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에서 가장 중요한 세 번째 화살이 남았다. 마지막 화살의 이름은 구조 개혁이다. 세 번째 화살을 과녁에 꽂는 일은 쉽지 않다. 농민단체와 의사들의 반발이 크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노조가 예상보다 소극적인 반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정권 때 노조는 강경 노선을 고집하다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실패한 뒤 정치적인 입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 |
|
아베노믹스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민간 협력이다. 일본엔 변화가 필요했다. 상당 기간 일본 내 임금은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기업은 투자를 미뤄 유보자금이 쌓여만 갔고, 은행은 눈치만 보며 부실기업 정리를 뒤로 미뤄왔다. 경상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가운데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50%를 넘어섰다. 경제가 기울어가는 것을 온 국민이 느끼고 있는데도 정부는 구조개혁의 칼을 빼 들지 못했다. 정면돌파를 시도한 이가 바로 아베 총리다.앞서 이야기했듯, 민간과 긴밀히 협력하며 묵은 병폐를 고쳐야 한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은 한국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이다. 나는 한·일 양국이 양적·질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 구조와 여건, 양국의 기술력을 볼 때 한국과 일본은 성공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중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중국의 미래에 너무 많은 것을 걸었다. 현재 중국은 성장률이 낮아지고 부동산 시장도 위험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정부도 채무가 상당히 있다. 일본 같은 내수 규모가 없기 때문에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면 한국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휴대전화의 사례에서 보듯 하드웨어는 금세 중국이 모방하니까 제조업은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 대신 서비스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한국은 지금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커다란 사회 변화를 맞이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커다란 문제이기도 했다. 한국 지도자들은 일본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 일본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동안 GDP를 17배 늘렸지만 한국은 고령화가 빨리 찾아와 3~4배 밖에 못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연금제도도 취약한 만큼 여성과 노년층의 노동참여를 유도하는 등 국내 수요를 늘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한국과 일본은 문화가 비슷하고 고령화라는 인구학적 구조도 비슷하다. 앞으로 한국·일본에선 의료·복지 사업이 뜨고 휴대전화 같은 첨단기술은 동남아·인도 등지에서 각광을 받을 것이다. 솔직히 나이가 들면 먼 해외로 여행 다니기도 힘들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서 시장 규모도 늘리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지금은 심각한 청년실업으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한국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출산율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 향후 일본처럼 노동력이 급격히 모자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없도록 교육 체계를 산업계의 수요에 맞게 바꾸는 한편 한국과 일본 간인적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의 청년층이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청년층 인력이 부족한 일본으로의 취업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옆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사를 가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수 없다. 공동의 이익을 찾으며 양국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