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ZOOM UP] 최신예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 동행르포 

근육질 몸체, 발레리노의 몸놀림 

김현동 월간중앙 기자
땅에 스치듯 저공비행하며 8㎞ 밖에서 적 타격 가능
체인건부터 공대지·공대공 미사일까지 갖춘 ‘전장의 지배자’


▎훈련을 마친 아파치 편대가 야간비행을 마치고 이천 항공작전사령부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아파치는 주·야간·전천후 작전이 가능하다.
2018년 12월 19일 오후 4시30분.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편대가 경기 이천시의 항공작전사령부 활주로를 박치고 날아올랐다. 편대 하나는 헬기 4대로 이뤄진다. 일렬종대로 비행하던 아파치 행렬은 취재진 맞은편에서 급격하게 고도를 높인 뒤 서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육중한 로터 진동이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취재진도 UH-60 블랙호크에 탑승해 2018년 마지막 편대 비행훈련이 진행되는 충남 태안시 꽃지해변으로 향했다.

아파치 가디언은 한국 육군이 자랑하는 최신예 공격헬기다. 아파치 18대로 이뤄진 1개 대대가 전차 100여 대 규모인 기갑여단을 상대한다고 평가받는다. 그래서 아파치 가디언은 ‘탱크 킬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군 관계자는 “악조건에서 대전차 미사일 명중률을 60%라고 상정해도 적 전차 10대를 파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2016년부터 도입을 시작해 2017년 3월까지 총 36대를 도입했다.


▎2018년 마지막 편대 비행에 나선 아파치 헬기 4대는 활주로에서 줄지어 이륙한 뒤 기수를 서쪽으로 돌렸다.
적 상륙세력 저지하는 최전선 맡아

취재진이 꽃지해변에 먼저 도착해 아파치가 등장하는 순간을 기다렸다. 이윽고 아파치 헬기가 해무 속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헬기 위치를 알리는 백색 램프가 창백하게 번쩍였다. 복부에 자리 잡은 M230 체인건과 각종 공대지·공대공 미사일들이 위협적인 윤곽선을 그려냈다. 날 서린 발톱을 드러내며 먹잇감을 응시하는 맹수와 다름없었다.

종대로 날아온 편대는 해안선을 마주하자 이번에는 일렬횡대로 대열을 바꿨다. 적의 해상 및 해안 침투를 상정한 ‘전투진지 점령 훈련’을 시작한다는 신호였다. 꽃지해변 끄트머리에서 방포항(港)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은 작은 만(灣)처럼 우묵하게 들어가 있어 적이 상륙하기 쉬운 지형이다. 훈련은 유사시 예상되는 상륙경로를 수색한 뒤 아군진지를 확보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적 상륙세력을 막는 데 아파치 가디언을 내세우는 이유가 있다. 최대이륙 중량이 10.4t에 이르는 덩치에 걸맞지 않게 몸놀림이 경쾌하다. 최대이륙 중량이 절반도 안 되는 AH-1S 코브라 공격헬기와 속도가 비슷하다. 정비 중대장 역할도 맡은 여성 조종사 류은명 소령은 “180도 선회 후 급강하하면서 떨어질 땐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아찔하다”고 전했다.


▎롱보우 레이더는 프로펠러 위에 장착돼 12㎞ 안 128개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면서 16개 우선 표적을 선별해 조종사에게 알려준다.
탑 헬리건 사로잡은 하늘의 맹수

훈련을 끝내고 이천 항공작전사령부로 돌아왔다. 초저녁답지 않은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아파치 편대는 이륙할 때처럼 줄지어 활주로에 착륙했다. 로터 위에 달린 롱보우 레이더 덕분에 야간에도 적의 시야 밖에서 작전이 가능해 야간비행도 중요한 훈련요소로 꼽힌다. 땅에 내린 편대가 계류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훈련은 마무리됐다.

아파치 훈련 교관인 임경섭 소령(38·3사 41기)은 아파치 곳곳을 직접 살펴봤다. 임 소령은 2018년 육군 항공사격대회에서 ‘탑 헬리건’으로 선발된 최고 공격수다. 임 소령은 “미 육군 항공학교에서 처음 아파치를 마주했을 때 그 웅장함과 강인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들뜬 표정으로 아파치 가디언을 응시했다.


▎최대 76발을 탑재할 수 있는 2.75인치 로켓은 최대 7㎞까지 날아가 주요 시설과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다.



▎30㎜ 기관포인 M230 체인건은 수류탄급 파괴력으로 경장갑 차량도 파괴할 수 있다.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은 8㎞ 밖에서 발사된 뒤 스스로 표적을 찾아가 타격한다. 적 전차와 벙커를 파괴하는 아파치 공격헬기의 주요 무기다.



▎901항공대대장 조광익 중령이 비행에 앞선 임무 브리핑에서 비행계획과 유사시 대비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비행보고에서 안전을 강조했던 조종사는 항공기에 올라 직접 엔진을 비롯한 기체 곳곳을 꼼꼼하게 챙겼다.



▎아파치 대대원은 간부부터 병사까지 모두 ‘아파치부대 패치’를 부착한다.



▎조종사는 유사시 생환을 위해 권총·대검·손전등·지혈대·생환담요가 들어있는 ‘서바이벌 킷’을 착용한다.



▎임경섭 소령(38·3사 41기)은 ‘2018 육군 항공사격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보여 대통령상인 ‘탑 헬리건’으로 선발됐다.



▎아파치 헬기가 산등성이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주변 지형을 숙달하며 비행하기 때문에 ‘전술지형훈련’으로 불린다.



▎로터 위에 달린 롱보우 레이더 덕분에 동체를 드러낼 필요 없이 산악 지형에 은폐하면서 적을 탐지할 수 있다. 획득한 정보는 다른 아파치와도 공유할 수 있다.



▎훈련에 앞서 조종사들이 기체상태와 비행경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이천·태안=사진·글 김현동 월간중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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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호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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