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채가 곧 시작된다. 올해는 경기침체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경쟁률이 치열할 전망이다. 인크루트의 채용조사에 따르면 올해 채용규모는 작년보다 23.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금융위기, 경제 한파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작년보다도 5분의 1가량 일자리가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해 대기업의 경우 평균 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것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기업은 불황기일수록 긍정적이고 투지에 넘치는 인재를 찾는다”며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목표를 분명히 하고, 목표 기업 입사에 성공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매년 가장 가고 싶은 기업에 빠지지 않고 꼽히는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채용담당자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진취적인 인재가 인정받는다”고 답했다.
먼저 삼성전자 인사담당자는 올해 채용에서는 “명문대생에게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속설과 달리 불황기인 만큼 진취적이고 꾸준히 미래를 준비해 온 사람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글로벌 인재’도 강조됐다. 담당자는 “국제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언어 능력을 갖췄다고 다가 아니다.
글로벌 인재란 언어능력과 정보를 이용해 주변 인프라를 네트워킹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라고 정의를 내렸다. 또 최근 인사팀의 고민이 있다면 “과학기술 분야 우수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창의력과 진취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들이 이공계에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판 보고 오는 자 ‘땡’
LG전자 남재구 과장은 올 채용에 대해 “불황이든 호황이든 기업에서 인재를 뽑을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기업의 핵심가치에 맞게 채용활동을 하는 것이긴 하지만 시장경제 상황이 채용의 규모적인 측면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전반적인 평을 했다.
그러나 불황기에 지원하는 만큼 준비는 더욱 세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틀리거나 자기소개서에 지원회사와 전혀 다른 회사명을 기재하는 실수는 차라리 약과다. 남 과장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지원서에 한두 단어를 잘못 적는 등의 일반적인 실수는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치명적인 실수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지원하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내가 누구인가는 단순히 인간 자체의 근본적인 것에 대한 질문이라기보다 ‘나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내가 지원하는 회사는 어떤 회사며, 어떠한 목표와 비전을 추구하고 있고, 나는 이러한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내가 가진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한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남 과장은 “단지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사람은 이번 채용에 합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인사그룹 이연종 총괄직은 “합격하려면 평소 포스코에 관심이 많았던 점을 강조하라”고 조언했다.
“단지 대기업이라는 회사이름만 보고 지원하지는 말길 바란다. 즉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목표로 했으면 한다. 회사(업무)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지원해 합격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입사 후 1년도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 사회에도 손실이다.”
2009 상반기 키워드는 ‘인턴’
포스코의 면접과정은 채용팀장 면접, 전공 면접, 집단 토론, 비즈니스 케이스 면접 등 다양한데 공통적으로 이 총괄직은 “단기적으로 준비한 학생보다는, 평소 대학생활에서 다양한 경험, 경력, 전공공부 등에 충실한 학생에게 유리하다”며 “남의 지식을 외워 어려운 질문에 답할 수도 있겠지만, 면접관들은 경력 많은 전문가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면접관은 외운 답과 생각한 답을 가려내기 위해 보통 말을 바꿔 다시 질문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젊은 시절 축적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느냐가 선발의 잣대이기 때문에 생각하고 답하는 지원자들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 합격자들의 공통점으로 이 총괄직은 “대학 4년 동안 학점, 영어, 자격증 등에만 매달린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 상반기 채용과정은 ‘신입’이 아닌 ‘인턴’에 지원하는 구직자도 늘 전망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잡 셰어링을 통해 많은 기업이 대규모 인턴채용을 실시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필요한 인턴십 과정인지 판단해야 하며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후에는 직무 경험을 쌓는 것 외에도 자신의 적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관련 업계나 희망 직종의 인맥을 쌓는 수단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LG전자의 경우 인턴으로는 주로 기졸업자를 채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졸업예정자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다. LG전자 측은 “이번 인턴채용 대상자는 2009년 2월 기졸업자와 2009년 8월 졸업예정자로 졸업예정자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때 인턴에게는 현업에서 직접 부여된 실제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곧 또 하나의 채용과정이 될 것이다.
포스코는 인턴은 기졸업자 대상이고 신입사원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해 인턴 대상자와 신입사원 대상자가 겹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 측은 “정규직 채용 시 우대혜택은 없으나 포스코와 관계사는 실질적인 역량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인턴사원에게 필요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채용기간 중 구직활동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혹 인턴이라는 지위만 주고 교육에 소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포스코의 이연종 총괄직은 “총무·인사·재무회계·마케팅 등 사무지원 업무와 기술동향 조사, 품질데이터 정리 등 기술행정 지원업무를 주로 하게 되며 지원업무라 하더라도 기업 실무를 가장 가까이서 배울 수 있도록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인턴들의 직무역량을 키우기 위해 6시그마 교육을 비롯해 비즈니스 매너, 관련 실무 e러닝 교육 등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합격하려면 이것만은 ‘꼭’ ■본인의 간판 (출신학교, 성적)만 믿지 마라 ■회사의 간판만 보고 지원하지 마라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라 ■회사가 현재 처한 위기가 있다면 실무자처럼 고민해 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