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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경제] 이시종 충북지사가 거둔 자치행정 11년 성과 

역발상·뚝심으로 100년 먹거리 일궈내 

충북 최대 현안 ‘광역철도 청주 도심 통과’ 가시화
방사광가속기 유치 쾌거, 도내 균형발전 공약도 성과


▎이시종 충북지사는 “빠른 시일 내에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청주도심 통과 노선으로 최종 확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사진:충북도청
이시종 충북지사는 우리나라 자치행정의 산증인이다. 민선 1기부터 3기까지 충북 충주시장을 역임한 뒤 여의도 중앙정치로 진출했다가 다시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충북지사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뒤로 26년이라는 기간 중 무려 20년 동안 기초·광역단체장을 하고 있다. 그가 충북도정을 이끈 기간만 올해로 11년째다.

이 지사의 충북호는 ‘함께하는 충북’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0년 7월 1일 닻을 올렸다. 특히 ‘함께’는 이 지사가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다. 해마다 도정의 핵심가치를 담은 사자성어를 직접 만들어 발표하는 이 지사는 2013년에는 신년 화두를 ‘함께하는 충북을 만들어 신수도권의 중심이 된다’는 뜻의 화동세중(和同世中)으로 정했을 정도다. 이 지사가 지난 11년 동안 충북도민과 ‘함께’ 이룬 성과를 살펴보자.

충북도는 6월 30일 이시종 지사 민선 7기 3년째를 맞아 도정을 빛낸 10대 성과를 발표했다.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노선 대안 반영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오창 유치 ▷강호축 시대 본격 개막 ▷K바이오 중심지 충북 브랜드 제고 ▷4차 산업혁명 선도 기반 조성 ▷코로나19에도 선방한 충북경제 ▷더 촘촘한 복지·안전체계 구축 ▷고품격 문화·관광·체육 인프라 확충 ▷미래 첨단농업 기반의 살고 싶은 농촌 조성 ▷청주권·비청주권 ‘함께하는 충북’ 구현이 그것이다.

민선 7기 3년째 맞아 ‘10대 핵심성과’ 발표


▎2019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충북 오송을 방문해 “경부축과 강호축이 함께 동반 발전해야 할 것”이라며 충북이 구상하는 강호축 구축에 힘을 실어줬다. 사진 왼쪽이 이시종 충북지사. / 사진:충북도청
10대 성과는 충북도가 지난 10년간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은 이 지사의 도정을 관통하는 충북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이는 바다와 인접하지 못한 충북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충북은 조선·자동차 등 기간산업 대신 바이오·태양광·화장품 등 신성장동력산업에 집중하는 길을 선택했고, 이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4월 발간한 ‘2020년 지역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에서 충북은 2013년 11위에서 5계단 상승해 전국 17개 시·도 중 6위를 차지했으며 최근 7년간 혁신역량지수 성장률 10.1%를 기록, 다른 지역(4~5%)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충북이 최근 10여 년간 72개 공공연구기관을 유치해 과학기술 전문인력을 바이오·화장품·반도체·태양광 등 지역의 미래 산업으로 유입한 결과다.

이러한 성장세는 충북 인구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이 지사가 취임했을 당시 155만 명이던 충북의 인구는 2013년 12월 160만 명, 2019년 10월에는 164만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기간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순유입 현상이 발생했는데, 주된 유입 사유는 ‘직업’으로 조사됐다. 이 지사가 “투자유치만이 살길!”이라며 민선 5기 20조5000억원, 6기 43조7000억원, 7기 3년 동안 35조1000억원의 유치를 끌어낸 결과다.

충북도는 주변에 바다가 없다는 지리적 한계를 육상교통의 허브라는 이점으로 바꾸는 작업에 집중했다. 민선 5기 시작부터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한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9년 충북선 철도 고속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시작으로 2020년 제천-영월 고속도로 예타 통과, 2021년 충청권 광역철도와 수도권 내륙선 광역철도 국가계획 반영이라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2021년 6월에는 지역의 20년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이 정부의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다.

충북도는 일련의 성과에 대해 “교통·물류·관광·산업 등 각종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중부권 거점을 이뤄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은 물론 강호축(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초광역 국가발전 전략) 개발을 선도함으로써 지역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2019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충북 오송을 방문해 “강호축 구축은 국토균형발전의 일환이며, 경부축과 강호축이 동반 발전해야 할 것”이라며 충북이 구상하는 강호축 구축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런 성과 속에서도 2021년은 충북도에 특히 의미 있는 해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지역 최대 현안인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의 검토 대안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 2017년부터 청주도심 통과 철도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청주도심을 통과하던 충북선 철도가 1980년 청주시 외곽으로 이전돼서다. 이에 청주는 사실상 ‘철도 없는 도시’로 전락했고, 이는 교통체증 등 많은 문제로 이어졌다는 것이 충북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 중요한 변곡점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충청권 메가시티 합의’가 꼽힌다. 지난해 11월 20일 이 지사를 포함한 충청권 4개 단체장은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메가시티) 추진에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크게 4가지였다. 첫째, 충청이 하나의 생활권·경제권을 형성하고 분야별 공동발전을 협력·강화한다. 둘째, 4개 시도 연구원이 전략수립을 위해 공동연구용역을 수행한다. 셋째, 충청권 광역철도망(일반철도 포함) 등의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넷째, 시·도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이다.

지역민의 숙원 충청권 광역철도 풀어내


▎3월 23일 정세균(왼쪽) 국무총리가 오후 세종시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17주년 기념식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국무총리상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당시 이 지사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행정수도·메가시티 완성을 위한 최고의 효율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통행시간 단축으로 도심과 외곽을 오가는 시간이 줄어들어 도시발전 형태와 방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충청권 대도시 간 연결을 통해 도시의 성장을 견인할 수단으로 광역철도가 절실하다는 것이 충청권 단체장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이 지사와 뜻을 함께한 충청권 단체장들은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1호 사업으로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을 정부에 공동 건의했고, 메가시티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 지사는 6월 29일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시작한 청주도심 통과 광역철도가 불과 4년여 만에 대안 중 하나로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것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저는 이러한 기적을 창출해낸 주인공들이신 도민·시민 여러분께 충북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영웅들’이란 칭호를 드리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지사는 “청주 도심 통과 노선과 관련해 이제 남은 일은 두 개의 대안, 즉 기존 충북선 노선과 청주도심 통과 노선에 관한 최적 대안을 조속히 검토·추진토록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충북도는 국토교통부 최적 대안 검토·추진에서도 행복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타당성 조사 결과대로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기존 충북선보다 최적의 대안이 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충북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이 지사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가 충북 미래 100년 먹거리 사업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추진, 결국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유치하는 데 성공하는 등 1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을 연달아 성사시키면서 충북 경제성장 4% 달성의 불을 밝혔다. 방사광가속기는 태양광보다 100경(京) 배나 밝은 빛을 이용해 단백질 바이러스·나노소자 등 극미세 물체를 관찰·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이 때문에 신약·신소재 개발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장비를 유치함으로써 충북도는 지역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 지사는 “방사광가속기는 지금까지 2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산실로, 대한민국 노벨상 1호가 충북에서 배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산업단지·공공기관·연구소 등의 핵심 인프라를 유치해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오송 제3생명과학·충주바이오헬스 국가 산업단지가 예타를 통과했으며, 올해는 오송 첨단임상시험센터가 착공에 들어간다. 이 외에도 오송 화장품 산업단지 투자 선도지구 선정, 제천 천연물 산업 종합단지 조성 등을 성사시켜 K바이오의 중심지로서 충북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성과는 충북 경제 활성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도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관광·체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일환으로 충북도는 ‘청년에 대한 투자는 곧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철학을 갖고 전국 최초로 미혼 청년의 일자리와 결혼을 동시에 책임지는 충북행복결혼공제 사업을 확대했다. 청년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권익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근로자종합복지관, 치매안심센터, 충북장애인회관 건립을 추진했다. 또 도민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충북안전체험관, 산업환경개선지원센터, 화학물질안전원, 국립소방병원 등을 마련했다.

촘촘한 사회안전망, 윤택한 문화 인프라 구축


▎지난해 8월 28일 방사광가속기 충북 오창 유치 100일을 기념해 활용방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방사광가속기는 충북 지역 미래 100년 먹거리 사업으로 불린다. / 사진:충북도청
국제 스포츠 대회 유치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만큼 그 중요성이 높다. 일례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직간접 경제 효과가 약 65조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6월 3일 대한체육회는 충북을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를 2027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국내 유치 신청도시로 확정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심의 등 국내 유치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지사는 “앞으로 국제 동향 파악 등 해외유치활동을 진행해 내년 1월, 우선협상 도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지사는 광역단체장 중 대표적인 균형발전주의자로 꼽힌다.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국가균형발전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이 지사는 민선 5기 시작부터 청주권과 비청주권 모두가 잘사는 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왔으며, 민선 7기 들어서도 충북도의 자치연수원 제천 이전과 농업기술원 영동 분원 설치를 확정하는 등 균형발전 달성을 위해 힘써왔다.

이를 위해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줄이는 일에 노력을 쏟았다. 유기농복합서비스단지, 바이오첨단농업복합단지 조성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했고, 농촌에서도 도시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리도록 의료·교육·문화·교통 등 기초 인프라를 확대하는 충북형 농시조성사업을 통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에 앞장섰다.

이 지사의 ‘함께하는 충북호’는 이제 임기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3회 연임제한 규정에 따라 이 지사는 내년 6월에 치러지는 도지사 선거에 나설 수 없다. 이 지사에게 보장된 충북지사로서의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것이다. 남은 기간 이 지사는 당면한 코로나19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극복해가고 있다. 충북은 타 지역과 비교해 일별 확진자 수가 최저 수준이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힘쓰고, 더욱 철저한 방역관리로 도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는 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식 충북 기획관리실장도 “민선 7기 충북은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수출증가율·고용률 전국 2위, 사상 최대 정부예산(2021년 6조8000억원) 확보라는 경제성적을 거뒀다”며 “앞으로도 일등 경제 충북의 기적을 완성하고 도민 행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108호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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