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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지자체] 당선 1년 맞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소회 

“변화로 꿈틀대는 부산 동북아 해양수도 속도 낸다” 

2004·2006·2014년 낙선 후 지난해 민주당 소속 최초로 당선
‘43조원 생산 유발효과’ 2030 월드엑스포 유치 위해 총력전 전개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산을 제대로 바꿔보라는 시민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바쁘게 일하다 보니 1년이 금세 가버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 사진: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은 30여년 동안 중앙정부와 부산시에서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부산시장 이전에 부산시 정무·행정 부시장,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냈다.

그럼에도 부산시장직에 오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2006년과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잇달아 고배를 들었다. 그리고 2018년 6월 13일, 4수(修)에 나선 오 시장은 마침내 승전고를 울렸다. 민주당 후보로는 사상 최초로 부산시장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7월로 취임 1년을 맞은 오 시장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1년 동안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말끝에 힘을 실었다.

민선 7기 첫 1년에 대해 자평한다면.

“‘부산을 제대로 바꿔보라는 시민의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바쁘게 일하다 보니 1년이 금세 가버렸다. 지난 1년은 지금껏 없었던 길을 만들고자 한 도전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먼저 ‘경계를 넘어선 협력’으로 새로운 상생협력 시대를 열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맑은 물 확보,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 부산·울산 공동 유치, 전국체전 부산·경남 공동유치 등 지역을 뛰어넘는 문제를 모두 부·울·경과 협의해 처리하고 있다. 두 번째는 ‘낡은 과거와의 단절’로 해묵은 갈등도 풀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 오페라하우스, 부산롯데타워 등 길게는 수십 년 묵은 과제들도 해결 과정에 있다. 세 번째 ‘사람 중심의 시정 운영’으로 시정의 패러다임도 바꿨다. ‘OK 1번가’를 통해 시민 소통창구를 확대하고 실제 정책에도 시민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담고 있다.”

지난 1년의 성과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 정도일까?

“솔직히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동안 지금껏 누적된 갈등 현안들을 많이 해결해서 속도를 낼 준비는 돼 있다. 지금껏 잘하지 못 했던 부분들을 보충한다면 시민들이 ‘진보상’ 정도는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누적된 갈등 현안 해결의 대표적 사례를 소개해 달라.

“46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부산구치소 이전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또 20~30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구포 개시장을 없앴으며, 그곳을 동물 보호 상징 구역으로 바꾸려 한다. 누후화된 공동어시장도 현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있다.

“그동안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을 확장해서 신공항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우리 시는 이 문제를 더 이상 국토부에 맡겨둘 게 아니라 생각하고, 국무총리실에서 조정하고 판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장인 제가 직접 이낙연 총리를 만나 총리실로 이관을 요청했고, 송철호 울산 시장이나 김경수 경남지사도 함께 움직여 줬다. 저는 ‘김해 신공항 불가’라는 정부의 공식 결론을 추석 이전에 이끌어내는 한편, 새로운 대안을 포함한 모든 결정을 올해 안에 반드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람 중심 보행 도시’ 부산 만들어 나갈 터


▎오거돈 부산시장(가운데)이 구포 개시장 폐업 협약식을 마친 뒤 구출된 동물이 들어 있는 케이지를 직접 트럭에 싣고 있다. / 사진:부산시
2030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전략은?

“중앙정부와 협의해 하반기 내에 정부와 부산에 유치 전담기구를 확대·설치하겠다. 범정부 차원의 유치기획단이 발족하면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착수하고, 2021년 5월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뒤 더욱 본격적인 국제유치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2030 월드엑스포는 43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에 50만 명의 취업 유발효과가 기대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부산시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오는 11월 한·아세안 정상 특별회담이 부산에서 열린다. 준비는 잘 돼 가는가?

“이런 뜻깊은 회의를 부산이 유치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의미가 크다. 아세안 경제권은 세계에서 가장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금처럼 성장이 계속된다면 2030년쯤에는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4위의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억보다 안전을 중시한다. 경찰·소방을 비롯한 안전 관련 기관들과도 협조체계를 강화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정책들은 반드시 대단위 사업이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아니다. 예를 들어 걷기 좋은 부산과 소확행 사업 같은 게 대표적이라고 하겠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 것은 시민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도시로 가는 출발점이다. 시는 3년간 1조원을 들여 ‘내 집 마당처럼 편안한 사람중심 보행 도시’로 부산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소확행 사업은 소소하지만 시민들에게 확실한 행복을 전하는 사업으로 청년행복박스, 주민센터 짐 보관소 운영, 부산형 만보기 앱 개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부산이 꿈틀대고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1908호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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