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두고 만난 여자만 해도 벌써 일곱 명이다. 침대 모서리에 앉아 검은색 스타킹을 신는 정 대리를 바라보며 안은 생각한다. ‘이런 결혼 생활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정 대리가 안에게 다가와 키스한다. “재미없게, 나랑 있으면서 무슨 딴 생각을 그렇게 해요, 팀장님?” 여자들이란 신기하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 남자는 금방 알아차린다.
자신의 아내도 그러할 텐데 싫은 소리 한번 없다. 안이 이혼을 요구할 때마다 아내는 번번이 비행기를 탔다. “좀 떨어져 있으면 그런 생각이 사라질지도 몰라요.” 아내와는 딱 한 번 잠자리를 가졌다. 안은 술에 취해 있었고 거칠고 난폭하게 그리고 동물적으로 아내를 탐했다. 그 순간에는 그것이 빌미가 되어 결혼하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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