤니티 칼리지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회장이 전문대 특성화와 함께 커뮤니티 칼리지의 필요성을 말씀한 것으로 압니다. ‘학생 절벽’에 대비한 제안인데 평생교육 기능을 갖춘 커뮤니티 칼리지는 좋은 방안입니다. 남는 대학 공간을 적극 활용한다는 면에서도 생산적 대안이라고 봅니다. 전문대만큼 평생직업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나요?”

이 총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평생 교육 공무원으로 살아온 만큼 교육정책은 물론 대학 현황에 밝아 자료를 전혀 보지도 않고 거침없이 답변했다. 고졸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교육부 차관까지 올랐던 그의 인생가도가 궁금했다.

개인 얘기를 해보지요. 부산고를 졸업하고 대입에 실패하자 재수를 않고 공무원이 됐습니다.

“(겸연쩍어하며) 처음부터 대학을 포기한 건 아닌데…. 1967년 부산 대연동우체국 서기보(9급)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는데 고향에서 일하며 재수할 생각에 같은 해 다시 시험을 쳐 거제교육청 서기보로 옮겼어요. 그때 일을 거의 안 했어요. 상관이 그걸 알고 책상을 없애고 시설계로 보내더군요. 내쫓으려 한 것이지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인정받아야 살겠구나’하고 쉬는 시간도 없이 일에 매달렸죠. 이후 다시 서무계로 원위치 했고 일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그러다 보니 대입 준비를 할 수 없게 됐어요.”

그게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습니까?

“네, 스스로 뼈아픈 반성을 하게 된 계기가 됐죠. 오기가 발동했고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진실·성실·절실’의 3실(實)이 제 인생의 좌우명인 된 계기지요. 그때 초심을 살려 지금 우리 학생들에게 당부합니다. ‘정성을 다하면 무슨 일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요.”

고졸신화, 고졸신화 하니까 아직도 고졸로 아는 분들이 있는데 박사학위까지 따셨습니다.

“고졸로 시작해 차관까지 된 게 입지전적이라며 그런 말을 하십니다. 공무원 생활 중 만학으로 공부했지요. 공부하다 보면 재미가 있잖아요.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해야 합니다. 평생학습시대인데 평생 공부해야지요.”

총장 3선 연임의 신기록을 세우셨습니다.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위해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교육 수준은 그 나라의 수준입니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교육 품질을 갖춰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세계적 명문 조리학교인 영국의 킹스웨이 칼리지와 공동교육과정을 개설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어요. 교육의 품질에서 국제적 등가성과 통용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교육브랜드를 수출해야 합니다.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인 전문대도 독창적인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가, 대학들이 자율성을 갖고 창의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 글 양영유 논설위원 yangyy@joonngang.co.kr 사진 김성룡 기자

[박스기사] 1위, 1위, 1위… ‘수도권 최고’ 인천재능대의 비상(飛上) - “국내· 외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서비스 허브 구축한다”


▎1. 인천재능대 항공승무원과 학생들이 예비 승무원 체험을 하고 있다. / 2. 간호과 학생들이 실습용 더미와 기자재를 활용해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유일 8년째 등록금 인하했는데도 장학·재정은 오히려 늘어나… 경쟁력 없는 학과 통·폐합해 2020년까지 특성화 완료

대학등록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시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4년제 사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연간 736만여 원. 일부 학과는 1000만원을 돌파했다. 그런데 이런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학교가 있다. 2009년 전문대학 중 최초로 등록금 동결을 선언한 이후 7년 동안 등록금을 인하했다. 인천재능대 이야기다.

재능대는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0.02% 인하했다. 인하폭은 적지만 2009년부터 누적된 것으로 비교하면 꽤 큰 금액이다. 2009년 당시 1년 평균 등록금 683만원에서 58만원 줄어든 625만원이다. 약 9% 이상 줄어든 것이다. 반대로 장학금은 계속 늘고 있다. 올해는 전년도보다 약 30%나 늘었다. 지역 기업과 독지가들의 후원이 크게 는 점이 눈에 띈다. 정부로부터 받는 재정 지원금도 연간 100억원에 이른다. 이기우 재능대 총장은 “웬만한 4년제 대학 친구들이 누리지 못하는 혜택을 우리 학교 학생들이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재능대에는 ‘수도권 유일’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수도권 전문대학 중 최고점으로 A등급을 받았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일학습병행제 대학에도 전문대학으로서 유일하게 하위연계형 듀얼공동훈련 센터로 선정됐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육성사업(WCC)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재능대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재능대학에서 ‘인천재능대학교’로 교명을 바꾼 뒤부터다. 연간 10억원을 밑돌던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2011년도에 40억원을 넘더니 2014년에 51억, 지난해에는 8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도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공항과 경제 자유구역, 해운·항만 등 인천 지역의 특성과 연계한 서비스 관련학과들을 집중 육성한 게 효과를 보는 것이다.

교육부의 취업률 통계조사에서도 재능대의 저력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2014년 교육부의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재능대는 취업률 74.3%로 2년 연속 수도권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4년제 대학을 모두 포함해서다. 전문대 ‘나’그룹(졸업자 1000~2000명) 중에는 전국에서 둘째로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간호과는 취업률 100%를 달성했고, 유아교육과(94.2%)와 아동보육과(89.7%), 한식명품조리과(89.5%), 뷰티 케어과(88.7%), 호텔외식조리과(88.3%) 등도 80% 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올해에는 송도국제도시에 제2캠퍼스를 열었다. 이것 역시 전문대학 중에는 유일하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연세대·인천대·인천 가톨릭대학교 등이 캠퍼스를 마련했다. 송도캠퍼스에는 유통물류과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7개과가 이전한다. 서비스 관련 전공 캠퍼스로 특화할 계획이다. 인천재능대 관계자는 “글로벌 서비스 특성화 분야를 집중 육성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 서비스 특성화 허브를 2020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606호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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