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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현장 | 전에 없던 천문대가 찾아왔다] 국내 첫 외계행성 다룬 ‘밀양아리랑 우주천문대’ 

 

- ‘외계 행성·외계 생명’ 특화된 주제의 ‘스페이스 시어터’, ‘VR’ 등 체험 공간 조성
- “목성 찾아줘” 말하면 자동으로 목성 위치 찾아주는 주망원경 등 최고 시설 구비


▎외계행성 및 외계생명이라는 특화된 주제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으로 떠나는 스토리가 있는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최근 개관했다. / 사진:밀양시
색다름으로 무장한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올 5월 21일 문을 열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국내 최초로 ‘외계행성 및 외계생명’이라는 특화 주제로 전시물과 운영프로그램 등을 구성했다.

현재 전국에는 최초의 천문대인 영월 별마로천문대와 대전시민천문대가 개관한 이후로 약 50여개의 크고 작은 천문대가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영남권 지역의 사람들은 별에 목이 말라왔다. 울산과 부산 경남권역에는 빛공해가 심해 제대로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잘 없기 때문이다. 밀양은 이런 점에 착안해 접근성이 좋고, 관측 환경이 비교적 뛰어난 곳에 대규모 천문대를 건설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 및 국립기상과학관 전경. / 사진:밀양시
4년간의 공사 끝에 지상 4층, 연면적 2856㎡ 규모로 탄생한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국내 최고 수준의 천문관측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하버드, 칼텍 등 유명 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70㎝ 반사망원경인 주망원경 ‘별이’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로 음성인식제어시스템으로 작동되는 ‘별이’는 “목성 보여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목성 위치를 찾아 보여준다. 이밖에 국내 최고 수준의 14인치 반사망원경과 6인치 굴절망원경 등 보조망원경 2기에도 항성 9400개와 천체 대상 1만3300개를 탑재해 관측도 쉽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외계생명체를 테마로, 다가올 우주시대에 맞춰 생명체의 진화와 존재가능성에 대한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다른 천문대는 여러 소분야(태양계·별·은하·고천문학 등)를 조금씩 얕게 다뤄 전시 전체의 스토리가 빈약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태양계 밖의 별(항성)을 공전하는 행성을 뜻하는 외계행성 및 외계생명을 테마로 잡아 아이들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연령대의 흥미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주제는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최초의 외계행성을 발견한 사람일 정도로 현대 천문학에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외계행성과 외계생명에 관한 전시·체험 시설을 통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도 끌어내고 있다. ‘스페이스 시어터’, ‘VR 체험’ 등 체험시설은 물론 크로마키, 타이탄 세트장 등 다양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곳에는 밀양아리랑 국립기상과학관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기상과학관과 우주천문대가 같은 부지에 건립된 사례다. 국립기상과학관에는 기상현상관, 기상예보관, 기후변화관 등의 체험 시설이 있어 천문대와의 연계프로그램으로 융합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밀양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서 기차로 2시간 30분, 부산에서 40분 가량 소요된다. 부산과 울산 김해와 창원 등지에서는 자동차로 약 1시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올 여름,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에 수백억 개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수를 만나러 가는 것은 어떨까.

-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006호 (202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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