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한반도의 정중앙. 중심기능은 온데간데없고, 위상은 미약하다.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만들어진 철책선이 국토의 복판이라는 강원도 양구를 변방으로 몰아세웠다. 그렇다고 망국을 눈앞에서 지켜본 신라 경순왕처럼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수는 없는 일. 양구는 오늘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녹색성장으로 부활의 날개를 서서히 편다.
강원도 양구 가칠봉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도로. 비포장에 외길이다. 옆 사람 얼굴을 쉬이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차량이 흔들린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흔들리는 동공을 홀리기에 충분하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차량의 창문 너머로 넘실거리는 녹색바다는 ‘향연’을 방불케 한다.
가칠봉 동쪽 아래편에 소양강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해안분지, 이름 하여 ‘펀치볼’은 그야말로 비경이다. 펀치볼은 운석이 떨어진 듯 바닥이 움푹 파인 U자형 분지. 해발 400m 분지를 가칠봉(1242m)·대우산(1179m)·도솔산(1148m)·달산령(1304m) 등이 감싸고 있다. 꼭 ‘물 빠진 거대 백록담’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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