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토포엠] 물이 불어 슬픈 한강 

 

김재홍

▎물이 불어 슬픈 한강.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비가 와서
억수 같은 비가 와서
빗물에 끊어진 도로와
끊어진 다리와 끊어진 터널
사이로 침수된 자동차들
부딪히고 부서지고 뒤집힌 차들
사이로 소리치는 사람들
젖은 사람들 갇힌 사람들
외치는 아우성치는
들리지 않는 빗속의
싸움을

우리는 모두
종점으로 가는 승객이라고
이곳에서 우리는 영원한 이방인
영원한 나그네*
한 방울 빗물이거나
물방울이거나 거품이거나
푹푹 찌는 열기거나 습기거나
고래고래 소리치며 외치며
정점을 향해 끓어오르는
막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그렇다고

*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 히브리서 11,13


※ 김재홍 - 시인·문학평론가 1968년 강원도 삼척 출생, 울산에서 성장. 중앙대 문예창작과 및 동대학원 졸업(석사), 한양대 대학원 국문과 문학박사. 2003년 [중앙일보]로 시, 2022년 [광남일보]로 문학평론 등단. 시집으로 [메히아], [다큐멘터리의 눈], [주름, 펼치는],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 등이 있음. 2017년 박두진문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현재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겸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202308호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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