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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이야기’ 

 


인간이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저자는 그것이 인류의 원시적 충동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최초로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기독교의 창세기처럼 각 지역은 세계의 탄생을 설명하는 고유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저자는 이야기의 다양한 잠재력을 다룬다. 무엇보다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힘을 지녔다는 점에 주목한다. 2003년 남아공의 극작가 브렌드 퀸이 저술한 [세 친구(Three Amigos)]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서 브렌드 퀸은 익살스럽게 콘돔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남아공에선 콘돔 사용이 남성의 품위를 해친다고 여기던 터였다. 그런 탓에 에이즈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수위를 다퉜다. 그의 작품이 나온지 1년 만에 남아공의 콘돔 소비량은 전년 대비 22% 늘었다. 오늘날 남아공에서 콘돔은 ‘아미고’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야기는 사람들이 세상을 더 진실하게 이해하도록 돕기도 한다. 예컨대 홀로코스트의 역사는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이야기를 통해 전달될 때 더욱 선명해질 수 있었다. 거대한 사건은 일상과의 괴리가 너무 큰 탓에 개인이 이해하고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 괴리를 해소해주는 데 이야기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쓸모’있는 것만을 찾는 경향을 경계한다. 제한된 현실적 경험에 안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닫히고 발전은 더뎌진다는 것이다. 그는 유례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사회에서 ‘이야기 능력’은 오히려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 박지원 인턴기자

202002호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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