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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와 목민관 대화]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방윤혁 박사가 말하는 ‘탄소의 재발견’ 

송하진: “전북도 탄소산업이 대한민국 탄소중립 이끈다
방윤혁: “탄소섬유는 신재생에너지와 미래 산업의 꽃 

■ “총연장 33㎞ 새만금방조제 도로에 자율주행차 달린다”
■ “2023 세계잼버리대회는 자연과 기술의 합작 가능성 체험장”
■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해소하려면 양원제 개헌 추진해야”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와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이 11월 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에 자리한 전라감영에서 만나 탄소산업의 미래를 논했다.
'탄소중립’과 ‘탄소산업’은 지향점이 다르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친환경적 어젠다다. ‘탄소산업’은 탄소를 신(新)성장동력으로 활용하자는 국가 미래전략의 대명사다. 전자는 탄소를 줄이고, 후자는 탄소를 키우는 데 방점을 둔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정부, 기업, 지자체는 양쪽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 둘은 같은 ‘탄소’라는 단어를 품고 있지만, 탄소의 성분이 다르다. ‘탄소중립’에서의 탄소는 주로 이산화탄소(CO2)를, ‘탄소산업’에서의 탄소는 원소인 탄소(C)를 일컫는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환경보호를 위해 줄여야 하고, 원자번호 6번인 탄소는 모든 나라가 성장 기반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건 이미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질서의 큰 변수로 등장한 ‘탄소중립’을 구현하는 데 ‘탄소산업’이 요긴하게 쓰인다고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지적한다. 예컨대 탄소로 만든 소재는 일단 가볍다. 탄소 소재로 만든 구조물이나 기계, 운송수단은 여타 소재로 만든 그것들에 견줘 소비하는 에너지가 절감되고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탄소는 소재의 우위를 제공함으로써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디딤돌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전북도는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메카임을 자임한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탄소산업 육성 전담 조직이 전주시에 신설(2010년)됐고, 전주시 산하 연구원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세계 세 번째로 탄소섬유를 개발(2011년)했다. 나아가 2015년에는 전국 최초로 전라북도 탄소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전북 연구개발특구를 지정하는 등 탄소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한 곳도 전북도였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로 불리듯, 탄소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쌀’에 해당한다는 게 송 지사의 지론이다. 송 지사는 “한국이 탄소 선도국으로 우뚝 서는 데 전북도의 탄소 원천기술 역량이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11월 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에 자리한 전라감영에서 가진 송 지사와의 대담에서 방윤혁 초대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은 “탄소산업은 전북도의 지역 특화산업에서 국가 전략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탄소산업 대망론을 펼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전주시 출연기관이던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탄소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했다.

세계 세 번째 탄소섬유 개발의 여정


전라북도 홈페이지 상단엔 ‘아름다운 山河(산하), 웅비하는 생명의 삶터, 천년전북’이라는 문구가 유독 눈길을 끈다. 이런 전북도에 탄소산업이 접목된 과정이 궁금하다.

송하진 전북도지사_ 전북은 고도성장 시기에 소외되면서 산업구조 고도화에서도 뒤처졌다. 경제도 날로 침체하는 등 악순환을 거듭했다. 그렇다고 뒤늦게 반도체와 철강 등 기존 산업에 뛰어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 도정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탄소산업은 달랐다.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전북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정부 부처의 관심도 미온적이었다. 생각해보면 지역 연구진과 공무원들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_ 우리나라 탄소산업은 송 지사가 전주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인 2006년 미래신성장육성산업으로 선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엔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전주시에 탄소산업 육성 전담조직이 만들어졌고, 2011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탄소섬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탄소밸리 구축 사업을 전라북도가 국가사업으로 수행했다. 이런 인프라 구축과 기술력 향상의 결과, 효성첨단소재㈜와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전신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탄소섬유를 공동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2011년의 일로,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 기록이다. 전라북도는 2015년 전국 최초로 탄소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해 전북 연구개발특구 지정 등 탄소산업 육성을 향한 정책적·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탄소산업 전문가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당사자이기에 전북도와 전주시가 공공 영역에서 탄소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이런 노력이 쌓여 2016년엔 ‘탄소소재 융복합기술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고, 2021년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출범하는 등 대한민국은 탄소 융복합 기술 강국의 반열에 우뚝 서게 됐다.

송 지사_ 과거엔 전라북도를 농업 지역이라 얘기하고 주로 농업만 하고 사는 동네쯤으로 여겼다. 여기에 더해 한옥마을 등 문화가 제법 잘나가는 정도로만 알려진 게 고작이었다. 상대적으로 제조업 분야는 취약했다. 섬유나 제지, 문구 등 경공업이 향토 제조업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을 뿐이다. 새로운 산업이 절실히 필요했다. 내가 2006년 전주시장에 취임하고 나서 시(市) 산하 기계산업리서치센터에서 복합 소재의 미래가 유망하니 이 분야를 육성하자는 의견을 내더라. 당시 센터장으로 있던 강신재 전북대 교수는 전주에도 첨단 제조업 육성이 필요하다며 일본이 생산 중이던 탄소섬유 사례를 들었다. 철의 대체 소재로 간단한 생활용품부터 항공우주산업까지 전방위로 활용 가능한 소재인데도 우리나라에는 생산기술이 없어 일본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정의 역점사업으로 탄소섬유 산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초자치단체의 제한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를 엄청 밀어줬다. 당시만 해도 중앙정부는 이렇다 할 지원에 나서지 않을 때였다. 전주시는 공모를 통해 선택된 효성과 손잡고 전북도 탄소산업의 미래를 펼치기에 이르렀다.

방 원장_ 사실 전주시와 같은 기초자치단체가 신소재 산업을 육성하는 건 무척 어렵고 드문 일이다. 소재 산업은 하이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게다가 탄소 소재나 부품 등은 전략 품목이라 기술 도입도 쉽지 않다. 이를 산업으로 일으키겠다는 구상은 웬만한 추진력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모험이었다. 탄소산업은 과거에는 독일이 주도해왔고 지금은 미국과 일본이 우위에 서 있다. 독일이 이 산업을 리드할 수 있었던 건 정책의 연속성과 지속성이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10년, 20년 장기간에 걸쳐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에 탄소산업을 둠으로써 세계 리딩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전북도와 전주시의 도전은 이례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이라 평가받을 만하다.

일본과의 무역 기(氣) 싸움에 자신감을 안기다


이런 사업의 경우 지역민의 호응이랄까, 수용성이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다. 당시의 반응은 어땠나?

송 지사_ 내 별명이 ‘탄소 전도사’ 아닌가. 전주는 문화적 풍습이 강하고 전통에 많이 기운 고장인데 느닷없이 탄소섬유산업을 얘기하니까 처음에는 다들 무슨 소린가 하더라. 그즈음 전주에 33개 법정 동(洞)이 있었는데 거의 모든 동을 돌며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열다시피 했다. 앞으로 이 지역의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특강을 한 셈이다. 당시 탄소산업 협업 파트너인 효성 공장이 들어설 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경작을 하는 농업용지 한가운데에 효성 생산라인을 세우기로 했는데,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말로는 설명이 힘들 지경이다. 논밭을 산업단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는 적어도 4, 5년은 소요된다. 게다가 그 땅을 매입해서 공장을 세운다고 하니 농민들의 반대가 엄청났다. 그걸 우리는 4개월 만에 끝냈다. 당시 시장인 나도 열심히 주민들을 설득하고 정책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데 올인했지만, 공무원들도 주민을 일일이 찾아가며 동의서를 받아내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해 성사시켰다. 오죽하면 ‘토파라치’라는 신조어가 나왔을까. 공장을 짓자면 농지를 매입해야 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농지 소유자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그때 농지 주인이 대략 150명을 오갔는데 이들 모두에게 공무원을 붙였으니 ‘토파라치’라는 유행어가 나돌았다.

탄소산업이 미래산업이라는데 경쟁력의 원천을 설명하자면?

방 원장_ 탄소산업의 개념부터 설명하자면 천연자원인 석탄 및 석유로부터 탄소 소재를 만들고, 그것을 항공기나 자동차, 이차전지, 풍력블레이드 등 주요 산업 부품으로 활용하는 산업 생태계를 의미한다. 탄소 소재가 중요한 이유는 내구성, 내마모성, 경량성이 뛰어나다는 데 있다. 제품의 성능을 높여주기에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소재다. 오래전부터 방산·우주 분야에서 항공기나 로켓 등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높은 압력에서도 견뎌내는 강도를 구현했다. 우리 실생활에서는 1990년대부터는 스포츠·레저 용품 등에서 사용됐고, 2010년 이후 자동차, 로봇 등의 분야에도 적용되는 등 점차 시장을 키워가는 추세다. 새 산업이 태동하자면 통상 코어(핵심) 기술과 에너지가 겸비돼야 한다. 여기에 더해 신(新)산업은 소재가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기술 구현도, 경쟁력 육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전북도는 소재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무장한 셈이다. 일본이 한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할 때도 주로 소재 산업의 우위를 활용하지 않았나. 일본이 주요부품, 소재에 대한 무역 규제를 가할 즈음 탄소 소재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자신감을 가진 것도 전북도의 오랜 탄소산업 육성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송 지사_ 사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탄소산업은 날개를 달았다고 하겠다. 지역 산업에서 국가적 육성산업으로 성장했고 탄소법 제정,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컨트롤타워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과 지정도 이뤄냈다. 탄소 소재는 초경량 고강도 소재다. 전기차, 수소차, 재생에너지, 수소산업 등 그린뉴딜 산업과 연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산업 대전환이 이뤄지면서 탄소산업은 대한민국 성장을 견인할 동력으로 급성장 중이다. 앞으로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대표 먹거리가 되도록 열심히 키워볼 계획이다.

방 원장_ 한국은 미래 기술이라 할 전기차·수소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경쟁력의 관건적 요소 중 하나가 경량화다.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 그걸 가능케 하는 게 바로 탄소섬유다. 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열풍이 불고 있다. 전라북도 역시 해상 풍력발전에 공을 들인다. 탄소섬유가 아니었다면 지금 같은 풍력발전소의 길쭉하고 육중한 날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큰 날개의 무게를 탄소섬유가 감당해준다. 이처럼 미래산업이 꽃을 피우는 데는 탄소섬유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대한민국 탄소 소재, 부품의 해외 판로 개척


▎1월 26일 전라북도 탄소 특화단지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가진 송하진 전북도지사(가운데). / 사진:전북도청
탄소산업이 전북도 경제와 산업에 주는 실질적인 이득은 뭔가?

송 지사_ 전북도를 한국 탄소산업의 수도, 메카라 부른다. 여기에서 메카라 함은 연구와 실증, 생산과 활용 등 중장기 종합 발전을 이끌 컨트롤타워를 우리가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붙이고 있다. 탄소산업에 대한 모든 일이 전북에서 이뤄지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는 세계 세 번째로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탄섬’을 생산 중이다. 2028년까지 총 1조원에 달하는 증설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연간 2만4000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탄소밸리 1, 2단계(1단계 2011~2016년, 2단계 2017~2021년)에 이어 2024년이면 국내 유일의 탄소 소재 국가산단도 완공된다. 65만㎡에 달하는 산단에 70개 기업과 20개 지원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국가산단을 거점으로 지역 기업에서 시작해 상장기업으로 성장한 비나텍㈜, 일진하이솔루스와 같은 리딩 기업의 눈부신 성장과 역할도 기대된다. 또 탄소산업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탄소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도 유치했다. 더불어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연구개발 시설과 실증 인프라도 조성 중이다. 인증센터와 기업부설 연구소를 유치할 계획이고, 탄소 융복합 수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수소차 등 모빌리티 테스트 베드, 미래전지 핵심 소재·부품 팹센터, 건자재 실증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 모빌리티와 에너지·환경, 라이프 케어, 방산·우주, 건설 등 탄소산업 수요가 예상되는 5대 산업에 연계된 5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내년에 실시되는 등 탄소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

방 원장_ 전주에 자리한 우리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탄소 소재 융복합 기술 산업의 육성과 효율적인 지원, 사업 수행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전라북도가 한국 탄소산업의 수도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인 만큼 앞으로도 전북도와의 협력을 강화해 국가산업인 탄소산업의 고도화에 노력하겠다. 특히 전북은 ‘탄소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탄소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서 이를 전담하고 있다. 탄소 소·부·장 특화단지는 전주시 팔복동 인근에 조성 예정인 탄소 소재 국가산업단지와 효성첨단소재㈜가 위치한 친환경첨단복합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총 112만㎡ 규모로 들어선다. 유관 기업들이 여기에 모여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대한민국 탄소 소재 및 부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할 것이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탄소 소재 기술 자립화 및 수요 확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탄소국가산업단지 내에 매뉴팩처링 인큐베이션 허브도 만들 계획이다. 기업들이 개발한 탄소 소재·부품 등을 실증해 볼 수 있도록 장비 30여 종을 구비하고 각종 기술 및 아이디어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다할 각오다.

이런 기술적 성과를 전북도뿐 아니라 다른 시·도도 두루 누릴 수 있나?

송 지사_ 당연하다. 전북도가 각 시·도의 핵심 역량과 탄소 기술을 연결하는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술 연구를 주도해 국가가 산업화하는 이례적인 사업인 탄소 소재 기술을 대한민국의 모든 지자체, 기업, 연구소가 공동으로 활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지금 탄소중립은 사회적 대명제로 떠올랐다. 전북도가 개발한 탄소 소재 기술을 에너지 절감이나 탄소 저감 활동에 적용한다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군산형 일자리’로 기지개 켠 지역 자동차 산업


▎위성에서 촬영한 새만금 일대. 새만금은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등 미래 산업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 사진:전북도청
전북도는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수소차와 전기차로 전환을 모색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한 구상과 방향은?

송 지사_ 수소차는 수소산업과 함께 우리 도가 선점에 나선 분야라고 하겠다. 지난해 현대차 전주공장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대형 수소트럭(엑시언트) 상용화에 성공했다. 2030년까지 유럽과 미국, 중국에 6만40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수소법 통과에 따라 설립되는 수소 용품 검사지원센터가 완주에 들어서는 등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사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특히 우리 도는 전북 군산형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와 현대차 전주공장의 수소트럭을 두 축으로 미래 자동차의 핵심인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를 아우르는 산업지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후 힘들었던 군산 자동차 업계가 노·사·민·정이 함께 이룬 전북 ‘군산형 일자리’로 기지개를 켰다. 명신과 에디슨 등 중소·중견 기업이 참여하는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이들이 협업할 수 있는 인프라와 연구개발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부터는 연간 24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탄소중립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됨에 따라 수소차·전기차 시장은 에너지 절감과 고효율을 위한 소재·부품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것이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소차 압력용기에 사용되는 탄소섬유의 국내 수요량만 하더라도 2030년까지 3만1500t가량 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2020년 대비 70배가량 성장하는 규모다.

방 원장_ 탄소 소재 중 특히 탄소섬유, 인조흑연, 탄소나노튜브 등은 수소차·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음극재를 비롯해 수소 저장 용기 등을 감싸는 데 주로 사용된다. 세계는 앞으로 탄소중립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따라서 수소차·전기차 시장은 에너지 절감과 효율이 뛰어난 소재·부품 중심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 앞으로 도내에 조성될 탄소 소·부·장 특화단지에 연료전지나 이차전지 등 모빌리티, 뉴에너지 등과 관련된 소재·부품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해당 산업의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힘써나간다면 미래 사회의 주축이 되는 핵심 산업을 전북도가 선도할 수 있다. 요즘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는 자율주행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하면 차량의 중량이 기본적으로 10~15% 더해진다. 무거워지는 만큼 경량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다. 여기에 필요한 게 탄소 소재다. 또 모터의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파워트레인, 엔진에 이르기까지 탄소 소재가 경쟁력을 올려주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UAM 테스트 베드 또한 새만금 유력


▎해마다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전북 대표적 명소 전주 한옥마을 전경.
새만금이 모빌리티 등 자동차 미래 기술을 실증하는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들었다.

송 지사_ 특히 자율주행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인 11월 5일 새만금 지역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건설 사업이 첫 삽을 떴다. 새만금 4호 방조제 하부 수변도로와 명소화 부지를 활용해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 환경을 조성한다. 내년에는 도로에서 실증할 수 있는 ‘새만금 상용차 자율협력주행 실증지역’ 사업도 들어간다. 새만금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어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다. 현 정부 들어 공공주도 매립을 전담할 새만금 개발공사가 설립됐고, 스마트 수변도시가 착공됐다. 내부 기반시설도 확충한다. 십자형 간선도로 중 하나인 동서도로가 지난해 12월 완공돼 새만금 내부를 가로지른다. 남북도로는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전까지 완공될 것이고, 국제공항과 신항만, 인입 철도 등 이른바 트라이포트(Tri-Port) 사업도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도시 기능도 보강된다. 공공주도 매립사업으로 추진되는 스마트 수변도시는 복합개발용지 서쪽에 6.6㎢(200만 평) 규모로 들어선다.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용지 매립과 부지 조성을 완료할 참이다. 스마트 도시에는 모든 기계 설비와 장비에 탄소 소재와 같은 첨단 소재가 활용된다. 아파트 하나도 완벽한 에너지 자립형 건축물로 지어져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방 원장_ 새로운 산업이 일어서는 데는 적정 수준의 공간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모빌리티의 대부분은 도로뿐 아니라 지상을 날아다니는 날이 올 것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UAM(도심항공교통)을 통해 매출을 올리게 될 것이다. UAM 테스트 베드 또한 새만금이 유력하리라 예상된다.

송 지사_ 공간과 거리 측면에서 자율주행과 같은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지역이 새만금이다. 새만금 방조제의 경우 총연장이 33㎞에 달한다. 거의 100리에 가까운 거리를 그냥 직선으로 내달릴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자율주행의 속도가 고도화할수록 새만금의 진가를 더 빛을 발하게 된다는 말이다. 새만금의 용도를 놓고 이런저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건 미래 세대와 기술에 대한 꿈을 포기한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무궁무진한 기술을 개발하고 상상력을 펴나갈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새만금이다. 전북도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새만금에 유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새만금은 젊은이들에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우리가 아무리 꿈을 꾼다고 해도 체험할 공간이 없으면 꿈을 실현할 수 없다.

방 원장_ 그렇다. 세계잼버리대회는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이 자연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를 새만금을 통해 깨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새만금이라는 공간에 자연과 첨단기술이 빚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이 채워지는 과정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생태문명의 요람 새만금의 브랜드를 확고히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미래는 가능성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에게 길을 열어준다.

전북의 ‘맛’과 ‘멋’을 카드 한 장으로 체험


▎송하진 전북도지사(왼쪽)와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은 탄소산업이 전북도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북도에는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한옥마을이 있고, 미륵사지 같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유구한 문화, 자연 유산 등 문화관광자원도 성장동력 아닐까?

송 지사_ 요즘은 인기 아이돌 그룹 BTS,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의 전성시대를 방불케 한다.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관광수요로 이어질 것이다. 전북도는 한국 문화의 뿌리이자 다양한 전통문화와 인문학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백제 역사유적지구, 한국 서원, 고인돌 유적, 갯벌 등 다양한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맛의 도시로서 한국 음식의 경쟁력도 높다. 이런 콘텐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전북투어패스다. 카드 한 장이면 숙박과 교통, 체험 등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나아가 1시·군 1대표 관광지 조성, 생태관광지 발굴 육성 등 관광콘텐트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 원장_ 물질문명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새로운 치유의 문화가 시민에게 요구되고 있다. 특히 요즘의 젊은이에게는 옛것이 오히려 새것으로 인식되지 않나. 콘크리트 빌딩 숲으로 이뤄진 도심에 살다가 한옥마을, 미륵사지 같은 아주 오래된 문화 환경을 접할 때 느끼는 감동, 이런 건 오히려 새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그런 동력이랄까, 시대적 배경이 더해져 한옥마을은 성공적인 문화 인프라로 도약을 거듭할 것이다.

이처럼 송 지사와 방 원장의 대담은 탄소산업을 정점으로 하는 전북도의 미래 산업 방향과 전략에 집중됐다. 송 지사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직도 연임 중이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후보와 정당을 대상으로 한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여론 환기도 그의 몫이다. 송 지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불균형을 해소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양원(兩院)제 의회가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 방편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개헌을 통해 상하 양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하원 의원은 지금처럼 인구 비율로 뽑고, 상원 의원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동등한 비율로 뽑는 쪽으로 변화가 요구된다. 그래야 수도권과 비수도권, 또 지역 간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정해진 만큼 이들에게도 우리의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다.”

- 글 박성현 지역발전연구소 전문위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장정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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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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