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부근의 황태마을에는 8월 초인데도 벌써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다. 코스모스의 가냘픈 미소에 잠깐 눈길이 머무르는 사이 ‘녹색성장, 통일고성’이라는 입간판이 고성임을 알리고 있었고, 도로 군데군데에 녹색으로 위장해 숨겨져 있는 포들이 비무장지대 부근임을 일러주는 듯했다.
동서 방향으로 달리던 우리 버스는 진부령을 지나 남북 방향의 7번 국도를 만났다. 7번 국도 오른쪽에는 언제 봐도 찬란한 동해바닷물이 출렁이고 있었다. 그리고 7번 국도와 동해바다 사이에는 비무장지대의 상징인 철책이 국도를 따라 남북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동해선 남북출입국사무소가 나타났다. 북한을 육로로 통행하는 데 필요한 행정처리를 하는 곳이다. 문득 유학시절의 일이 생각났다. 1989년 즈음이었다. 당시 유학 중 방학기간을 이용해 나이애가라 폭포를 관람하러 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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