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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 대선 승패 가를 단일화 이재명·안철수? 윤석열·안철수?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李·尹 양측 모두 공동정부 거론하며 러브콜 보내
■ 후보 등록일(2월 13~14일) 전 성사 여부에 관심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 토론회가 열린 2월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리허설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우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여러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2월 6일 언론 브리핑)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안철수(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 때가 됐다."(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 2월 6일 연합뉴스 인터뷰)

3·9 대선의 승패를 가를 단일화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민주당도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양쪽 모두 후보들은 단일화와 거리두기를 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들은 단일화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 한 달을 남기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양쪽 다 단일화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양강 후보 모두 압도적 1위와는 거리가 멀다. 상당수 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에서 1, 2위 후보 간 우열이 가려지고 있다.

2월 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4.6%, 이재명 민주당 후보 38.4%, 안철수 후보 8.3%로 나타났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 3.4%,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3%(표본오차 ±3.1%p).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월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509명을 대상으로 조사(2월 첫째 주)한 결과 윤 후보 43.4%, 이 후보 38.1%, 안 후보 7.5%, 심 후보 2.5%로 집계됐다(표본오차 ±2.5%p).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라는 게 1+1=2처럼 정확히 떨어질 수는 없다고 하지만, 시너지 효과라는 건 분명히 있다"며 "이·윤 후보 진영 모두 중도층 공략을 위해서는 안 후보와의 연대, 나아가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안 후보 자신으로 단일화가 되지 않는 이상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안 후보가 중도 포기할 것이라는) 단일화 프레임 때문에 우리는 지지율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대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단일화 전망을 어둡게 한다. 원 본부장이 단일화 협상 데드라인으로 후보 등록 마감일인 2월 14일을 제시한 것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2월 14일이 ‘단일화의 1차 관문’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경우 정몽준 캠프에서 최초 협상을 제안한(11월 1일) 지 24일 만에 단일화가 성사(11월 25일)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경선은 불가능하다. 지난해에도 ‘경쟁력’ 문항을 주장한 안 후보와 '적합도' 문항을 주장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신경전을 펼치면서 선거일 2주 전까지 진통이 계속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월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시간 촉박, 여론조사 아닌 정치적 담판 이뤄질 수도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가 이뤄지려면 후보끼리 직접 만나 ‘통 큰’ 협상, 즉 정치적 담판이 필요하다. 물론 그 전에 실무진이 먼저 만나 단일화와 관련한 세부 조건 조율 등 물밑 협상을 마쳐야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가장 좋은 건 윤-안 공동정부"라며 "공동정부를 매개로 단일화를 해야 두 후보 모두 승자인, 아름다운 단일화가 가능하다. 여론조사 단일화는 결과적으로 승패가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지난해 11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줄곧 ‘완주’를 외쳐온 만큼, 단일화에 대한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단일화 국면에서는 지지율이 높은 후보, 거대 정당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함으로써 단일화에 대한 명분을 만들고, 상대 후보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한다. 그동안에는 ‘단일화’ 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성사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률가 출신이 많다 보니 정치적 상상력이나 유연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치명적 약점이다. 여기에 더해 안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상극이라는 점도 윤-안 단일화의 부정적 요소"라며 "만일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뒤 정권 교체를 이룬다면 이 대표로서는 입지가 굉장히 좁아질 수 있다. 어쩌면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이-안 단일화가 더 현실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203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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