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년 1월 미국 상원에서 조미수호통상조약이 비준되자, 아서(C. A. Arthur) 대통령은 푸트(L. H. Foote)를 특명전권공사로 임명해 조선으로 파견한다. 최고 등급의 외교관으로 화려하게 조선에 부임한 푸트는, 그러나 재임 중 변리공사로 강등되자 사임한다. 조선에 주재한 18개월 동안 푸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초대 조선 주재 특명전권공사로 임명되었을 때 푸트는 콜롬비아 주재 영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27년 동안 다양한 공직 경험을 거쳤다고는 하나 그의 외교관 경력은 4년에 지나지 않았다. 특명전권공사는 미국이 해외에 파견한 최고 등급의 외교관이었고, 조선의 경우는 본국과 통신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국무부의 훈령 없이 독자적으로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특권까지 부여되었다.
4년 경력의 영사로서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승진 인사였다. 그렇다고 미국이 조선을 하찮게 여겨 부적격자를 공사로 파견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은둔국(Hermit Nation)’ 조선을 개항시키기 위해 1866년 제너럴셔먼호 사건 이후 16년 동안 지속적으로 공을 들였다. 1871년에는 강화도해협으로 대규모 함대를 파견해 남북전쟁(1861~1865) 이후 최대 규모의 전쟁(신미양요)을 치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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