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의 가을.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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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듣고 싶은 말만하지 않지내가 파랗든 네가 노랗든나는 네가 듣고 싶은 말만하지 않지네가 무성하든 내가 헐벗든슬며시 꺼내놓은 내 비극은단번에 희극이 되고네가 가진 슬픔은누구나 가진 일상이 되지우린 만났으되 만나지 못하고영영 헤어지지 못할사람처럼 또 다음을 기약하네각자의 흡음판을 달고각자의 진공 속에서너와 나 사이를 왁자지껄가득 채운저 컴컴한 텅 빔
※ 김겸 - 본명본명 김정남. 2002년 [현대문학] 평론 등단.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202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장편소설 [여행의 기술―Hommage to route7], 평론집 [비평의 오쿨루스], 시집 [하루 종일 슬픔이 차오르길 기다렸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