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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무엇을 묻는 리더가 국가 발전을 이끌까 

 

도서현 인턴기자 mandibleclaw@naver.com

‘묻다’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사전적 의미가 있다. 우선, 무엇을 밝히거나 알아내기 위해 대답이나 설명을 요구하다. 두 번째로 흙이나 다른 물건 속에 넣어 보이지 않게 하다. 마지막으로 가루나 물 따위가 그보다 큰 물체에 들러붙다. 모두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다만 과연 우리는 어떤 ‘묻기’를 많이 하고 있을까?

이 책은 ‘묻는 사람’에 대한 기록이다. 정확히는 ‘묻는 위정자’에 대한 기록이다. 조선의 대표적인 개혁군주였던 정조는 묻는 군주였다. 그는 함께 정치를 펼쳐나갈 인사들에게 질문을 던져 인재등용, 문예부흥, 민생과 복지, 균형발전 등 모든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자 했다. 또한 균형 잡힌 의견을 묻기 위해 탕평책을 실시해, 당파에 구애받지 않고 인물과 실력 중심으로 관리를 선발하는 대통합 정책을 폈다. 그리하여 정조는 조선 후기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경제적·사회문화적 부흥기를 이끌 수 있었다.

지도자에게 묻는 능력이 중요하다. 소통 능력이 곧 정치의 핵심이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난 정부는 어떤 ‘묻기’를 많이 했을까? 관료들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물으려고 노력했을까? 아니면 묻어버리거나 묻어가려고 했는가? 새 국가지도자는 어떤 ‘묻기’를 해야 할까? 이 질문들에는 지난 반년간의 대한민국의 급격한 변화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자는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에 실린 78가지 책문을 현대적 관점으로 풀어내었다. 읽기 쉬운 언어로 재구성된 정조의 진지한 성찰과 민생을 향한 치열한 태도, 인간의 올바른 길에 대한 추구, 나라를 바르게 운용하려 했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울림을 준다. 동시에 우리가 국가 지도자에게 바라는 리더십의 전형을 제시한다.

- 도서현 인턴기자 mandibleclaw@naver.com

201707호 (201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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