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핫 포인트] 기상청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 공방 왜? 

독자 기술 맞지만··· ‘셀프평가’한 경쟁력은 글쎄 

올여름 기록적 폭우 피해에 기상예보모델 시험대 올라
감사원 감사보고서 공개 후에도 일부 핵심 의혹은 그대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 중이던 지난 9월 1일 경기 수원시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들이 태풍 경로 등 기상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내용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고비를 향해 치닫던 지난 8월 상순 광주·전남 일대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7, 8일 이틀간 쏟아진 500㎜ 안팎의 폭우로 인해 이 지역 하천이 범람하고 주택·도로·농경지는 물에 잠겼다. 산사태와 급류 때문에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수해로 인해 지역의 민심이 흉흉했다.

8월 9일 홍수 관리 상황 점검차 광주 소재 영산강 홍수통제소를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는 김종석 기상청장을 화상으로 호출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기상청 등이 예보 적중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리가 기상예보의 정확도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그만큼 기상청을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당초 기상청은 올여름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적을 것으로 예보했었다.

국회에선 한층 노골적인 불만들이 흘러나왔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9월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기예보 오보가 거의 3배나 급증해 국민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고 질타했다. 여당의 한 당직자는 기자에게 “(예보 적중률을 높이려면) 차라리 기상청을 민영화하는 편이 나을 수 있겠다”며 기상청 기능에 대한 불신을 내비치기도 했다.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기상청은 좌불안석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이런저런 해명에 나섰다. 김 청장은 지난 9월 3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7차 목요대화에서 “장기예보 판단 근거가 북극과 티베트 고원 얼음 상태인데, 6월 말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이곳 얼음이 빠르게 녹는 등 변동이 생겨 예측이 틀렸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선 8월 2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기상청 예보가 너무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에서는 “재해가 예상될 땐 국민 안전을 위해 예보관들이 조금 더 과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상돈 “KIM, 해외에선 이미 낙후 모델”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 8월 9일 광주 서구 영산강 홍수통제소를 찾아 집중호우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및 김종석 기상청장도 화상으로 홍수 상황을 보고했다. / 사진:뉴시스
논란은 기상청이 야심차게 준비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 적절성 공방으로 비화했다. 올 4월 기상청이 선보인 KIM은 지구의 대기(大氣) 운동을 계산해 날씨를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상청 산하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에서 지난해 KIM 개발을 완료했다. 2011년 개발에 착수할 때 한국이 기술주권을 가진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해서 한국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김 청장은 “(올여름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일부 강수·태풍 예보에서는(KIM이) 영국 모델(UM)보다 정확도가 높았다”며 KIM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영국 기상청이 1990년 개발한 UM은 세계 수치예보모델 중 정확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한국 기상청도 2010년 UM을 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예보에 활용했다. 김 청장은 또“(외국 모델을 쓸 때와 달리 KIM의 경우) 문제점이 발견되면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예보 적중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거로 들었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기상청의 이런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심지어 기상청이 ‘기상 중계청’으로 전락한 원인으로 KIM을 꼽는 등 기상청 사업 모델을 정조준했다. 그는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기상청 예보모델의 효율성, 적정성을 집중 파고든 경험이 있다. 그는 8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형 모델이 사실 “낙후된 외국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시절이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그가 타깃으로 삼은 것도 KIM이었다.

과연 이 교수와 기상청의 엇갈리는 주장 가운데 진실은 어디쯤 있는 걸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교수가 지적한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였다. KIM이 ‘낙후된 외국 모델’이라는 것이 첫째다. 미국에서는 이미 성능이 떨어져 은퇴한 역학코어(Dynamic core) 방식을 2012년 사업단이 채택했다는 것이다. 역학코어란 수치예보모델에서 지구의 대기흐름을 계산하는 기본단위를 뜻한다. 지구 표면이 곡면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쪼개서 계산해야 하는데 여기에 다양한 역학코어 방식이 적용된다.

둘째로 이 교수가 역점을 둬서 지적한 것은 KIM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독자성 평가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한국 정부가 해외 기술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독자성’이라는 지표를 쓴 적이 없었다. 그런데 기상청 내부에서 사업단에 모델의 독자성을 입증할 지표를 요구했고, 2016년 사업단은 민간업체에 용역을 맡겨 지표 개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마련된 지표가 객관적이지 못하며, 심지어 개발을 맡은 민간업체를 선정하는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었다.

이 밖에 이 교수는 국정감사에서 ▷KIM 관련 연구논문 조작 의혹 ▷국내외 자문위원 초청 시 과다한 예산 지출 등을 문제 삼았다.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이 교수의 주장을 바탕으로 감사원 감사를 결정했었다. 그렇게 해서 7월 23일 감사결과가 나왔다.

월간중앙이 입수한 감사원 보고서(‘수치예보모델 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 교수가 제기했던 의혹들에 대해 위법·부당사항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사업단이 학술연구 용역을 낸 대학들에 용역비를 과다 지급한 건이 유일한 지적사항이었다. 그마저 사업기간을 통틀어 3800만원에 그쳤다. 감사원도 기상청장을 대상으로 “앞으로 학술연구 용역에 대한 계약금액 산정 등 계약업무를 철저히 관리·감독하라”며 주의를 주는 수준에서 매듭지었다.

이 교수는 감사원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보고서가 기상청과 기상학계의 견해에 기울어져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의 의심을 단순한 아집이라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보고서에서 감사원이 인용한 근거 자료 다수가 기상청에서 제공한 것들이었다. 또 일부 자료는 이 사업을 주도한 홍성유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장과 가까운 국내 기상학계에서 나온 것들도 있었다. 이 교수가 국감 때 제기한 여러 의혹 중 감사원 보고서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다.

차세대 슈퍼컴퓨터에선 KIM이 유리


▎섬진강 하구 7개 시·군 수해 피해지역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9월 10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환경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어쨌거나 홍 단장은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KIM 2단계 사업(2020~2026년)을 위한 새 사업단 법인 등록을 서두르고 있다. 2단계 사업에서는 KIM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수치예측모델의 해상도를 높이면, 요 근래 강수의 특징인 국지성 호우를 보다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현재 12㎞ 정도인 (해상도를 2차 사업을 통해) 1㎞ 이내로 개발하려 한다”(10월 29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간 중도에 개발작업이 중단되는 사태도 올 수 있다. 예산만 1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이 허공에 뜰 수 있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에도 불구하고 남는 의문점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먼저 KIM에 적용한 역학코어 방식이 “미국에서는 이미 성능이 떨어져 은퇴한 것”이라는 주장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교수의 주장과 감사 보고서의 검토 내용이 여전히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미국 해양기상청(NOAA)이 2015년 채택한 역학코어 방식인 유한체적법(FV, Finite Volume)이 가장 최신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이름에서 보듯, 컴퓨터가 물리량을 계산하는 기본 단위가 3차원 입체(volume)다. 각 단위들을 종합해 전체 대기 운동을 예측할 때도 오류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 그 덕분에 다른 역학코어 방식에 비해 계산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기상청은 제한된 시간 내에 예보를 내야 하는 만큼, 계산속도는 어떤 장점보다도 중요한 미덕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국감에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발간자료의 한 대목을 인용했다. 다음은 지난해 10월 7일 국정감사 당시 이 교수가 김 청장을 상대로 한 질의 내용이다.

이상돈_ 청장, (엊그제 제 방에 와서 티타임 하면서) “FV는 컴퓨터 용량을 (많이 먹어서) 우리는 못합니다”라고 말한 적 있죠?

김종석_ 예, 그렇습니다.

이상돈_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자료를 화면에 띄우면서) 여기 보면 차세대 연구팀이 앞으로는 FV로 간다고 말해요. 또 FV 방식이 ‘greater computational efficiency(컴퓨터 계산 효율이 뛰어난)’하다고 말합니다.

이 교수는 같은 날 질의에서 미국의 수치예보모델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더했다.

“미국의 입장은 확실해요. FV 방식이 훨씬 좋은 해상도가 나오면서 소모되는 컴퓨터 용량은 오히려 적다는 거예요. 반면에 분광요소(Spectral Element)법은 해상도가 안 나온다는 겁니다.”

발언 가운데 나온 분광요소법은 KIM이 채택하고 있는 역학코어 방식이다. 이 방식은 FV와 달리 ‘격자점’마다 독립적으로 계산한다. 점마다 독립적으로 계산하다 보니 점과 점을 이어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무리 점들을 연결해도 노이즈가 적으니 ‘병렬 확장성’이 좋은 방식으로 여겨진다.

감사원은 한국기상학회의 자문을 빌려 “분광요소법은 유한체적법에 비해 많은 양을 계산하더라도 계산의 효율성이 이상적으로 유지된다”는 검토 결과를 냈다. 그렇기 때문에 분광요소법이 이미 쇠퇴하고 있는 방식이라는 이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와 감사원 보고서(에 자문한 한국기상학회) 모두 각자가 주장하는 방식의 계산 효율이 뛰어나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감사원 보고서의 검토 내용이 관계자들을 납득시킬 만큼 충분치 못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양측 주장은 모두 틀리지 않았다. 사업단에서 지난해까지 예보본부장을 지낸 김태훈 박사에 따르면, “미국 방식이 코어 하나가 강력하다면, 한국 방식은 여러 개의 코어를 병렬로 이었을 때 강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앞으로의 슈퍼컴퓨터 도입 계획을 고려하면, 분광요소법이 적절하다는 것이 기상학계의 견해다. 한국기상학회가 감사원에 제공한 미국 해양기상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분광요소법은 계산노드(CPU) 수가 10만 개 이상인 차세대 컴퓨터 기술에 최적”이라고 한다. 내년에 도입되는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5호기의 노드 개수는 50만 개에 달한다.

홍 단장은 “노드 수 10만 개를 기준으로 할 때 FV 방식의 효율은 분광요소법의 70%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슈퍼컴퓨터 5호기에서 KIM은 6㎞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지만 FV 방식으론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독자성 평가, 관 주도 방식은 ‘난센스’


▎지난해 10월 당시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감사원 보고서 가운데서도 독자성 평가 관련 항목은 3페이지 분량으로 유독 짧게 설명돼 있다. 특히 2016년 7월 사업단이 민간업체인 G사와 맺은 ‘시험모델의 과학적 독자성 지표연구 및 개발’ 용역계약에 대해선 ▷G사가 입찰자격이 있는 업체인지 ▷수의계약(경쟁계약을 하지 않고 임의로 상대를 선정) 방식이 적절했는지 여부만 따지고 있다.

그러나 이 교수가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핵심 의혹은 ‘평가 대상과 평가 주체가 엄격히 분리되지 못한 점’이었다. 실제로 G사에서 개발한 지표가 독자성을 평가하기에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한 평가위원들은 모두 사업단 소속 연구진들로 구성됐다. 협회도 심판도 아닌 선수들이 규칙을 정한 셈이다. 그마저도 2~3줄짜리 형식적인 검토의견이 주를 이뤘다. 예를 들어 한 평가위원은 “새로운 개념의 사업을 체계적으로 잘 수행해 좋은 결과를 도출했음”이라는 의견을 쓴 것이 전부였다.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한 사업단 관계자는 “사업단에서 용역을 발주했으니 사업단에서 최종 평가하는 게 형식상으론 맞다”고 해명했다. 2016년 당시 용역감독관을 맡았던 권영철 책임연구원(현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장)은 “시간이 오래 지난 일이라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피했다.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는 사업단을 감독하는 상급 부서다.

그런데 당시 사업단 행정을 담당했던 관계자 A씨는 앞선 입장들과 다소 다른 의견을 냈다. 사업단이 해당 연구용역을 발주할 당시부터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기상청이 인지했었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사업단의 실적을 평가하려면 (상급기관인) 기상청에서 해당 용역을 진행하는 게 맞다”며 “문제가 없었다면 2년 뒤 독자성 평가용역을 기상청이 왜 추가로 발주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해당 관계자의 말대로 사업단은 2016년 개발한 독자성 지표를 바탕으로 2018년 5월부터 9월까지 2차 평가를 받았다. 2017년 한 해 동안 수행한 사업이 평가 대상이었다(2016년 용역은 지표 개발과 함께 2016년 사업에 대한 평가도 병행). 평가용역은 2016년에 이어 G사가 맡았다. 그러나 용역을 발주한 주체는 앞선 관계자의 말대로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였다. 그나마도 ‘연차 평가’라는 공식 명칭과 달리 기상청의 추가 평가는 2017년 사업을 대상으로 단 한 번 이뤄진 게 전부다.

다만 독자성 평가가 투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KIM이 “해외 모델을 복사해 온 것”이라는 이 교수의 주장은 지나쳐 보인다. KIM의 연구개발 내용을 담은 논문 166편 가운데 142편이 SCI급 학술지에 게재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국기상학회지(Asia-Pacific Journal of Atmospheric Sciences)뿐 아니라 미국기상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Monthly Weather Review)와 영국기상학회지(Quarterly Journal of the Royal Meteorological Society) 등 해외 학술지에도 많이 소개됐다.

이에 대해 홍 단장 역시 “KIM의 과학적 가치는 정부기관이 아닌 학계에서 검증받는 것이 맞다”며 독자성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2차 사업 시작하지만… 상설 기관화는 과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이던 9월 7일 오전 부산 광안리 일대에 높은 파도가 몰아 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사업단 쪽에서는 KIM 개발 성과에 대해 해외에서도 주목한다고 전했다. 비록 예산 문제로 다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미국을 비롯해 유럽·중국 등 해외 기상학회로부터 기조강연 초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홍 단장은 “여건이 허락해 해외학회에 가서 사례 발표를 했더라면 KIM의 기술력과 독자성을 보다 알리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KIM이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국내용 모델’ 아니냐는 여의도 정치권 시각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사업은 이처럼 여러 논란으로 갈지자 행보를 그려왔다. 이제 2단계 사업으로 넘어간다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홍성유 단장은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현시점에서 2단계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사업 좌초 위기는 넘겼지만, 이미 적잖은 연구진이 민간으로 발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사업단의 상설 기관화가 안정적인 연구개발의 디딤돌이 되리라는 게 홍 단장의 희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도 지난해 8월 낸 2차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서 “고급 인력 유지 및 섭외를 위해 상설 조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창회 서울대 대기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여파로 한반도를 찾는 태풍의 횟수와 강도 모두 커질 전망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한 한국형 수치 예보모델 개발사업은 아직도 잰걸음에 그치고 있다.

-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images/sph164x220.jpg
202010호 (2020.09.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